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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분식회계 제쳐두고 폰 홍보만 해준 언론들

조회수 2018. 11. 22.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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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삼성 뉴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출처: ⓒ오마이뉴스

11월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경팀이 2015년 6~11월 사이에 작성한 ‘15년 바이오젠 콜옵션 평가이슈 대응 관련 회사 내부문건’이었습니다. 삼성 측이 분식회계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린 정황이 담겨있는 문서였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한 작업이었죠. 


이날 박용진 의원은 그동안 언론이 삼성에 부정적인 기사를 제대로 전하지 않아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도 용기 내고 같이 가자”라며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박용진 의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을 배포한 이후의 상황입니다. 당시 수십 명의 기자는 한꺼번에 몰려들어 문건 복사본을 받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도가 많이 되진 않았습니다. 다음날인 11월 8일 조간신문을 보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정도만 해당 내용을 지면에 실었습니다. 

문건은 밀어내고 1면 차지한 삼성 폰

▲ 11월 9일 조선, 중앙, 세계, 서울신문은 1면에 삼성 폰 기사를 배치했다.

11월 9일 조간신문에는 유난히 삼성 기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다룬 보도는 아니었습니다. 그 대신 신문 대부분은 ‘삼성 폴더블 폰’을 1면에서 다뤘습니다.

- 조선일보, ‘펼치니 7.3인치 태블릿… 삼성, 스마트폰의 미래 열다’
- 중앙일보, ‘접으면 스마트폰 펴면 태블릿 … 삼성 폴더블폰 공개’
- 세계일보, ‘베일 벗은 삼성 폴더블폰 … 펼치면 7.3인치 대화면’
- 서울신문, ‘접었다 폈다 폴더블폰 … 새 미래 펼친 삼성’

‘폴더블’, ‘미래’, ‘7.3인치’ 등 삼성의 긍정적인 키워드가 강조됐습니다. 더욱더 의아한 건 이 폴더블 폰은 사실 막 출시된 제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제품도 아니고 완성된 제품을 발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디스플레이가 접어지는 폰의 기능을 따로 공개한 정도입니다. 

삼성바이오 뉴스는 어디서 어떻게 보도됐나?

출처: ⓒ한겨레 PDF
▲ 11월 9일 한겨레 3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 관련 보도

한겨레는 문건 공개 이후 연속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식을 이어갔습니다. 11월 9일 한겨레 3면엔 ‘‘삼바 이중플레이 … 바이오젠 지분 되사와 지배력 쥐려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갔습니다.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을 바탕으로 추가 분석 기사를 낸 것입니다.


전날 종합일간지 중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가 박용진 의원 문건을 보도했고 그중 한국일보는 이를 경제면에서 다뤘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선물위원회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증거로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반면, 의도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감추려는 언론도 있었습니다. 중앙일보는 11월 15일 1면에서도 ‘삼바 주식거래정지… 피 마르는 22조’라고 기사 헤드라인을 잡았습니다. 분식회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 대신 주식거래 정지의 규모만 강조했습니다. ‘22조’를 강조함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만을 내세운 꼴이 됐습니다. 


그도 그럴 게 중앙일보의 삼성 옹호 경향은 이미 유명합니다. 그 배경에 혼인과 지분 등으로 이어진 삼성과 중앙일보의 관계가 있다는 점도 여러 번 지적 됐었습니다.

삼성 관련 뉴스가 중요한 이유

▲ 11월 15일 조선, 중앙, 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는 분식회계,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단어를 제목에서 사용하지 않았다.

분식회계는 회사의 실적을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회사의 장부를 조작하는 회계 부정입니다. 가공의 매출을 기록하거나 비용을 적게 계산하거나 아예 누락시키는 것이죠. 다시 말해 경영 성과가 좋아 보이도록 회계 장부상의 정보를 고의로 조작하는 행위로 경영계에서는 중범죄로 통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세습 과정의 한 축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었고 그 합병에 큰 역할을 한 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즉, 지금의 삼성바이오 이슈는 단순히 ‘삼성이 분식회계를 했다, 안 했다’는 문제가 아니라 삼성의 경영권 문제까지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사안이죠. 

출처: ⓒ청와대사진기자단
▲ 2015년 5월 7일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또한, 박근혜 정부 시절 이재용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고 갔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삼성 제품과 이재용 부회장을 홍보하는 기사가 더욱 늘어났습니다. 앞으로 삼성과 관련한 뉴스들을 더욱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 외부 필진 아이엠피터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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