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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분노 유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의외의 순기능!?

불편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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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저녁이면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가 올리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그리고 알싸한 여운이 금요일 오후 늦게까지 지속돼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이야기다. 


임신한 며느리 이현승의 몸보신을 위해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공수해 와 손수 추어탕을 끓여주는 시아버지, 며느리 시즈카의 생일을 챙겨주겠다고 갈비와 송편 등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시어머니. 며느리를 향한 애정이 크고 깊다. 모르긴 몰라도 시즈카의 시누이(고유경)처럼 “복 받았네, 복 받았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정작 며느리는 그 상황이 불편하기만 하다. 이현승은 만삭의 몸을 이끌고 비상 출근을 하고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까지 다녀오느라 몸이 녹초가 됐다. 그런데도 시부모의 일방적인 방문에 애써 웃음 짓는다. 며느리를 위해 음식까지 해서 주겠다고 하는데 며느리 입장에서 불편한 기색을 티 내기도 쉽지 않다. 

시즈카는 “생일이니까 밖에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거 같아서”라며 남편 고창환에게 아쉬움을 표현했다. 저녁에 네 식구만 외식하자는 남편의 말에 그제야 시즈카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러나 일찍 돌아갈 생각이 없이 눌러앉은 시댁 식구들 탓에 끝내 외식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시어머니가 음식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며느리 입장에서 어떻게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을까. 답은 정해져 있다.


이현승이 원했던 건 추어탕 대신 편안한 휴식이었다. 시부모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배려는 역시 며느리가 마음껏 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아니었을까? 시즈카는 남편과 단둘이 있는 시간을 원했다. 매해 남편이 외국에 난타 공연을 나갔던 터라 7년 만에 함께 생일을 보내게 됐으니 그런 마음이 더욱 간절했을 거다. 

“무조건 좋은 마음, 좋은 의도라고 해서 그게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니거든요."

어떤 사이든 간에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유독 며느리에게만 그런 기본이 허락되지 않는다. 가족의 문화(가풍)라는 당위로 압도당하고 어른들의 애정이라는 이유로 주입한다. 며느리 입장에서 그걸 거절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정태는 “저희 부모님도 많은 음식을 권했는데, 이상하게도 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권해요. 그럴 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며느리분들이 알려 주실래요?”라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이현승은 “저는 남편이 확실하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이런 건 현승이가 싫어해. 해오지 마’하고”라고 대답한다. 시즈카의 대답도 비슷하다. “제가 말하기는 어려우니까 남편이 먼저 단호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결국, 남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정태가 당사자에게 대처법을 물어본 장면은 그래서 중요하다. 어쩔 수 없이 며느리와 시부모님의 관계가 비대칭적이라면 여기에 균형을 줄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남편이다.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여전히 결혼이 삶의 중요한 과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부부가 좀 더 현명하게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그 역할을 해주면 어떨까 싶다. 물론, 자극적인 편집을 지양하며 말이다.


불편함을 지적하지 않으면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불편한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끄집어내 공유함으로써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와 제작진이 많은 욕을 먹고 있지만, 불편한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는 여지를 남긴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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