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먹었던 평양 옥류관 냉면이 생각났다

조회수 2018. 4. 30.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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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한 육수, 툭툭 끊기는 면발에 이내 중독됐던 그때

이번 판문점 회담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음식은 단연 평양 옥류관의 냉면인 듯하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물 공급과 의료시설 지원 사업 때문에 몇 차례 평양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옥류관을 찾아 여러 차례 평양냉면을 먹었던 경험이 있다.


남쪽에서 올라간 사람들이 자주 가던 고려호텔 식당이나 어느 식당에서도 대부분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에서 먹는 냉면은 분위기가 차원이 다르다. 옥류관은 평양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오고 가며 서로 옷깃을 스치게 되니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출처: 장재연
2005년(위), 2006년(아래) 평양 옥류관 모습.
출처: 장재연
2005년(위), 2006년(아래) 평양 옥류관 모습.

평양냉면은 200g, 300g 식으로 무게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적은 양을 주문하면 그것밖에 못 먹느냐는 안내원의 타박을 받기도 한다.


남쪽에서 하던 대로 육수에 식초를 타면 냉면 먹는 방법을 모른다며 평양식 시식 방법을 가르쳐준다. 식초는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면발에만 뿌리라고 한다. 면발의 식감을 좋게 한다고 한다. 북쪽에서는 젓가락은 저가락으로 부른다. 

출처: 장재연
평양 옥류관 냉면, 젓가락은 '저가락'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 사이에 고명부터 먹고 나서, 냉면을 본격적으로 먹으면 된다. 처음에는 육수도 밍밍하고 면발도 부드럽게 툭툭 끊겨 남쪽의 일반적 냉면과는 맛과 식감이 전혀 달라 생소하지만, 몇 번 먹고 나면 그 맛에 중독이 된다. 그러고 나면 남쪽의 변질된 평양냉면은 먹지 않게 된다.


냉면과 함께 빈대떡(녹두지짐)을 함께 시켜 먹기도 하는 것은 우리와 비슷하다. 맛은 훨씬 담백하다.

출처: 장재연
평양 옥류관의 빈대떡(녹두지짐).

북쪽으로 갈 수 없게 되면서부터 평양냉면의 맛이 가끔 생각나면, 여기저기 원조 평양냉면집을 찾아다니곤 했다. 비슷하기는 해도 딱 그 맛은 찾기 어려웠다. 앞으로 교류가 활성화돼서 남쪽에도 옥류관 분점이라도 생겨서 본토박이 진짜 평양냉면을 자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대동강변은 꽃이 만발해 있고, 평양 시민들은 소풍을 즐기고 있겠다.

출처: 장재연
2006년, 대동강변 을밀대 공원에서 소풍을 즐기는 평양 시민들.

*외부 필진 장재연 님의 기고 글입니다.

원문 : 장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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