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잔혹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조회수 2018. 7. 19. 11: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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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영업시간에 제한 걸 날이 머지 않았다.

일본의 유통 그룹 이온(AEON, ‘아이온’ 이 아니다)에서, 동사가 지분 76.06% 를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 체인 미니스톱의 매각을 결정했다. 한국미니스톱은 이온그룹 외에 대상이 20%, 일본 미쓰비시가 3.94% 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원래부터 매각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제 수익성이 눈에 띄게 하락하니 더 이상 매각을 미룰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매각 주관사는 노무라증권이며, 지분매각 또는 SI 유치가 전망된다.


비단 이는 미니스톱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유율 1위(32%)를 차지하고 있는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8년 1분기 기준 1.54%에 그쳤다. 미니스톱의 2017년도 전체 영업이익률은 고작 0.22%였으며, 조금 사정이 낫다는 BGF리테일(CU를 운영한다) 역시 2018년도 1분기 편의점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2.2% 수준이었다. 과거부터 늘 이랬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2012년경의 영업이익률은 기업별로 차이가 있으나 5~7%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편의점의 과거 출점 현황과 매출 신장률의 관계를 조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서는 편의점 업계의 매출액과 점포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항상 매출액의 성장률이 점포수의 성장률보다 크게 높았거나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이것이 2017년에 처음으로 완전히 뒤집어질 것으로 예상이 되는 것이다. 아래의 두 그래프를 보시면 확실히 드러난다. 


게다가 편의점협회의 통계를 조금 응용하여 점포당 매출액을 계산해 보면 2017년은 편의점 업계의 점포당 연간 매출액이 처음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6년 대비 점포당 매출이 -8.61%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편의점 출점 규제 도입 직전 해인 2011년의 -5.97% 감소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이다. 즉 공격적 출점의 1차 부작용을 경험했던 지난 2011년보다 더욱 큰 파도가 업계에 몰아닥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뜻이다. 

출처: 편의점 협회

결국,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편의점 대란은 최저임금의 잘못도 프랜차이즈의 갑질과 삥뜯기의 잘못도 아닌, 대책없이 낮은 진입장벽 및 과도한 출점 경쟁의 부작용이 쌓인 결과물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게다가 한국은 편의점의 왕국이라는 일본의 점포당 인구 숫자를 이미 추월한 지 오래이다. 한국은 2017년 기준 1,307.1명당 1개의 편의점이 있어 2,226명당 1개의 편의점이 있는 일본보다 더욱 빠르게 업태가 악화될 수 있다. 지금도 출점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슬금슬금 출점규제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24시간 영업 제한의 도입 역시 점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범적으로라도 필요하다. 물론 24시간 영업을 제한할 경우 가뜩이나 얇은 영업이익률 때문에 민감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반발이 있겠으나, 최소한 특정 지역의 편의점들이 프랜차이즈별로 돌아가면서 하루나 이틀씩 낮에만 영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영업시간 제한을 걸어야 하는 곳은 백화점, 대형마트가 아니라 편의점이 될 날이 이제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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