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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리얼’? 올해 믿고 거르는 영화 10선

충격과 공포의 작품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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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시네마피아가 선정한 최악의 영화 10편을 지금 소개합니다. 선정 기준은 2018년 첫 개봉 영화 중 시네마피아 크루인 양기자, 방구석미쓰리, 영알못, 영읽남 중 2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로 한 명이라도 4점 이하를 준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럼 지금 살펴봅니다.

공동 8위는 모든 게 완벽하지만 베일에 싸인 선배 유정(박해진)과 평범하지만 매력 넘치는 홍설 (오연서)의 두근두근 아슬아슬 로맨스릴러 <치즈인더트랩>입니다. 방대한 원작을 116분으로 각색한다는 시도 자체가 힘든 일로 그나마 드라마보다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 싱크로율을 보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존재감이 사라진 백인호 (박기웅)의 존재나 쓸데없이 발랄하고 촌스러운 음악은 1990년대 말 감성이 물씬 풍겼죠. 원작 팬들이 캐릭터 분량 조절 실패에 분노했다면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난데없는 로맨스릴러 장르에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공동 8위는 거부할 수 없는 완벽한 남자 크리스찬 그레이(제이미 도넌)와 치명적인 매력으로 그를 사로잡은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역전되면서 맞이하는 절정의 순간을 그렸다는 <50가지 그림자: 해방>입니다. 2015년부터 그해 최악의 할리우드 영화 1순위로 뽑혔던 ‘그레이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데 관객은 “드디어 해방 당했다”라고 외쳤죠. 스토리가 “원작에서도 그랬다”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꼭 영화가 원작의 서사를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기야 이 영화는 원작의 ‘섹스 수위’ 조차도 미치지 못합니다. 전형적인 “OST만 좋았다”는 식의 영화가 되고 사라진 시리즈가 됐네요.

마지막 공동 8위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조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담았다는 <물괴>입니다. 괜찮을 법한 주제 의식을 보여준 이 영화는 조악한 CG, 내면이 빈 캐릭터, 일관성 없는 괴물의 능력 등 모든 총체적 난국을 보여주죠.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흡혈괴마에 이어 물괴를 쫓는 김명민의 자기 복제는 아쉬웠고 유머를 날리며 분투하는 김인권은 외로워 보였습니다. 또한, “누구냐”라고 외친 혜리는 방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긴 혜리는 저 혼자 날뛰며 오그라드는 연기력과 CG로 객석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초롱이보단 좋은 연기를 펼쳤네요.

7위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 지 20년,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씨(유해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해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렸다던 <레슬러>입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노리고 만든 기획 영화로 의도 자체는 선의로 가득 차죠. 그러나 이상하게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아들 성웅(김민재)의 소꿉친구인 가영(이성경)입니다. 친구에게 “내가 네 엄마가 돼줄게”라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대사를 할 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상황을 맞이하는데요. 이 대사부터 <레슬러>는 그야말로 ‘가망 없음’을 향해 전진했습니다.

공동 5위는 딸 앞에선 바보지만 남 일엔 1도 관심이 없는 유도 체육관 관장 장수(마동석)에게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 고스트 태진(김영광)이 달라붙어 벌인 예측 불허 수사극이라고 외친 <원더풀 고스트>입니다. 영화를 좀 보신 관객들이라면 이 설정이 <사랑과 영혼>의 그것과 같다고 말할 것 같은데요. 한편, 2018년 마동석의 행보는 마치 드웨인 존슨을 연상케 했죠. 탄탄한 체격과 다작 열정부터 이미지 소비가 너무 크다는 점까지 닮아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김영광, 이유영 등 다른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다 하더라도 단편적인 각본과 캐릭터라면 능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겠죠?

다른 공동 5위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주장한 <상류사회>입니다. 이 작품을 관객들이 찾는 원초적인 이유 중 하나로는 연관검색어에도 너무나 대놓고 써진 노출인데요. 물론, 베드신은 작품에서 인물의 변화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로 작동할 수 있으나 이상하게 가장 상류사회로 진출하고 싶은 캐릭터의 베드신보다 그 외의 인물이 주는 더 강렬한 베드신이 부각되는 상황은 이해할 수 없죠. 욕망을 세게 보여주려던 작품이 갑자기 <전설의 고향>의 엔딩 교훈처럼 끝나니 할 말도 잃었습니다.

4위는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좇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한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라고 말한 <출국>입니다.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 나왔으면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겠지만, 남북관계나 분단의 아픔을 소재 삼은 수많은 영화가 나온 이 시점에 <출국>은 촌스럽고 구식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죠.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실상 지옥을 경험시켜주겠다”는 북한 통일전선부 측이 가족 중 한 명을 정치범 수용소도 아닌 관광업에 종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보여준 생각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보였습니다.

3위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담은 작품이라는 <배반의 장미>인데요. 모텔에서 만나 <삼국지>의 도원결의처럼 “한날한시에 함께 가겠다”며 약을 탄 술잔을 마시려 하는 세 남자에게 여성 멤버인 이미지(손담비)가 뒤늦게 나타나자 분위기는 <삼국지>가 아닌 <동물의 왕국>이 됩니다.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지 <살인의 추억>(2003년) 속 박두만(송강호)이 날아 차기를 하기 전에 외치는 그 대사가 어울리죠. 이후 나오는 전체적인 작품의 내용은 <동물의 왕국>과 엄정화의 동명 노래를 입에 담기 미안해집니다.

2위는 금고 털러 왔다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버린 남다른 스케일의 국민 오프너들이 선보이는 2018년 첫 범죄 코미디라고 소개한 <게이트>입니다. 최서원이 최순실로 이름을 바꿔 활동했던 것처럼 <내 사랑 싸가지>(2004년)부터 <치외법권>(2015년), <대결>(2016년)까지 매해 최악의 영화 후보군에 언급됐던 작품을 연출한 신동엽 감독이 신재호라는 이름으로 바꿔 연출한 첫 작품이죠. 2016년 국정농단이라는 사건으로 이렇게 실망감 넘치는 작품을 만들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러한 일을 해냈습니다. 심지어 완결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등장해 영화 팬들을 놀라게 했죠.

다음은 10위 안에 들진 않았지만, 각 크루들이 특별 언급을 해봤습니다. 양기자는 <여곡성>을, 방구석미스리는 <궁합>을, 영알못은 <퍼시픽 림: 업라이징>을, 영읽남은 <트루스 오어 데어>를 추천, 아니 비추천했네요.

1위는 하나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영화 <데자뷰>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죄다 날려 먹은 개연성으로 누가 작품 제작에 최종개입을 했는지 중간중간 뜬금없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관계 설정은 보는 관객들에게 알아서 유추해보라는 식으로 붕 뜨게 만들었죠. 그리고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공감되지 않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당하다가 끝나는 신지민(남규리)이나 왜 있어야 하는지 물음표를 유발한 주도식(조한선), 끝끝내 미스터리인 최현석(정경호)까지 그야말로 지난해 개봉한 <리얼>에게서 받은 충격과 공포를 잇는 작품이었네요.


이상 시네마피아가 선정한 2018년 최악의 영화 워스트 10을 살펴봤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2018년 최악의 영화는 무엇인가요?

* 외부 필진 영화 읽어주는 남자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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