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썼더니 내 글 읽는 사람이 늘었다.ssul

조회수 2018. 8. 13. 16: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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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뉴스 큐레이터가 되는 법

오늘 우연히 휴대전화 메모장을 보니 그간 주제를 잡고 써 왔던 글이 물경 500개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중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정치 관련 포스팅이었지만 사실 이는 주력 컨텐츠는 아니다. 주력 컨텐츠는 외신 큐레이션이다.


그렇다면, 나(힝고)는 뉴스 큐레이팅을 어떻게 해왔을까? 이번 기회에 차근차근 썰을 풀어 본다.

#1_평상시에_관심을_많이_받는_주제를_탐색한다

제일 중요한 작업이다. 매일 매일의 야마를 잡아서 최소한의 내 의견이라도 써 넣으려면 먼저 주제에 대한 생각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제에 대한 생각이 있으려면 그 주제에 대해 모르고 있으면 또한 곤란하다. 다행히도 직업상 뉴스의 파도에 몸을 담그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평소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운이 좋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업이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이유는, 축적의 시간이 그 어느 작업보다도 길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동일한 주제에 반복적으로 자기 자신을 노출시키면서 이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의견과 통계를 직접 접해야만 자기만이 구성할 수 있는 컨텐츠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하루이틀 뉴스를 본다고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열심히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뉴스 노출도가 높아지고 몇 가지 주제가 머릿 속에 자리잡았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하자.

#2_해당_주제를_설명하는_사실들에_대해_질문을_던진다

뉴스는 모든 사실을 설명해 주지도 않을 뿐더러, 때로는 현상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내림으로써 독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때문에 해당 주제에 대해 해설하기를 원할 경우 그 주제를 설명하는 내용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 물음표를 가져야 한다. 이를테면 ‘수출 감소로 경기 위축 우려돼’ 라는 제목의 뉴스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실제로도 수출 증가율이 감소했다고 하자.


이 경우, 맨 먼저 물음을 가져야 할 것은 수출의 감소가 정말로 경기 위축을 가져오는 것이 맞는가? 이다. 수출은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또한 계절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수출 증가율이 꺾이거나 설령 수출이 감소한다고 해서 무조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약 경제 메커니즘을 잘 모를 경우 위 문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그 틀을 깨고 무조건 궁금증을 가져야 한다. 


물론 궁금증을 가진다고 해서 무조건 여기서 반짝거리는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뉴스에서 보도한 내용이 들어맞을 수도 있고, 내가 정보가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문을 하지 않으면 사회 현상의 핵심에 접근하는 것이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검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질문하는 습관이 갖춰졌다면, 이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절차로 넘어가면 된다.

#3_해당_주제를_설명하는_자료를_찾아_해석한다

사실 ‘자료의 해석’ 이라는 것은 그 자료가 설명하는 현상에 따라 방법론도 모두 다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 전부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자료 수집과 해석의 간단한 원칙까지는 머릿속에 새겨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껏 자료를 찾아 놨더니 해석을 틀리게 해 버리면 컨텐츠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원칙 정도를 항상 가지고 있는데, (1) 하나의 사실에 대해 최소 2개 이상의 자료를 찾는다. (교차검증의 원칙) (2)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뒤바꾸지 않는다. (관계해석의 오류 방지의 원칙) (3) 자료의 소스 중 최소 하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그것으로 못박는다. (신뢰확보의 원칙) 이다. 물론 이 원칙을 모두 지킨다고 한들 무조건 맞는 이야기만 한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기초적인 실수는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외신의 경우 특정 아티클을 쓸 때 그 아티클의 내용 중 일부와 관련 있는 다른 아티클이나 논문을 바로 본문 상에서 하이퍼링크로 연결시켜 주는데 한국 언론은 그게 없다는 것이다. 주로 외신을 큐레이팅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4_자료_해석_결과를_조합하여_작성할_컨텐츠의_구조를_구성한다

현상을 해석하는 모든 글은 기승전결이 명확해야 하며, 주장과 근거의 호응이 탄탄해야 한다. (한국 언론 사설류를 절대로 읽지 않는 이유다.) 때문에 글을 쓰는 연습이 부족하신 분들은 당분간은 지속적으로 글의 목차를 간단하게나마 작성하고, 그 목차마다 배치할 컨텐츠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여 적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훈련이 모자라면 아무리 좋은 자료를 가져다 쓰더라도 글이 횡설수설하게 되기 때문이다.


구조를 짤 때에는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할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확 끌고 싶다면 글의 전체 주제를 함축하는 문장을 작문하여 글의 서두에 배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다소 선정적인 용어를 사용할 수도 있겠으나, 글쓴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크게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눈끌기용 야바위는 어느 정도 허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사람들을 조금씩 글 내부로 흡입하고 싶다면, 서두에 소소한 일상을 텔링한 뒤 그 다음부터 본론에 빵조각 뿌리듯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지나친 물음표나 느낌표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장 부호의 과도한 사용은 글을 흥분되게 만들며 독자가 주제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오독에 의한 키보드 배틀이 벌어지는 글의 십중팔구는 이런 식이기 때문이다. 

#5_글을_쓰고_피드백을_청취한다

자, 이제 여기까지 오셨다면 우리는 모두 훌륭한 글 한 편을 쓸 준비가 되었다. 이제 쓰고 업로드한 뒤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단계에서 많은 분들이 포기하신다. 운동을 함에 있어서 헬스장까지 이동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과 유사한 이치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역시 가장 큰 것은 두려움이다. 그러나 선거에 빗대서 이야기 해 보자면 선거에서는 낙선도 수두룩하게 일어나지만, 결국에는 출마한 사람만이 당선될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우리는 마음에 새겨 둘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나 주말에 미리 글을 써 둔 뒤 적당한 시간에 업로드 한다. 평소에는 일하느라 바쁘니까 말이다.

#6_1에서_5의_과정을_반복한다

5번까지 오셨으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컨텐츠 제공자이다. 이제 더 훌륭해지기 위해서 남은 것은 앞의 과정을 지겨울 정도로 반복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그 반응을 받는 것은 인류만이 가진 고귀한 기능이며 매우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물론 수입도 창출되면 좋겠으나 아직 나는 쓰레기 글만 양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돈은 언감생심일 뿐이다.


이 말인 즉슨, 우리 모두는 못해도 힝고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오늘 당장 시작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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