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에버랜드 노조 설립 막기 위해 벌인 일들

조회수 2019. 1. 14.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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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벌어진 일이다.
출처: ©연합뉴스
노조 와해 혐의를 받는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이 2011년 계열사인 에버랜드에 노동조합이 생기자 그룹 차원으로 노조 와해를 시도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삼성은 일명 ‘알박기 노조’를 세우고 조합원을 미행하며 노조를 무력화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1월 13일 삼성 에버랜드 노조방해 혐의로 기소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모 전 에버랜드 전무, 에버랜드 직원 김모씨와 임모씨 등 총 13명의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이들은 2011년 6월부터 노조 방해 공작을 펼쳤다. 


2011년 7월 1일 에버랜드 사측은 조장희 부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삼성노동조합(삼성노조) 설립이 추진되자 간부급 직원 4명이 뭉친 ‘삼성에버랜드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복수 노조 시행을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필요한 설립신고서 등의 서류를 에버랜드가 대신 작성해주며 ‘알박기 노조’를 만든 셈이다.  


어용 시비에 대비해 위원장을 맡은 직원에게 언론 대응 요령을 교육한 사실이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삼성은 복수노조 시행 일주일 전 2011년 6월 23일 미리 만든 ‘알박기 노조’로 하여금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게 했다. 이후 회사와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이 체결되면 사측에 2년간 교섭을 요구할 수 없다는 규정을 이용해 삼성노조의 교섭을 무력화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실제로 삼성노조는 교섭력을 상실했다.

출처: ©연합뉴스

에버랜드 측의 노조 방해 공작은 2011년 6월 4일 노조부위원장인 조장희 씨의 사무실에서 노조설립 준비 문건이 발견되며 시작됐다. 이 문건에는 인사이동, 해고, 납치/감금을 당할 경우의 대응 방안이 담겨있었다. 에버랜드 측은 이 문건을 ‘불온문서’로 판단, 상황실을 마련했다. 상황실은 조씨를 비롯한 일부 직원과 가족을 ‘문제인력’으로 분류해 동향정보를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2011년 10월, 가족과 놀이공원에 간 조 씨를 밀착 감시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조씨가 대포 차량을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자 이 사실을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이에 그가 체포되자 해고 사유로 이용했다. 


검찰은 에버랜드 사측이 2012년 10월까지 삼성노조 조합원과 가족들을 미행하고 감시하며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한 사실을 확인, 강 부사장 등에게 업무 방해와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강 부사장은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에서 그룹 전체 노사업무를 총괄하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에버랜드 노조와해에 관여한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지며 삼성이 자체 노사전략을 기반에 두고 그룹 차원으로 노조파괴 공작을 벌였다는 의심이 사실이 됐다. 보안업체 에스원, 에버랜드 차량 운행 담당 CS 모터스, 급식업체 삼성웰스토리 등 삼성 계열사/협력사 대표가 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인 만큼 수사는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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