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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미투 고발에도 여전히 학생 앞에 서는 가해 교사들

조회수 2018. 11. 5. 12: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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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했던 성희롱을 멈춰주세요."

11월 3일 학생의 날을 맞이해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스쿨미투 집회’가 오후 2시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열렸다. 올해 4월부터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성희롱·성추행 사실이 #스쿨미투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론화되었지만, 여전히 학교는 여학생들에게 안전하지 못한 곳이다. 이번 집회는 스쿨미투 공론화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직접 집회를 개최해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집회는 스쿨미투 고발 당사자들의 발언과 청소년들의 공연으로 이뤄졌다.

출처: ⓒ고함20

피해 사실이 공론화되고 있지만, 학교의 대처는 미숙하기만 하다. 오히려 고발 학생의 입을 막고 회피하기 일쑤에다 2차 가해를 일삼기도 한다. 자신을 정발고 스쿨미투 계정주라고 소개한 발언자는 학교에서 성희롱 가해자와 고발자의 공간 분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특별교육이라는 일시적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해 교사들이 여전히 사과하지 않은 채로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여중 스쿨미투 계정주(대독)는 가해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가 내려지고 의견 수렴함이 교내에 설치됐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학교는 교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고 학생과 교사 간 위계질서, 학생의 발언권 침해,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등은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은 모색되지 않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이단으로 취급하며 이분법적 젠더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배우고 생활하는 학교는 혐오 표현의 성지로 전락했습니다.
출처: ⓒ고함20
학교에서 들었던 혐오발언이 적힌 칠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 중이다.

대안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열일곱 살부터 7년을 변산공동체학교에서 보냈다는 한 발언자는 믿고 따랐던 교사에게 위력에 의한 성폭행을 당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은 짓밟혔다. “대안교육은 공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배움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으로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대안학교 학생은 성폭력을 겪었다고 신고할 수 있는 관련 부서조차 없습니다. 대안학교 학생도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3년간 북일고 국제과에 재학하며 기숙사 생활을 했다는 또 다른 발언자(대독)는 함께 지낸 남학생들에 의한 성희롱·성추행 사실을 고발했다. “우리는 그들의 성적 노리개였습니다. 그들은 체육 시간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에 성적 의미를 부여했고 침대 위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당사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스킨십을 행했고 그들의 업적인 양 회자됐습니다.”

출처: ⓒ고함20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는 또렷했다. 학생들에게는 발언권을 주고 학교는 정정당당히 학생들의 요구에 응하라는 것이다. ㅅ 고등학교 스쿨미투 계정주(대독)은 “이제는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했던 성희롱을 멈춰주십시오. 학생들이 간절히 바라는 취업과 입시를 무기 삼아 학생들의 입을 막지 말아 주십시오. 학교의 이름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할 졸업생들과 앞으로도 이 학교의 마크가 새겨진 교복을 입고 등하교를 해야 할 재학생들을 위해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집회 측의 공식 요구안은 다음과 같다.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을 시행할 것, △2차 가해를 중단할 것,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이행하고 규제와 처벌을 강화할 것, △학생들을 성별이분법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하지 말 것, △사립학교법 개정과 학생인권법 제정을 통해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 것.

출처: ⓒ고함20
포스트잇으로 ‘With_You’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행진을 준비 중이다.

발언에 이어 행진을 진행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거리로 나가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 우리는 여기서 학교를 바꾼다! /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끝에 서울특별시 교육청으로 이동한 집회는 그 앞에서 선언문을 읽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말하기 시작한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무력한 찰나의 존재가 아니라 학교를 바꾸는 들불이다. (···) 우리는 여기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학교를 바꾼다. 여학생이 말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든다. 학내 성폭력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우리는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스쿨미투 집회는 다가오는 18일 대구 동성로에서 2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 외부 필진 고함20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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