자신의 비리 파헤친 방송 직전 '급'사임한 언론사 회장님
KBS <시사기획 창>이 방송을 통해 최상주 KMH아경그룹 회장이 M&A 과정에서 수십억 원을 빼돌렸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려 하자 최 회장이 방송 직전 돌연 사임했다.
5월 28일 최 회장은 임직원과 주주에게 사임 입장문을 보내며 “최근 M&A(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태는 제가 억울하다고 강변하기 이전에 자신을 겸허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일련의 사태가 아시아경제의 독립적인 미디어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을까 고민하며 이같이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아시아경제 등 24개 계열사를 보유한 미디어그룹의 총수로 ‘M&A의 귀재’라 불려왔다.
KBS <시사기획 창>은 같은 날 방송 ‘아시아경제 최상주의 비밀’ 편을 통해 최 회장이 M&A 과정에서 아시아경제 자금 수십억 원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상황은 이렇다. 2017년 최 회장은 자신이 대주주인 법인 KMH와 함께 셋톱박스 제조업체 ‘인텍디지털’의 지분 83%를 인수했다. 여기에 투입된 최 회장의 개인 자금은 10여억 원이다.
1년 뒤 최 회장과 KMH는 보유 지분 중 58%를 150억 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67억 원을 챙겼다. 그런데 당시 M&A에 아시아경제 자금 150억 원이 투입됐으며, 이 돈이 돌고 돌아 최 회장에게 막대한 수익을 남기게 됐다는 게 제보자의 진술이다. 제보가 사실이라면 최 회장은 배임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해당 M&A 과정에서 중개인을 통해 여러 차례 성접대를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시사기획 창>은 그 근거로 중개인이 최 회장과 2014년부터 5년 동안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또한, 최 회장은 상습적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여성을 만나기 전 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식의 삐뚤어진 성인식을 보여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지난 23일 최 회장은 법원에 <시사기획 창> ‘아시아경제 최상주의 비밀’ 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최 회장은 아경그룹의 회장이고 아시아경제는 신문사로 제한적이나마 공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사회 지도층 인사 등 공적 인물의 성접대로 인한 폐해가 국민적 관심사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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