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가 끝없이 김치를 담그는 이유
결핍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이 있다.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힘들지만, 배우 김수미에게는 어느 정도 유효하다.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를 향한 그리움, 엄마의 요리에 대한 향수. 그의 말대로라면 그 간절했던 결핍이 ‘요리하는’ 김수미를 만들었다.
이제 그는 맛있는 음식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로한다. 이른바 쿡방, 먹방이 넘쳐나는 시대에서도 김수미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6개월째 방영되고 있는 tvN <수미네 반찬>은 3%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롱런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요리하는 김수미는 조금 남다르다. 기존 요리 프로그램들이 정확한 계량법을 제시하며 그대로 따라 하라 가르쳤다면 김수미는 그런 틀 자체를 허물었다. 이런 그의 독특한 계량법은 방송 초부터 화제가 됐다.
사람들에게 김수미의 요리가 더욱 특별해진 계기는 그가 일본에서 반찬 가게를 열었을 때였다. 김수미가 만들어 간 음식들은 교포와 유학생 등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3,000인분이 넘는 음식들이 이틀 만에 동이 났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홍수가 발생했을 때 김수미는 뉴스에서 홍수로 피해 본 할머니가 “라면 그만 보내고 김치 좀 보내 달라”고 한 인터뷰를 보게 됐다고 한다. 당시 김치 사업을 하고 있었던 김수미는 당장 회사에 전화를 걸어 “내일 홈쇼핑 취소하고 김치를 트럭에 실어라”고 지시했다. 당연히 홈쇼핑에선 방송이 취소되는 등 난리가 벌어졌다.
이에 다른 수해 지역에서도 김치를 기부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졌다. 다소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김수미는 이를 외면하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계약 위반에 걸려서 안 된다고 만류했지만, 결국 김수미는 자신의 고집대로 김치를 다 실어서 기부했다. 또한, 11월 20일 <수미네 반찬> 제작진은 김수미와 셰프들이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김치 2천 포기를 담근다고 밝혔다. 그 김치 또한 기부용으로 국내 및 해외 시청자 및 독거노인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방송은 12월 초로 예정돼 있다.)
MBC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을 맡아 20대의 나이에 할머니 분장을 해야 했던 김수미는 개성 있는 배우였지만, 대중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영화 <마파도>(2005)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주연 배우로 섰다. 이후 영화, 드라마, 시트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했고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 활동 반경을 예능으로 넓혔다. <수미네 반찬>뿐 아니라 SBS <집사부일체>에 등장한 김수미는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집사부일체> 김수미 편은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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