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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폭로하자 고소로 맞대응한 레진코믹스

조회수 2018. 2. 2. 14: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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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가 갑질을 폭로한 만화 작가들을 고소했다.
레진코믹스 본사 앞에서 시위하는 작가들ⓒ오마이뉴스

레진코믹스가 자사에 갑질 의혹을 제기한 만화 작가 2명을 고소했다.


지난 30일 레진코믹스는 “작가들의 근거 없는 비방으로 허위 사실이 확산되면서 작품을 연재하는 다른 작가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레진코믹스가 문제 삼은 ‘근거 없는 비방’은 무엇일까. 이들의 갈등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MG제도 논란

MG(minimum guarantee 최소 보장금액 제도)는 작가가 올린 매출이 적게 나더라도 회사에서 최소 수입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레진코믹스는 보장 금액을 200만 원으로 정해놓고 매출 200만 원이 넘을 때부터 정산한 금액을 작가와 나눠 가졌다. 금액을 나누는 비율도 업계 최저 수준인 작가 3대 회사 7로 분배했다. 이 경우 작가들은 매출을 600만 원 이상 올려야 수익을 얻는다. 

2017년 웹소설 서비스 돌연 중단 논란

지난해 8월 레진코믹스는 작가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웹소설 서비스를 중단했다. 서비스 종료 두 달 전 레진코믹스는 2700만 원 규모의 웹소설 공모전 당선작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선작 중 어떤 것도 연재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로 인한 웹소설 피해작가가 1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지체상금 논란

지난해 9월 레진코믹스는 지각비 논란에 휩싸였다. 웹툰 작가가 ‘마감 이틀 전 오후 3시’까지 원고를 내지 않으면 월 전체 수익의 최대 9%까지 회사가 가져가는 ‘지각비’ 계약 조항이 화근이 됐다.


당시 한국웹툰작가협회는 이미 원고료 협상과 재계약에서 성실도를 평가받고 협상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매달 지각비를 지불하는 것은 업체의 이중규제라고 규탄했다. 이에 레진코믹스는 오는 2월부터 지각비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계약 조항이 아니라는 지적이 흘러나왔다. 작가들은 레진코믹스가 계약서에 ‘지각비(지체상금)’ 조항이 없는 작가에게도 지각비를 임의로 월급에서 차감했다고 주장했다.

ⓒSBS 뉴스

2017년 작가 블랙리스트 작성, 프로모션 배제 논란

SBS가 입수한 회사 내부 이메일에는 회사의 방식에 항의한 작가 이름을 적어놓고 그들을 작품 노출에서 배제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다.


레진코믹스에게 고소당한 은송 작가는 SNS에 웹툰 작가의 환경 개선에 대한 글을 작성한 뒤 레진코믹스의 모든 프로모션 이벤트에서 누락됐다고 전했다. 미치 작가는 회사의 일방적인 건강검진 조건 변경 등에 항의하자 은송 작가와 마찬가지로 이벤트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프로모션 이벤트에 참여하는 작품은 전적으로 레진코믹스가 결정한다. 작가들 말에 의하면 프로모션 이벤트에 포함될 경우 작가의 수익이 2배에서 많게는 4~5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지난 16일 열린 ‘정기 작가간담회’에서 레진코믹스는 ‘레진 불공정행위 피해작가 연대’ 작가들에게 발언권조차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모션 배제 문제에 대해 “프로모션은 작가들에게 수혜를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배제된 작가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2018년 '#레진_나도_고소하라'

31일 오마이뉴스는 레진코믹스가 해당 만화 작가들에게 민·형사상 가능한 법적 조치를 모두 취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내용증명에는 “(작가들이) 2017년 중순부터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된 공간인 SNS상에 레진엔터테인먼트 사업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 유출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 등을 공유, 재공유하는 등 비방행위를 지속해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해당 작가들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비방 게시글 등을) 삭제조치 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작가들은 레진코믹스의 갑질 행위에 대해 “사실적시만 했을 뿐이다”라며 “어떤 부분이 허위사실이라는 건지 모르겠다. 힘없는 개인으로서 기업과 싸워야 한다는 게 당황스럽고 버겁다”고 토로했다.


레진코믹스는 “SBS 뉴스에 보도된 메일은 레진의 것이 맞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 직원끼리 나눈 의견일 뿐”이며 “불합리한 이유나 사적 관계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운영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지만 해당 작가들의 작품은 실제로 노출에서 제외됐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웹툰작가협회는 레진코믹스의 소송에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또 동료 작가들과 평론가, 독자들은 ‘#레진_나도_고소하라’는 해시태그 운동으로 응수하고 있다.

ⓒ한국만화작가협회

현재 레진코믹스는 “소송 중인 사안”이라며 갑질 행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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