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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4억 혈세 들인 '박정희 타운'의 근황

조회수 2018. 1. 26. 12: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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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평 요새에 파리만 날리고 있다.

‘박정희로’,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왕복 6차로 도로 안내판에 적힌 문구다.


박정희로는 구미시가 이 도로에 붙인 이름이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는 전시관과 글로벌관, 새마을 광장, 새마을 테마촌이 들어섰다.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한다는 명목으로 10만평 부지에 ‘박정희 타운’이 지어진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한겨레

박정희 타운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박 전 대통령 동상이다. 이 동상은 구미시가 6억원의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고 한다. 동상 주변 대리석에는 박 전 대통령의 업적과 연보, 국민교육헌장, 새마을노래 음표 등이 새겨져 있다. 동상에서는 ‘새마을노래’도 울려 퍼진다.


박정희 타운은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완공만을 남겨두고 있다. 한창 공사 중인 역사자료관은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장 근처에는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에 관한 안내 표지판도 친절하게 세워져 있다.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날 무렵인 1979년도 모습은 어땠을까.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 상모동에는 그의 생가와 안채, 추모관 건물밖에 없었다. 이를 다 합쳐도 754㎡ 밖에 되지 않는다.


박정희 타운의 본격적인 건립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86억원을 들여 ‘박정희 대통령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을 했다. 이때 ‘새마을운동기념정원’과 ‘보릿고개 체험장’ 등이 만들어졌다.


2012년 구미시는 59억원을 들여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도 세웠다. 2013년부터는 구미시와 경북도가 함께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 사업을 시작한다. 이때에는 879억원이 쓰여졌다. 공사는 4년만인 지난달 31일에야 끝이 났다.


박정희 타운은 이제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만 지으면 완성된다. 앞으로 200억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박정희 타운을 위해 들인 돈은 1424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비와 운영비를 뺀 금액이다.


박정희 타운이 완공돼가고 있지만 골칫거리는 이만 저만이 아니다. 매년 들어갈 운영비 때문이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운영비로만 한해 60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함께 박정희 타운을 개척해오던 구미시와 경북도는 운영비 부담을 서로에게 떠밀었다. 타협점을 찾은 그들은 올해 각각 5억원씩 운영비를 지불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 운영비 60억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텅 빈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한겨레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만든 박정희 타운에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는 것이다. 구미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객은 2013년 7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한 해다. 하지만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떠들썩했던 2016년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39만명에 그쳤다. 이후 방문객 수는 계속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26만명을 기록했다.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긴 박 전 대통령 추모관 방명록에는 눈길을 끄는 글이 적혀있다.


‘좌파정권의 종식을 빌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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