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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한 강릉 펜션 사고 취재 기자들

조회수 2018. 12. 19.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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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가장한 '폭력'이다.
출처: ⓒ연합뉴스

강릉 펜션 사고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대성고 학생들을 상대로 한 과잉 취재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세월호 보도 반성에서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언론들의 행태에 애꿎은 학생들만 고통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월 18일 대성고 학생 10명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강릉의 펜션에 현장체험학습을 갔다 묵고 있던 펜션에서 가스가 새 학생들이 사망하거나 크게 다쳤다. 사고 후 사고 원인과 피해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일부 기자들이 지나친 취재 경쟁을 벌였다.

출처: ⓒ서울대성고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쳐

지나친 취재 경쟁에 일부 대성고 학생들은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익명 투고 페이지인 ‘서울대성고 대신전해드립니다’에는 기자들을 조심하라는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출처: ⓒ서울대성고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쳐

해당 페이지로 온 제보에 따르면 기자들은 대성고 학생들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정보를 캐내려 하는가 하면 학교 앞에 진을 치고 지나가는 학생들을 붙잡아 취재했다. 또한, 근처 학원에까지 들이닥쳐 사고를 당한 학생들에 대해 물었다.

출처: ⓒ서울대성고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쳐

그뿐 아니다. 기자들이 대성고 앞에서 학생들을 붙잡고 피해 학생들과 가까운 반 학생들의 개인정보인 전화번호, 주소록 등을 요구하거나 취재를 거부하면 “대성고 다니는 학생인 거 안다. 학생증 보여달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페이지 관리자 또한 학교 근처에서 ‘친구가 죽었는데 감정이 어떠냐 안타까움 같은 거 말해줄 수 있냐’라고 물었던 기자를 언급하며 ‘사람이 죽은 일이구요 저희한텐 함께 공부했던 친구이고 함께 힘든 시간 보낸 동료들입니다. 기자로 일하시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출처: ⓒ서울대성고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쳐

이처럼 사고를 당한 친구들로 인해 지쳐 있을 학생들에게 무차별적인 취재를 강행하는 것은 언론 취재 윤리나 보도 준칙에 어긋난다. 한국기자협회 재난보도준칙에 따르면 취재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와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나 희망 사항을 존중하고 심리적 안정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피해자 인권보호’ 조항이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자극적 선정적 보도에 대해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기자들이 강릉 사고 보도에서 전과 다르지 않은 취재 행태를 보인다는 점도 비판의 이유다. 기자들이 대성고 학생들에게 보인 모습은 진실을 보도하려 애쓰는 기자가 아닌 보도 선점에 급급한 추악한 어른들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현재 학교 측은 물론이고 학생과 학부모, 행정안전부 장관, 방송통신위원회, 강릉시장까지 언론의 개별적 접촉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언론의 자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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