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평양랭면을 가져 왔다"고 김정은이 말했다

조회수 2018. 4. 27. 12: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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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몇 점 없는 면 요리가 정상회담에 오르는 의미

"그... 저녁에 만찬 거리 얘기를 많이 하던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랭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져오기는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좋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민망한 웃음을 짓는 김정은을 보며, 아마도 남한에서의 평양냉면 열기를 잘 모르는 것 같아 보였다.


'평양랭면을 남한 사람들이 좋아한답니다' 정도의 얘기는 소식통으로부터 사전에 들었겠지만, 왜 굳이 남측에서 회담이라는 중요한 장소에서 요청한 북한 음식이 보편적인 평양랭면인지 아마 감이 오지 않았을 것 같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평양랭면보다 선보일 수 있는 훨씬 많은 산해진미가 있을 텐데, 왜 평양랭면을 여기서 먹겠다는 건지, 입을 떼면서도 살짝 민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남측의 요청으로 평양랭면을 만찬에 올린 것이 어떤 메시지가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북한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으로 인식되는, 남한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열광하는-백지영부터 문재인까지- 북한발 요리가 평양냉면인 것이다.

북한에서는 평양랭면을 얼마나 소비하는지 모르겠으나, 평양냉면 열풍이 일찍이 남북의 문화적 통일을 자극했다. 알겠지만, Cool soup with noodle 같은 이상한 조합에 전 국민이 열광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그중 한국이 대표적이다.


각국 정상이 만나는 회담의 만찬장에서, 건더기라고 해봤자 고기 몇 점 없는 cool soup with noodle을 주요리로 삼는, 이 냉면회담은 정말 한반도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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