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가 "인민군 앞잡이·빨갱이"라 욕을 먹은 이유
11월 7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역구 사무실 앞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좌파정권에 부역하는 김성태 규탄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집회는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지씨는 최근 여야 합의로 추진 중인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에 자유한국당 추천 위원으로 거론됐지만, 무산됐다. 이에 지씨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씨는 오래전부터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민주화운동 주도 세력에 북한특수군이 침투해 남한 전복을 시도하고 시민들에게 온갖 몹쓸 짓을 저질렀다는 식이다.
지씨는 이날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지난 10월 31일 5·18 당시 계엄군이 17건의 성폭행 사건을 저질렀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계엄군이 아니라 북한군이 한 것”이라 주장했다. 물론, 근거는 없다.
(관련기사: 마침내 밝혀진 ‘5.18 계엄군’의 성폭행 범죄들)
자유한국당이 조사위에 지씨를 추천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건 10월 말이다. 물론, 반발이 심했다. 일방적으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인사를 어떻게 조사위 위원으로 선정할 수 있느냐는 식이었다. 하지만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씨 추천설을 딱 잘라 부인했다. 이게 바로 지씨가 화난 이유다.
지씨는 이날 김 원내대표를 향해 노골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그가 이날 한 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씨를 지지하기 위해 모은 집회 참가자들은 그의 말에 “노조 출신 빨갱이”, “양아치”라며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김성태는 물러나라”, “김성태를 박살 내자”, “김성태를 쳐 죽이자”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벌이던 김성태 지지자들과 충돌이 일어날 뻔하기도 했다. 이들은 맞불 집회 참가자들에게 “조용히 해라”, “닥쳐라, 개XX들아”라고 소리치며 달려들어 경찰이 말리기도 했다.
이들은 11월 8일 김성태 원내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다. 면담 결과에 따라 집회를 이어갈지 여부도 결정한다. 만약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김성태 원내대표 사무실뿐 아니라 자택 앞에서도 집회를 벌일 것이라 엄포를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