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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 엄마 열풍’은 SKY 캐슬의 부작용!?

“예서 엄마처럼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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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은 이제껏 없던 드라마다. 1.727%에서 시작해 22.316%까지 치솟은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은 신드롬 수준이다. 이른바 톱스타 없이, 유명 작가 없이 이뤄낸 결과라 더욱 놀랍다. (이제 <SKY 캐슬>의 배우들이 톱스타가 됐고 유현미 작가가 유명 작가가 됐다.) 75억 원의 제작비는 tvN <미스터 션샤인>이 쓴 430억 원의 1/6에 불과하다. 기존의 흥행 공식을 다 깨버린 수작이다.


<SKY 캐슬>을 이제껏 없던 드라마라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SKY 캐슬>만큼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드라마가 있었던가? 단순히 재미를 넘어 삶 속에서 고민하게 하고 그 고뇌를 사회 전반으로 넓게 확산시킨 드라마의 힘이 놀랍다.

<SKY 캐슬>의 힘은 보편성이다. 대학 입시라는 소재는 누구나 경험한다. 이전에 겪었거나 현재 겪고 있거나 앞으로 겪어야 할 일이었다. 이 드라마가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부모에 초점을 맞춰보자면 내 자식의 일이자 내 일이다. <SKY 캐슬>은 성적 만능주의에 매몰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들춰냈다. 어떻게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가려는 우리들의 탐욕과 욕망을 고발하고 풍자했다.


<SKY 캐슬>은 여러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명징한 교훈은 “예서 엄마가 되지 말라”는 것이었다. 당신의 욕망과 체면, 헛된 명예욕에 아이들을 희생시키지 말라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입시 지옥에 가두지 말고 아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었다. 이 부조리한 교육 제도와 불합리한 입시 제도, 괴물을 양산하는 비인간적 교육 시스템을 뒤집어엎으라는 절절한 외침이었다. 


‘예서 엄마’ 한서진의 굴곡진 인생에 대한 동정심과 염정아의 탁월한 연기 때문일까. 그 뒤틀린 모성애의 절절함 때문이었을까. 안타깝게도 우려됐던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김주영(김서형)과 같은 입시 코디네이터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고 “’우리 애도 방학을 이용해서 저가의 컨설팅이라도 받아야겠다’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저학년 부모 코디상담 늘어” ‘SKY캐슬’이 만든 생경한 풍경, 오마이뉴스) 

그런가 하면 스스로를 예서 엄마라 칭하거나 그렇게 불리는 걸 즐기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23일 방송된 tvN <둥지탈출3>에는 조영구-신재은 부부가 출연해 자신의 아들인 12세 정우를 명문대 영재교육원에 합격시킨 비법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MC 장영란은 “목동까지 소문이 났어요”라며 호들갑을 떨었고 박미선은 신재은을 두고 “살아있는 염정아 씨”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재 아들’과 함께 한 일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아침 꼭 먹여요. 두뇌 발달에 좋은 음식도 책을 많이 봐요…”, “초등학교 때까지 들여야 될 가장 중요한 습관이 눈 뜨자마자 책 한 권을 읽게…”라며 자신만의 교육법을 털어놓았다. 똑같은 문제집을 두 권 사서 아이가 학교에 가면 먼저 다 풀어보고 공부를 가르친다는 대목은 놀랍기도 했다. 아이의 옆에 딱 달라붙어 공부 의욕을 증진시키는 신재은의 열의는 놀라웠다.


아이와 함께 공부하며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간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까지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12살에 불과한 아이에게 쏟고 있는 에너지가 본격적인 입시를 향해가면 훨씬 더 커지지 않을까. 점차 가속도가 붙어 속도는 빨라질 테고 어느 순간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미 부모의 삶이 온통 자녀의 교육에 올인돼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조영구-신재은 부부의 교육 방식이나 개인적 삶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런 예시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방송을 타고 흘러나왔을 때의 부작용은 염려스럽다. 우리는 너무 쉽게 ‘예서 엄마’를 긍정하고 있는 것 아닐까?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한 가정만이라도 살리려고 썼다’는 시나리오가 오히려 수많은 가정을 더 잡아채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SKY 캐슬>이 끝내 처참히 붕괴되는 가정들을 보여줬음에도 자녀 교육에 대한 열기를 꺾기는 역부족한 건 아닐까. ‘나는 영재 엄마랑 달라’라고 생각했던 예서 엄마처럼 ‘나는 예서 엄마랑 달라’고 생각하는 수많은 부모가 늘고 있다. '예서 엄마' 열풍이 불고 있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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