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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대학가에서도 터져나오는 성추행 미투 운동

조회수 2018. 3. 6. 12: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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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영역에서만 활발했던 미투 운동이 사회 일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문화예술계, 연극계 등 특정 영역에서만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울타리를 넘어 사회 일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3월 2일 개강을 맞이한 대학가에서는 고발과 자정운동, 공론화 작업 등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중이다.

ⓒ연합뉴스

각 대학의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게시판)인 '대나무숲'에는 과거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왔다.


명지대 대나무숲에는 이 대학 뮤지컬과 학생이 대학교 교수를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미투 운동으로 전국 곳곳 연극영화과가 들썩이는 지금 명지대 xxx과 교수님 중 한 분이 강렬하게 기억난다"면서 "술자리에서 뽀뽀, 터치, 성적 발언 등… 선배, 후배, 동기, 그리고 제가 당한 많은 것들은 입에 올리기도 싫을 만큼 추잡스럽고 교묘했다"고 적었다.


연세대 대나무숲에도 교수로부터 성적인 피해를 봤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미투 운동에 혹시나 본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내가 했던 짓이 알려지지 않을까, 고소당하지 않을까 (교수가) 미친 듯이 불안해했으면 좋겠다"면서 "그 불안감에 교수님이 또 다른 피해 학생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나 하나로 끝났으면 한다"고 썼다.


남성 피해자도 있었다. 한양대 대나무숲에는 자신이 남자라고 밝힌 글쓴이가 "여성들의 고백마저 끝없이 의심받고 공격받는 것을 보며 저와 같은 남성 피해자들은 더욱 숨을 수밖에 없다"며 "성범죄 피해가 없는 분들도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미투 운동이 대학가에 빠르게 퍼지자 각 단위 학생자치조직은 교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을 고발하는 한 창구가 될 것이고 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대학 사회 역시 성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러분이 낸 용기들에 연대해 더 성평등한 대학 사회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겠다"


2일 주요 대학 총학생회와 자치단체들이 발표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연대 성명의 내용이다. 이 성명에는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서울대 페미니즘 모임, 중앙대 총학생회 성평등위원회, 연세대 총여학생회, 고려대 여학생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20여 년 전 제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김태훈 교수가 자진 사퇴하는 홍역을 치른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학생회는 학내 성폭력상담센터와 함께 성폭력피해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TF는 학과 내에서 일어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에 대한 제보를 오픈 카카오톡, 메일 등으로 받고, 사실로 확인되면 공론화하고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로 했다.

ⓒ채널A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미투 제보 글을 올리는 별도의 대나무숲 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또 신원이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피해자를 위해 오픈 카카오톡으로도 별도로 제보를 받기로 했다.


학생들은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이번 기회에 '약자'인 학생을 상대로 성적 '갑질'을 해온 교수들에 대한 고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총학 관계자는 "오늘 개강했으니 다음 주쯤이면 미투 관련 인터넷 제보 글이나 폭로 대자보가 본격적으로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는 '미투 대나무숲'이 개설됐다. 글 게시를 원하는 사람이 운영자에게 익명으로 제보하면 글이 올라오는 곳이다. 이 페이지에는 학교 선배, 가족, 종교인, 동료 직원 등에게 당한 각종 성추행, 성폭행 피해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문화계, 법조계에서 시작한 미투 운동이 체육계, 대학가를 비롯해 모든 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전과 다른 사회,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미투 운동에 대한 지원과 피해자 보호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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