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처럼 군림하며 여학생들 성추행한 용인대 교수

조회수 2018. 3. 13. 18: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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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예술대학 국악학과의 #MeToo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충격으로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번져가는 가운데 애초 미투 폭로가 터져 나왔던 문화예술계에서도 최근 새로운 성폭력 고발이 나왔다.


지난 9일 페이스북 ‘예술계 미투 : 알지만 모르는 것들’ 페이지에 제보된 용인대학교 예술대학 모 거문고 교수의 이야기다. 9일 첫 번째 제보 이후, 현재까지 예술계 미투 페이지엔 동일 교수에 대한 다른 피해자들의 제보가 5개까지 올라왔다.

페이스북 페이지 '예술계 미투 : 알지만 모르는 것들'의 배너

첫 번째 제보자의 제보 내용에 따르면 가해 지목인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성폭력을 저질러 왔다. 현재 자신이 50이 넘은 나이라 밝힌 첫 번째 제보자는 가해 교수를 “내가 고문고를 배우다가 (성폭력 때문에) 때려치우게 만든 놈”이라 지목했다.


성폭력 가해의 내용으로는 “자세 잡아 준다고 뒤에서 안고, 거친 숨소리를 뿜어대며 지 XX 비비던” “국악고 애들한테 그 짓 (성폭력) 하면서도” “애들 등짝에 ‘그 짓’을 하던”이라는 등 가해자가 악기 학습을 빌미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암시했다.

'예술계 미투' 페이지가 게시한 첫 번째 제보자의 제보 일부

제보자는 페이지 관리자와의 대화에서 “아직도 (성추행을 당할 때) 그 집 벽에 걸린 원불교의 ㅇ자를 보며 참아야 했던 게 화가나”라고 밝혔다. “나이 50이 넘어 아직도 누군가 뒤에서 다가오면 화들짝 놀라 소리치게” 된다고도 했다. 제보자가 피해 사실을 오랜 시간 동안 숨겨왔지만, 성폭력 피해 경험이 여전히 강력한 트라우마로 남아있다는 뜻이다.


이후 구체적이고 다양한 증언들이 뒤를 이었다. 용인대 국악과를 졸업한 학생으로 혹 향후 활동에 피해를 입을까 익명 제보를 요청한 두 번째 제보자는 용인대 재학시절 자신을 포함한 다른 많은 여학생들이 가해 교수로부터 성추행, 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가해 교수는 상습적으로 여학생을 지목해 성범죄 가해 장소로 불러냈다. '예술계 미투' 페이지가 게시한 제보 일부.

두 번째 제보자에 따르면 가해 교수는 단소 악기 개인 교습을 빌미로 피해자를 불러냈다. 이후 피해자에게 복식호흡을 해보라 시킨 가해 교수는 피해자의 뒤에서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 신체에 비비는 등 피해자를 성추행했다. “골반이 커서 임신하면 애기 잘 낳겠네”라는 등의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자친구랑 뽀뽀해봤으니 나랑도 해보자”며 피해자를 추행했고, “안아보자”며 피해자를 앞, 뒤에서 포옹하며 피해자의 엉덩이, 가슴 등을 추행했다. 피해자에 따르면 이런 추행 행위는 재학 기간 내 몇 차례나 반복됐다.


제보자는 가해 교수가 이미 용인대 내에서 유명한 기피 대상이었다고 밝히며 “다른 피해자들도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언급했다. 한 학생을 눕히고는 누운 학생의 배 위로 올라가 “복식호흡을 느껴보라” 말했다는 일화,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냐”면서 한 학생의 가슴 부위를 더듬었다는 일화 등을 함께 소개하기도 했다.

가해자의 성추행은 이미 유명했지만, 학생들은 저항할 수 없었다. '예술계 미투' 페이지가 게시한 제보 일부.

이후의 성추행, 희롱 추가 제보들도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 특히 개인 교습, 복식 호흡을 핑계로 성추행을 하는 수법은 학교 내에서 유명할 정도로 많이 행해졌다고 전해진다.


