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밀수에 항공기까지 동원한 한진 세 모녀

조회수 2018. 12. 28.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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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260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출처: ⓒ연합뉴스

전례 없는 갑질로 세 차례나 홍역을 치렀던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이번에는 명품 밀수 사건에 연루돼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와 소속 직원까지 동원해 거액의 해외 명품 등을 국내로 밀수해온 사실이 세관 당국에 의해 적발된 것이다.


인천본부세관이 12월 27일 공개한 수사 및 감찰 결과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 등 한진가 세 모녀의 밀수 행각은 2009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10년간 무려 260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세관이 이들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면세점 구매실적 등을 분석해 파악한 밀수품은 1천 61점으로 1억 5천만 원어치에 이른다. 또 2013년 1월부터 작년 1월까지 대한항공이 수입하는 물품인 것처럼 허위 신고하는 수법으로 들여온 가구·욕조 등 물품도 시가 5억 7천만 원 상당에 이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품의 배송지를 대한항공 해외지점으로 기재하는 방식으로 세관의 눈을 피했다. 해당 지점은 물품을 받으면 이를 대한항공 소속 사무장에 건네 국내로 반입하거나 부피가 큰 물품은 위탁수하물로 항공기에 실어 인천공항으로 보냈다. 


이명희 이사장이 대한항공 해외지점에 유명 과일이나 그릇 등을 사도록 지시하면 이 역시 대한항공 회사 물품으로 둔갑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뒤 총수 일가 운전기사 등을 통해 본인에게 전달됐다. 조현아 전 전무는 프랑스에서 선물 받은 고가의 반지와 팔찌 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렇게 세 모녀는 수입자와 납세의무자를 개인이 아닌 대한항공으로 허위 신고하는 등의 수법으로 의류·가방·반지·팔찌·신발·과일·그릇 등 다양한 물품을 밀수입했다. 세관에 따르면 세 모녀의 밀수품과 허위신고 물품 중에는 시가 1천 600만 원짜리 명품 가방과 1천 200만 원짜리 반지, 3천 200만 원대 소파 등도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한진 총수 일가가 부담했어야 하는 관세와 운송료 등 2억 2천만 원도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 이쯤 되면 주식회사인지 가족기업인지 헷갈릴 정도. 


이에 인천본부세관은 해외에서 구매한 명품과 생활용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세 모녀를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세관에 의하면 총수 일가는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발견됐는데도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수색 중 밀수입 추정 물품이 다수 발견됐지만, 세 모녀는 해당 물품을 국내에서 샀거나 또는 선물 받았다고 하면서도 구매 영수증 등 관련 증빙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세관 당국은 총수 일가의 밀수입 지시와 업무연락, 배송 현황 파악, 국내 운반, 전달 등을 맡은 대한항공 직원 2명도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함께 송치했다. 더불어 이들의 범행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감찰을 벌여 대한항공 회사 물품 반입 시 검사 업무를 소홀히 처리한 세관 직원 등을 징계 처분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세관 직원들과 관련된 수사 내용을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수사 자료 전부를 검찰에 송치하고 연루 가능성이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추가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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