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부대'에 싫은 티도 못내는 한국당 대표 후보들

조회수 2019. 2. 20. 13: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전당대회를 장악했다.
출처: ©연합뉴스

2월 18일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대구 엑스코 행사장에서 열렸다. 하지만 마냥 순조로운 행사는 아니었다. ‘태극기 부대’가 자유한국당의 아픈 손가락이 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태극기 부대를 대하는 각 의원의 태도도 각각 달랐다.


태극기 부대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약 1천 명 이상이 운집했다. 이들은 다른 후보의 연설 도중 욕설을 퍼붓고 고성을 지르며 행사 진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들은 첫 연사로 등장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김병준 나가라”, “빨갱이” 등의 문구를 반복해 외쳤다. 이는 최근 '5·18 민주화 운동’으로 논란이 된 의원들을 당에서 제명하는 등 징계한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김 위원장이 청중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결국 그는 1분여간 연설을 중단했다. 지난 충청·호남권 연설회에서 "김진태, 김진태 외치는데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이냐”라고 말한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에게도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출처: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의원회 위원장

다른 자유한국당 의원이 태극기 부대를 대하는 태도도 각각 다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일부 이상한 모습이 있었더라도, 우리 당에는 충분한 자정 능력이 있다”라며 애매한 입장을 표했다. 황교안 후보는 “전당대회란 집안 잔치에 온 이들이니 박대할 수는 없지만 직접 응대하기도 무리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는 황 후보가 ‘통합’을 내세우고 친박계의 지지를 받는 만큼 태극기 부대와 선을 그을 수 없는 점에서 기인한 듯하다. 태극기 부대는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다.


오세훈 후보는 태극기 부대를 비판했다. 오 후보는 비박계 개혁보수 주자이자 ‘박근혜 극복’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 이후 태극기 부대의 지금 행동은 안하무인 수준”이라고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특히, 오 후보는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한 ‘총선 효자론’을 내세웠다. 특히, 홍준표 의원의 사태로 사실상 ‘비박계’ 단일 후보가 된 만큼 친박계의 표를 가져올 수 있다면 상당히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영등포 당사에서 전·현직 기초·광역 의원들이 모여 “당 개혁을 위해 전대가 박근혜, 과거, 망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오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태극기 부대로 중도·개혁 민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지지 선언이다.


한편, 태극기 부대의 실질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분석되는 김진태 후보는 오늘 2월 1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어제 연설회에서 야유 등 다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이번 전대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에 유념하면서 품격있는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태극기 부대가 전당대회의 중심 안건으로 떠오른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이들이 전국 권역별 합동연설회마다 대거 참석해 욕설과 고성으로 분위기를 흐려왔다. 또한, 이들은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프레임’이나 ‘탄핵 프레임’에 얽히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이 연이어 패배하며 일부 극단적 지지층(콘크리트) 결집에 매달린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각 후보 캠프에서 태극기 부대를 진정시킬 뾰족한 수는 없다. 당원이라면 합동연설회장 출입을 막을 수 없으며 자유한국당 또한 극성 지지세력을 내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극기 부대의 행위에 대해서 박관용 선거관리위원장 또한 난색을 보였다. 2월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는 “후보들 간 비방은 선관위가 주의하라고 경고할 수 있으나 청중의 야유는 자제요구 외엔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직썰 추천기사>

'비정규직 제로 시대? 자회사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