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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상장폐지되면 국민연금이 6,800억 손해 본다는 거짓말

조회수 2018. 11. 29. 12: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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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 언론과 경제지의 주장이다.

4조 5천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상장 폐지 여부 실질심사에 올랐습니다. 이 이슈로 삼성바이오는 11월 1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일부 보수 언론과 경제지 등은 삼성바이오의 상장 폐지를 반대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부 기사에선 분식회계 이슈가 ‘삼성에 대한 공격’이라는 논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삼성바이오 주식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의 손실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4월 말 기준 삼성바이오 주식 203만 주, 대략 3.0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의 지분가치는 대략 6,800억 원 정도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되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가치 6,800억 원이 모두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상장폐지된다고 주식이 사라지진 않는다

▲ 삼성물산의 주주총회 모습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된다고 해서 주식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주식을 시장에서 거래하지 못할 뿐 주식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가치가 떨어지고 비상장 주식이 될 뿐입니다. 비상장 주식이라도 기업에 따라 주식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삼성바이오 또한 주식회사입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지분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상장폐지됐으니 부도로 이어진다? 

▲ 삼성바이오로직수 최대 주주현황.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75%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가 부도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삼성바이오의 경우 일반적으로 상장폐지되는 여타 기업과 상황이 다릅니다.


삼성바이오의 최대주주현황을 보면 삼성물산이 43.4%를, 삼성전자가 3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분만 무려 75%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가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삼성바이오의 부도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로 영업이익이나 기업 가치에서는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여전히 삼성바이오의 지분을 통해 권리 행사는 물론이고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 뒤흔든 범죄 처벌 따라야

출처: ⓒ트위터 @metttayoon

삼성바이오의 거래 정지, 상장폐지를 걱정하는 이들은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와 투자가의 손실 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본의 규모를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안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범죄를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2001년 미국 기업 엔론의 회계부정이 드러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엔론은 15억 달러 규모(대략 1조 5천억)의 분식회계를 시행했습니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엔론의 최고경영자 제프 스킬링은 법원으로부터 24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감 14년 만에 4,000만 달러 배상을 약속하고 겨우 석방됐습니다. 당시 엔론의 회계 감사를 맡았던 미국 5대 회계 법인이었던 ‘아서 앤더슨’은 신뢰를 잃고 해체됐습니다. 


2011년 디지털카메라로 유명한 일본의 올림푸스가 경영 적자를 메우기 위해 1,000억 엔(한화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출처: ⓒCGS Report
▲ 역대 일본기업 분식회계 사건과 결과 2012년 보고서

올림푸스의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 미국 연방수사국(FBI), 영국 중대부정수사국(SFO) 등 국내외 조사기관이 즉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올림푸스는 상장폐지를 모면했지만, ‘특설주의 시장 종목’으로 지정돼 기업 경영 및 회계 등의 개선 상황을 계속 보고해야 했습니다.


올림푸스의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자 일본 언론은 “최고경영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분식회계에 개입한 것은 매우 악질적”이며 “상장기업에 있어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회계부정, 분식회계는 시장과 투자자를 속이는 동시에 시장경제를 뒤흔드는 테러와 같은 범죄 행위입니다. 범죄 행위를 제쳐두고 상장폐지와 그에 따른 손실의 규모에 초점을 맞추는 건 적절한 접근이 아닙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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