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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가 학교 폭력 피해자를 다루는 법

기시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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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원저작자 동의 하에, 저작자의 정보를 밝히지 않고 게재합니다.

ⓒpixabay

1. 혹시라도 만에 하나 가짜 피해자의 날조로 억울하게 가해 누명을 쓰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되니까, 피해자의 진술을 철저하게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 왜 사건 직후 신고하지 않았지? 선생님이 중립적이지 않을 거라고 의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혹시라도 가해자에게 폭력이나 분노를 유발할 어떤 언행을 했었을까? 네가 그렇게 억울한 상황이었는데, 설마 친구들이 다 가만히 있었니? 만일 그렇다면 왜 모든 친구들이 가해자 편을 들고 침묵을 지켰다고 생각해? 혹시라도 이게 거짓이면 결백한 사람에게 부당한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나쁜 일인 거 알지? 다시 한번 처음부터 자세하게 반복해볼래? 너를 믿지 않는 건 아니고, 혹시라도 없었던 말을 지어낸 것이라서 불일치가 발견되는지 확인해보려고 해......

2. 가해자를 중심에 놓고, 그 '실수'의 무게와 그 가해자가 가진 유망한 잠재성, 친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좋은 친구였는지 보여주는 사례, 성적이나 집안 환경 등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자질 등의 무게를 비교한다. 이어 "정말로 전자의 실수 때문에 후자를 완전히 말살시켜도 되는 것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3.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면 '훈훈한 마무리'를 시도한다.

- 자, 가해자 XX이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어요. 학교 폭력을 문제 삼는 건 가해자에게 마녀사냥을 하고 사회적으로 매장시켜 사람을 죽이려는 게 아니잖아요?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사회에 좋은 학생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함인 거죠. 어쨌든 이번 일로 우리 가해자 XX이도 배우고 느낀 바가 클 거예요. 아무리 모범생이고 좋은 학생이어도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교훈을 다른 친구들에게 줬어요.


- 사실 안타까운 실수이긴 하지만, 우리 가해자 XX이가 지금까지 반장으로서 학교와 다른 학생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던 걸 다들 알죠? 학교 폭력 문제의 해결이란 잘못된 학교 문화를 고치고 같이 성숙해나가자는 것인데, 그걸 망각하고 피해자의 편을 든답시고 가해자에게 인격적 모독을 가하거나 학교를 그만두어야 한다거나 사회적으로 매장되어야 한다고 비난하는 건 성숙하지 못한 일이에요.


- 자, 그러니까 이제 피해 학생과 그 친구들은 가해자의 반성을 받아들이고 가해자가 다시 우리 친구로 돌아오도록 협조해 줬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밝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 게 좋지 않아요? 언제까지 복수심에 사로잡혀서 사람을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잔인한 짓을 할 건가요? 게다가 그 친구들은 본인이 당한 일도 아니잖아요?


- 그래서 결론을 말하면, 며칠 조사를 한다고 학교에 나오지도 못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으니까 우리 가해자 XX이는 내일부터 다시 학교에 나오게 될 거예요. 어차피 정학처분 일주일인데 조사 기간이 일주일이었거든요. 모두 자기 죗값을 치르고 돌아올 가해자 XX이를 따뜻하게 맞이해서 부당하게 배척하거나 따돌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게티이미지뱅크

4. 결국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피해자로 밝혀진다.

- 결국 피해자는 그런 일을 당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어찌 됐건 학교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한 학생이라는, '무조건 편을 들기보다는 객관적인 평가'의 대상이 되지만,


- 가해자는 지금까지 모두에게 우수한 모범생으로 알려져 있다가 이런 폭로 때문에 그렇게 쌓아온 게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충격을 받아야 했으니 또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무조건 비난하지 말고 그의 편에서도 바라보는, 유보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의 혜택을 입는다.


- 그래서 정의에 미치기에는 턱도 없는 처벌과 고통을 받은 가해자가 다시 돌아오고 그걸 보고 있어야 하는 피해자는 '이미 끝난 사건을 가지고 계속 원한과 원망을 갖고 혼자서만 헤어나오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 심지어 가끔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제 좀 그만 하라. 나도 할 만큼 했다"고 역정을 낼 수도 있다.


- 결과적으로 피해자만 학교에서 사라지면 모든 게 깔끔하게 정리되는 상황이 마련된다. 

5. 1-4의 어디에도 '폭력'과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친구의 실수와 그로 인한 불편한 상황'만이 있을 뿐이다. 구조적인 폭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 이 짓을 미투 운동의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하는 인간들이 있다. 가해자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당신의 그 "따뜻한 마음"이, 피해자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짓이란 걸 모르겠지. 애초에 가해자가 폭력을 가했던 것도, 당신과 똑같은 인간이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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