세 번째 제보자 또한 가해 교수가 복식호흡을 빌미로 가슴 부위를 만지고, “생각했던 것보다 작다”고 성희롱했다고 전했다. 당시 제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도 가해 교수는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신체를 만지라고 추가적인 성추행을 일삼았다.


네 번째 제보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가해 교수의 추행 수법이 “늘 비슷한 레퍼토리”였다며 “복식호흡을 알려준다며 신체를 만지는 건 물론이며, 자기 단전을 만져보라고”도 했다고 증언했다. 네 번째 제보자는 용인대 학생들이 “불림 당하는 날 그 당사자에게 (성추행) 조심해 라며 서로를 위로”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미 학교에서 유명한 성추행 수법이었다는 말.


다섯 번째 제보자 또한 “용인대 국악과 여학생이라면 당해봤을 만한 배꼽 밑 3cm 단전호흡”이라며 가해 교수의 상습 성추행을 지적했다. 그는 가해 교수가 단전호흡 학습을 이유로 “자기 손으로 (피해자의) 배꼽 밑 3cm 부분을 누르며” 성추행을 했으며, 이외에도 강제 포옹, 남성기 밀착, 가슴 추행 등의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가해 교수가 이러한 행위를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여러 피해자들의 주장은 일관되어 있었다.


첫째로 가해 교수는 학교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 피해 학생들이 성폭력에 저항하거나 성폭력 사실을 공론화하기 힘들었다. 대학 내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의 권력 차는 명백하다.

'예술계 미투' 페이지가 게시한 제보 일부.

더군다나 가해 교수는 업계 권위자였고, 공연 활동 등 학생들의 향후 활동에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가해 교수의 ‘소문’이 대다수 학생들에게 공공연하게 번졌는데도 가해가 계속될 수 있던 이유다.


둘째로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내, 외의 관계자들이 가해 교수에게 문제를 제기하긴커녕, 피해자들을 압박하거나 공론화 시도를 방해하는 등 2차 가해의 행태를 보였다.


앞서 성추행 피해를 당한 세 번째 제보자의 경우 성추행 사실을 타 학교 여성 선생님에게 알리며 구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여기 원래 이런 곳이야”라는 말, 심지어 “그것(성추행)도 그 교수의 능력이야”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세 번째 제보자는 이 말에 “모든 걸 다 멈춰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 제보자 또한 용인대 국악학과 내의 성폭력을 용인하는 2차 가해적 환경을 지적했다. 그는 “더 기분 더러웠던 것은 (가해 장소에) 미리 오셨던 남자 선생님”이 “(가해자가) 뒤에서 저를 안고 밀착하는 모습을 보시고도 웃으며 ‘일찍 왔구나. 레슨 하던 거 계속해. 많이 배웠니?’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라 밝혔다. 가해자의 주변 관계자들이 성폭력을 보고도 이를 묵인해 왔다는 것.

업계의 권력을 이용해 성폭행, 추행을 일삼았다고 지목됐던 이윤택 씨. 연합뉴스 사진.

첫 번째 제보자의 최초 증언에 따르면, 용인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거문고 악기를 가르치고 있는 가해 지목인은 덕유풍류원 실내악단 대표, 한국전통 가곡진흥원 원장, 용인문화원 이사 등 업계, 지역에서 굵직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해자의 권력이 마치 업계의 왕처럼 강력한 만큼, 이윤택, 김기덕 때의 경우처럼 업계에서도 그의 가해 사실을 묵인하고 용인해 오고 있던 정황이다.


제보를 업로드 중인 ‘예술계 미투 : 알지만 모르는 것들’ 페이지 또한 일관된 피해 진술이 계속해서 제보되는 걸 보아 해당 제보들이 오랜 기간 실제로 이루어진 심각한 성폭력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다. ‘ㅇㅇㄱ’라는 이니셜로 지목된 가해 교수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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