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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언제까지 ‘백종원의 골목식당’만 믿고 있을 순 없다

식당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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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A 중식당의 탕수육 고기에선 쉰내가 났다. 누가 맡아도 시큼한 악취지만, 유독 중식당 사장님만 그 냄새를 감지하지 못했다. 고작 이틀가량 보관했을 뿐인데 왜 그런 군내가 나는 걸까? 원인은 여러 가지였다. 우선, 비닐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맨손으로 밑간을 했다는 점이 지적됐고 고기의 핏물을 빼기 위해 흐르는 물에 한동안 담가뒀다가 다시 얼리면서 부패가 쉽게 되는 환경을 만든 점 등이 지적됐다.


짬뽕 육수도 문제투성이였다. 중식집 사장님의 경우에 조리가 끝난 후 국물을 곧바로 그릇에 옮겨 담지 않고 웍(중화요리용 팬)에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잦았다. 무쇠로 된 웍이 식으면서 음식을 보호하고 있던 기름띠가 위쪽으로 이동했고 맛의 변질이 생겼다. 또, 육수를 온장고에 보관하면서 국물의 맛이 깊게 스며들지 못했다. 면을 삶을 때 플라스틱 체를 사용하는 등 지난 방송에서 지적된 문제들은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B 분식점은 더 심각했다. ‘3분 라면’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분식점 사장님은 양은냄비에 (비효율적이게도) 찬물(수돗물)을 받은 후, 스프와 라면 면발을 그대로 때려 넣었다. 그리고 타이머를 3분으로 맞춘 후, 알람이 울릴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면발을 차가운 공기와 닿게 하는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면발은 지나치게 꼬들꼬들했고 네모난 형체는 그대로 유지된 채 손님들에게 재공됐다. 


위생적인 실수도 눈에 걸렸다. 분식집 사장님은 라면에 넣을 계란을 푼 집게로 양은냄비 뚜껑을 집는 초보적인 잘못까지 저질렀다. 정작 본인은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습관을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집에서 음식할 때 들인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백종원은 “저런 건 아무도 안 가르쳐 줘요”라며 안쓰러워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정작 가장 답답한 건 본인들이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먹는 음식인데…’ 너무 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가게는 어떻게 해서든지 살리겠다’는 백종원의 각오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비단,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등장하는 식당만의 문제일까? 결코 아닐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외식업을 하기가 너무 쉽지만 어느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자영업을 시작할 분들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나 장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백종원의 외로운 외침이다. 더본코리아 대표 자격으로 불려 나온 그는 자영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외식업을 하기는 쉽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주는 주체는 없다. 너무 수월하게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문제다. 당연히 뒷감당은 개인의 몫이다.


물론,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어도 문제는 발생한다. ‘2015~2018년 6월 식품위생법 위반업소 현황(서울시)’에 따르면 새마을식당, 빽다방, 한신포차 등 더본코리아 소속 음식점들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가 최근 3년간 41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백종원에게 ‘너나 잘하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방송에서 나오는 이미지와 너무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충분히 이해된다. 


결국, 음식점 운영의 주체는 가맹점주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가혹한 비난이지만,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본코리아의 대표로서 백종원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다만, 서울시 전체로 볼 때 식품위생법 위반 업소가 2016년 7,646곳에서 지난해 8,299곳으로 9% 증가하는 등 그 실태가 심각한 점을 미뤄보면 이 문제를 일부 음식점에 책임으로 몰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주방을 보고 나면 음식 먹기 꺼려지는 식당이 부지기수니까.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가짐이 느슨해져 정해진 규칙들을 망각하게 되면 문제는 재발한다. 그래도 교육이나 이를 지적하고 수정할 장치가 있는 편이 훨씬 낫다. 애초부터 외식업을 시작할 무렵 철저한 훈련을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실수도 줄고 실패도 준다. 이미 고착된 잘못된 습관을 고치려면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이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나름대로 훌륭한 교과서 역할을 하면서 예비 자영업자와 초보 자영업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교육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까지 백종원 한 사람에게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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