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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기부까지...’ 방탄소년단의 ‘선한 영향력’

그들의 영향력은 아이돌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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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름이 방탄소년단(BTS)?’

2013년 6월의 어느 날 그 독특한 이름을 듣고 (부끄럽게도) 코웃음을 쳤던 기억이 있다. 선견지명이 없었던 건 맞지만, 당시에 전국적으로 뿜어져 나왔던 콧김의 양이 제법 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데뷔 당시만 해도 음악보다 이름이 훨씬 더 주목을 받는 평범한 아이돌 그룹이었다. 하지만 ‘I Need U’, ‘Run’이 발매된 2015년을 기점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성장’, ‘청춘’, ‘화양연화’라는 점층적 서사가 음악을 통해 구축됐고 수평적인 SNS 활동을 통해 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친근함’을 방탄소년단 성공의 원동력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은 앨범과 콘서트 등 음악의 본질에 충실했다. 본업에 충실한다는 일관성을 바탕으로 이야기의 진정성이 더해진 것이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이 거둔 놀라운 성과는 몇 페이지에 쭉 나열해도 부족할 정도다. 그러니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방시혁의 입을 빌려 간단히 언급하는 선에도 타협하기로 하자.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4만 석 규모의 뉴욕 시티필드 공연을 순식간에 매진시켰다’, ‘그래미 어워드에 시상자로 초청받았다’. 

또, 외신으로부터 ‘유튜브(YouTube) 시대의 비틀스’라는 찬사(방시혁은 과찬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를 받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주요 지역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의 반열’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은 국내 아이돌 그룹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일궈냈다. 

“전 세계 젊은 세대들이 나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Speak yourself). 국가, 인종, 성 정체성 등에 상관없이 자신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길 바란다.”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잦아들던 터라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활약에도 시큰둥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지난해 9월 28일 완전히 뒤집어졌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 방탄소년단이 기조연설자로 등장한 순간이었다.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음악의 테두리 안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준이라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의 RM(본명 김남준)의 메시지는 예상 밖이었다.


‘국가, 인종, 성 정체성 등에 상관없이’,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라’는 메시지는 강렬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시대를 살아갈,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경계를 뛰어넘어 소통할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이들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품고 전 세계의 팬들을 만나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방탄소년단을 더욱 유심히 챙겨보게 됐다. 

출처ⓒ연합뉴스

“당시 절대 밝히지 말아 달라며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남몰래 기부를 실천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알면 알수록 방탄소년단은 놀랍다. 이제 20대 중반에 접어든 그들은 이미 기부와 선행을 통해 자신들의 선한 영향력을 사회로 환원하고 있었다. 팬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지지를 고스란히 되돌려주면서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냈다.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들의 성공이 오로지 개인의 재능 덕분이라 여긴다면 주위를 둘러보는 시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제이홉(정호석)은 지난 2월 18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아동복지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광주지역본부)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전 세계의 팬들이 기부와 선행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자신도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기부금은 모교의 저소득층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제이홉은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0일에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 5,000만 원을 기부했다.  

또 다른 멤버인 진(김석진)은 동물자유연대 등에 유기견을 위해 사료와 밥그릇, 담요 등을 전했다. 멤버들의 개별적인 기부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으로 이뤄지는 기부도 꾸준하다. 2017년 1월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4·16 가족협의회) 측에 1억 원을 전달했다. 멤버들이 각 1,000만 원씩 모으고 소속사가 3000원을 더했다. 또, 7월에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지구촌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를 시작했다.


이렇듯 스타를 움직이는 힘은, 제이홉의 말처럼 그들의 팬 ‘아미(ARMY)’로부터 나오고 있다. 제이홉의 팬모임 ‘홉천사도토리모금함’은 제이홉의 생일에 앞서 트위터로 모금 활동을 펼쳤고 2월 14일 동물자유연대와 인명구조견단체에 각각 600kg, 100kg의 사료를 전달했다. 또, 광주 북구에 330만 원 상당의 백미(10kg) 128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이 제이홉의 이름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3일 '아미'는 경기도 과천시에 600만 원 상당의 여성용품 344세트를 전달했다. 6일에는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달려라아미'가 대한적십자사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괸' 측에 544만 2천277원을 기부했다. 또, 30일에는 뷔(김태형)의 국내 팬클럽이 한국실명예방재단에 1230만 원을 기부했다. 이런 사례들은 방탄소년단의 성과와 마찬가지로 나열하게 시작하면 끝도 없다. 그만큼 전방위적으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의 아미들도 방탄소년단의 이름으로 각종 캠페인, 모금, 기부,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페루의 팬들은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지 못한 저소득층을 위해 모금을 벌였고 칠레와 중국의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이름으로 나무 기증 캠페인에 참여했다. 미국의 팬들은 춤에 재능 있는 저소득층을 위해 교육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는 팬에서, 팬은 스타에게 자극을 받아 선행의 대열에 합류하는 선순환 구조가 참 아름답기까지 하다. 


더 이상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돌이라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도 없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 위에 수많은 이야기가 쌓였고 전 세계 팬들의 애정이 녹아들었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선한 영향력’이 사회를 끊임없이 움직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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