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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예능으로 만드는 ‘이 사람들’의 매력

심상치 않은 예능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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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브런치 카페다. 제주도의 한 귤밭, 그 안에 자리 잡은 창고에서 tvN <커피프렌즈> 이야기가 시작된다. 커피 분쇄기에 원두를 직접 갈아서 만든 고소한 커피, 50분 동안 휘저어서 만든 귤카야잼이 듬뿍 발린 프렌치 토스트, 색감부터 식욕을 잔뜩 자극하는 흑돼지 토마토 스튜가 기본 메뉴다. 백종원에게 직접 배운 음식들이라 맛은 보장될 듯하다.  


화창한 날씨, 카페의 통창 밖으로 푸른빛 가득한 귤밭을 바라보는 손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번진다. 가벼운 점심 한끼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점심시간은 누구에게나 짧은 법이지만, 그로 인해 숨 가빴던 오전을 위로받고 길고 길 오후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을 올해의 최고의 행복으로 기억하고 누군가는 2019년 새해 목표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 보는.. 인종 같은 느낌이야.

한 손님은 그리 말하며 머쓱했는지 웃음을 터뜨리며 남편에게 “자기도 잘 생겼어”라는 말을 건넨다. 그럴 법도 한 게 이곳 ‘커피 프렌즈’의 사장님이 바로 유연석과 손호준이다. 게다가 최지우와 양세종이 홀을 담당하고 설거지 등 잡일을 도맡는 알바생이다. 분명 현실감이 없긴 없다. 예능이 아니라면 그려내기 힘든 풍경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면 ‘예능이 아니라면’이란 조건은 틀렸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방송 이전부터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부터 새해맞이 기부를 어떻게 할지 궁리하다가 ‘커피 트럭’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모금하는 것 말이다. ‘기부 한 잔의 여유 함께 하실래요?’ 그들이 내건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러니까 <커피 프렌즈>는 ‘유연석·손호준의 퍼네이션 프로젝트 커피 프렌즈’라는 기존의 기부 프로젝트를 방송화한 것이다. tvN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의 박희연 PD가 연출을 맡았지만, <커피프렌즈>는 분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나영석의 냄새가 짙다. 게다가 이전보다 출연자에게 훨씬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했다. 방송은 거들 뿐이다. 

퍼네이션(Funation)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로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즐기며 기부하는 문화를 일컫는다. 단순히 기부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재미까지 창출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닐까. 유연석과 손호준의 ‘커피 프렌즈’의 경우에는 커피를 마시는 많은 사람에게도 참여의 기쁨을 나눠준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부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끊임없이 예능의 외연 확장을 시도해 온 나영석 사단이었다. 예능과 다큐멘터리를 이번에는 기부까지 방송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요식업 예능의 상징과도 같은 <윤식당>을 카피한 아류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커피프렌즈>는 ‘어디’에서 ‘누가’ 장사를 하느냐에 더해 ‘왜’를 부각시킨다.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가 명확해지자 <커피프렌즈>는 흔하지 않은 예능이 돼 버렸다. 

1회 시청률은 4.901%(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화제성을 입증했다. tvN의 주요 타깃이라 할 수 있는 남녀 2049 시청률도 3.0%로 같은 시간대 1위(케이블 종편 포함)를 달렸다. 노련한 예능인도 출연하지 않고 박장대소할 웃음 포인트도 없는 이 ‘슴슴한’ 예능이 왜 이리도 편안하고 재미있을까? 나영석 사단의 예능은 늘 그랬지만, <커피프렌즈>는 유독 더 여유가 넘치는 듯하다.


<커피프렌즈>를 향한 이 뜨거운 반응의 실체는 무엇일까. 역시 사람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부를 몸소 실천하고 있던 유연석과 손호준의 진정성, 기꺼이 알바생으로 참여한 양세종과 최지우의 성실함. 이 네 명의 조화가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시청자들은 그것이 ‘진짜’라는 것을 알기에 기꺼이 마음을 열고 있다. 

* 외부 필진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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