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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에 갈 수 있을까?

우주에 닿을 만큼 높은 빌딩을 짓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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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작성일자2018.09.14. | 10,641 읽음

인간은 끊임없이 더 크고 웅장한 건물을 지어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오늘날 가장 높은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828m)까지 모두 당대의 기술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결과입니다.

Burj Khalifa (centre) in 2015

출처 : Photo courtesy Wikimedia

거대한 건물에 대한 인간의 야망은 단순히 기념비적인 건물을 짓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야망은 건물을 넘어 인간이 마침내 우주 시대를 열게 할 열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지구 상공의 정지 궤도까지 솟은 탑 혹은 정지궤도의 위성과 연결된 ‘우주 엘리베이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런 구조물은 지금의 로켓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만을 들여 인간을 우주로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수천에서 수만 킬로미터 크기의, 행성 혹은 항성을 완전히 둘러싼 거대 구조물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인간이 더 크고 거대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 건 최신 합금과 같은 새로운 건축재료 덕분입니다. 하지만 1,000km 이상의 거대 구조물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직 재료의 힘이 부족합니다. 모든 구조물은 크기가 커질수록 자신의 무게에 의해 더 큰 장력(stress)*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장력’이란 어떤 물체가 당겨지거나 눌릴 때 받는 힘을 말한다.


*‘강도(strength)’는 그 구조물이 붕괴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최대 장력을 의미한다. 


38억 년의 역사 동안 진화를 거듭하며 이뤄진 지구의 생물학적 구조는 인간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재료과학이 발달하기 전까지 자연의 재료는 다양하게 사용됐죠. 예를 들어 중세의 투석기는 동물 가죽의 탄성을 이용해 적에게 포탄을 날렸습니다. 이후 강철과 콘크리트가 발명됐고 더 가볍고 튼튼한 재료가 계속 등장했습니다. 


건축에는 ‘신뢰성 공학(reliability engineering)’이라는 학문 분야가 있습니다. 건물의 설계할 때 구조물에 가해지는 장력을 낮춰 건물이 붕괴될 확률을 줄이는 방법론입니다. 


그러나 거대 구조물은 이런 위험 회피 전략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큰 구조물을 짓기 위해서는 건축자재가 충분히 안전한 범위에서만 장력을 느끼게 할 것이 아니라 자재가 버틸 수 있는 한계까지 이용해야 합니다.

영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사실 인간의 뼈와 근육은 이런 장력의 한계에 가깝게 작동합니다. 때때로 몸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압축되거나 늘어나기도 합니다. 우리 몸은 그 구성요소의 한계보다 훨씬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달리기를 할 때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장력은 그 한계의 75%입니다. 역도 선수들이 수백 킬로그램의 바벨을 들 때 허리에 가해지는 장력은 한계의 90%에 가깝습니다. 


우리 몸은 어떻게 한계에 가까운 부담을 이겨내는 것일까요? 바로 신체는 자신의 구성요소를 끊임없이 수리하고 재건하기 때문입니다. 손상을 입은 힘줄은 콜라겐 섬유를 교체함으로써 전체 힘줄이 여전히 안전한 수준에 머무르게 합니다. 일상적인 자가 수리는 저렴하고 효율적이며 특히 주어진 부담에 맞춰 대응이 가능한 방법입니다. 


사실 인체의 모든 구성요소는 이러한 자가 수리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체를 구성하는 원자의 98%가 매년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인간의 신체의 자가 수리 개념을 이용해 현존하는 물질만으로도 안전한 우주 엘리베이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적도에서 우주로 뻗은 91,000km 길이의, 테더라는 이름의 케이블 구조입니다. 테더는 마치 콜라겐 섬유가 힘줄을 구성하고 골원(osteon)이 뼈를 구성하는 것처럼 방탄조끼에 사용되는 케블라 섬유로 만들어진 케이블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통해 테더의 어느 케이블이 언제 끊어질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마치 생물학적인 자가 수리처럼 케이블을 오가는 로봇이 끊어진 케이블에 빠르게 접근해 이를 수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전체 구조물에 높은 장력이 가해지지만, 자가 수리 방식을 통해 전체 구조물은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수리 빈도 또한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해당 방법은 이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의 강도를 44%나 낮출 수 있었습니다. 


생물학적 영감을 받은 이 접근법은 다리나 고층빌딩과 같은 지표면의 건물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재료의 한계를 이용하면서 자가 수리 기계를 추가할 경우 더 안전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재료의 한계를 이용할 때 얼마나 이득을 볼 수 있는지 강철 케이블로 다리를 지탱하는 구조인 현수교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의 세토 대교

현수교의 한계는 강철 케이블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무게 때문에 끊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케이블 강도의 50%까지를 허용할 경우 기둥의 최대 간격은 4km입니다. 


하지만 강도의 90%를 허용할 경우 최대 간격은 7.5km로 늘어납니다. 그러나 이 경우 케이블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손상된 케이블을 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할 것입니다. 


거대 구조물은 그저 과학 소설에만 등장하는 게 아닙니다. 구약 성서는 바벨탑 이야기로 인류에게 경고했지만, 인류가 과학 기술을 이용해 더 크고 더 높은 건물을 짓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기존 신뢰성 공학을 따를 경우 아직 많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 시스템 자체의 수리 능력을 포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아직도 진화의 역사가 만들어낸 혁신에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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