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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하늘”이라는 말에 ‘1998년’ 김혜수가 한 말

아직도 TV는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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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하늘같이 모시라.”

11월 22일 방송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 나온 말이다. 구시대식 대사를 21세기 TV로 소환한 사람은 오정태의 엄마였다.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오정태가 설거지한 적이 고작 3번뿐이다. 그것도 남편 오정태의 주장일 뿐이다. 아내 백아영의 기억은 좀 다르다. 그렇다면 최근에 청소를 한 건 언제일까? 오정태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고 시어머니가 그런 아들을 변호하기 위해 나섰다. “여기 이사 오자마자 무릎 꿇고 있던데?” 그런데 그게 언제였을까? “2년 전에.”

“네가 열심히 도와주니까 아들도 열심히 일하잖냐. 그건 나도 인정한다고. 그러니까 너도 하늘같이 모시라고.”

친정엄마까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아들 오정태의 입장이 곤란해졌다고 여겼던지 시어머니는 목소리의 톤을 높인다. 그런데 며느리의 노고를 인정한다는 시어머니는 고맙다고 말하면 될 걸 한마디를 더 보탠다. “그러니까 너도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라고.” “꼭 결말을 결말을 그렇게 말씀하신다니까 정말.”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관념은 가부장적 부계 사회의 산물이다. 남성을 우러러봐야 하는 ‘하늘(위)’에 대입시키고 반대로 여성을 수동적인 위치로 끌어내리면서 위계관계를 정당화한다. 그와 같은 가부장적 언어는 MC 이지혜의 말처럼 너무 “옛날 말”이이다. 이지혜는 “서로 존중해야지. 일방적으로 ‘남편을 하늘같이 모셔라’”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모신다’는 표현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비단 이런 생각이 오정태의 엄마처럼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만의 것일까? 최근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출연하게 된 기상 캐스터 이현승은 “제가 화를 낼 때 현상 씨가 ‘남자는 하늘’이라는 말을 한 적 있다”면서 당시에는 “현상 씨는 하늘 해. 난 땅 할게. 땅값이 비싸”라며 웃어넘겼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80년대생인 현상의 머릿속에도 가부장제의 잔재가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엄마는 주방에 안 가?”

오정태는 장모와 아내가 주방으로 들어가 요리를 하기 시작하자 뻘쭘했는지 자신의 엄마에게 주방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오정태의 그 말에서 주방은 여자들의 공간이고 음식은 여자들의 몫이라는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읽을 수 있다. TV 평론가 김선영의 말처럼 철저히 위계가 서 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남편을 하늘같이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에게 그건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성차별적 인식, 여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시스템에 대해 김혜수는 이미 ‘1998년’에 시원한 일침을 내렸다. 당시 그가 진행하던 <김혜수의 플러스유>에 김민종이 출연해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은 여성 관객들은 야유를 보냈다. 당황한 김민종은 공존하자는 의미에서 한 말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자 김혜수는 “그럼 남자는 땅, 여자는 하늘도 가능하지 않나요? 공존하는 거니까”라고 시원하게 받아쳤다. 그러면서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해요. 남자는 하늘 그리고 여자는 우주다”라고 덧붙였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가부장적 관념이 2018년에도 여전히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다. 씁쓸하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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