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 없는 '꽃할배'를 상상할 수 없는 이유

조회수 2018. 7. 24. 11: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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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면 영어, 요리면 요리..


정말이지 못하는 게 없다. 뉴욕대 유학파답게 영어가 능숙하고 간단한 요리 정도는 뚝딱 만들어 낸다. 가끔 길을 못 찾는 실수를 하긴 하지만, 그건 도시 계획의 오류(?)일 뿐이다. 그리고 섬세하고 꼼꼼하다. 할배들의 컨디션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불편함이 없는지 챙긴다. 예의 바를 뿐 아니라 눈치도 빠르고 센스가 넘친다.  


꽃할배의 ‘짐꾼’ 이서진 이야기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할배들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주인공은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김용건이다. 그런데 이서진이 없어도 이 프로그램은 굴러가지 않는다. 오로지 할배들끼리의 여행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고령인 터라 한계가 있다. 훌륭한 짐꾼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꽃보다 할배> 시즌 1이 방영됐던 2013년부터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짐꾼의 이미지가 강해 쉽게 연상되진 않지만, 71년생 이서진도 어디 가면 어엿한 큰형님 뻘이다. tvN <삼시세끼>에서는 에릭과 윤균상을 부려먹고(?), tvN <윤식당>에서는 실권을 쥔 전무다. 박서준과 정유미가 선발대라면 그는 윤여정과 함께 느긋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꽃보다 할배>에선 영락없는 짐꾼이다. 할배 중 막내로 합류한 막내 김용건(73세)보다 25살이나 어린 탓에 허드렛일을 도맡아야 하는 처지다. 

서진이 없으면 못 다닌다.
서진이 정말 고생한다.
서진이가 참 큰 역할을 한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끼리의 여행에서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그 부담감과 피로도가 얼마나 큰지. 그런데 할배 5명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니 오죽할까. 이서진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는 방송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도통 하지 않던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피곤에 절어 동공에 초점이 나가기도 한다. 할배들도 이서진의 노고에 고마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워한다.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이서진이 짊어진 부담감과 짐꾼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보는 게 재미가 쏠쏠하면서도 짠하다. 부하가 걸린 짐꾼의 활약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물론, 이서진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몫을 충실히 수행할 게 분명하다. 다만, 다음 시즌부터는 그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게 어떨까란 생각이 든다.  


이서진은 자신의 후임으로 택연을 지목했지만, 이서진이 출연하지 않는 <꽃보다 할배>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써니가 특별출연했던 대만 편이나 최지우가 깜짝 출연했던 그리스 편의 반응이 좋았던 점도 고려해볼 만 하다. 김용건의 투입으로 할배들의 수가 늘어난 만큼 짐꾼의 수를 늘리는 것도 좋은 대안일 것이다. 

나영석 PD와 이서진의 만남.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꽃할배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나 PD는 이서진이라는 캐릭터(투덜거리면서도 할 건 다하는 능력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연출자이고 이서진은 나PD의 연출 포인트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연기자다. 누가 이서진에게서 '일꾼'이라는 이미지를 찾아낼 수 있을까. 나PD의 탁월한 안목에 놀랄 뿐이다.


한 때는 두 사람의 관계가 '톰과 제리'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이젠 누가 톰인지 제리인지 판단 불가다. 오히려 둘은 파트너에 가깝다. 앞으로도 두 사람의 케미가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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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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