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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참사, 어김없이 쏟아져나온 가짜뉴스들.ssul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이후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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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큰 화재로 29명이 사망했다. 화마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참사이니만큼 자세한 사건 경위와 원인, 그리고 책임 소재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이 와중에도 제대로 된 팩트 확인 없이 쓴 마녀사냥식 가짜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떤 X소리들이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중앙일보

우선 중앙일보의 25일자 지면을 살펴보자. 경찰이 제천소방서를 압수수색 한다는 내용의 단독기사가 떠 있다.

경찰수사본부피셜인데, 경찰이 지금 압수수색 영장 발부 등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화재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제천 소방서가 화재 건물의 소방점검을 제대로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란다. 경찰이 소방당국을 압수수색 하는 건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해설도 붙여놨다. 소방서를 상대로 압수수색까지? 잘은 몰라도 제천 소방서가 잘못을 크게 했나 보다.

응? 그런데 같은 날의 다른 기사를 보면 압수수색이 사실무근이라고 나와 있다. 중앙일보는 맞다고 하고 다른 언론에서는 아니라고 하는데, 뭐가 맞는 걸까?

확인해보니 경찰 수사본부의 25일자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소방서에 대한 압수수색 검토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럼 압수수색이 뻥이라는 말인데...

에이~ 설마 ‘신뢰할 수 있는 뉴스’ 중앙일보가 거짓말을 했겠어~  내가 잘못 읽었겠지 싶어 다시 한 번 중앙일보의 단독기사를 찾아봤다. 그런데...

띠용? 그새 기사가 홀랑 사라져버렸다... 정정보도건 뭐건 안철수 지지율마냥 증발해버림. 경찰 공식입장 나오자마자 기사 삭제하고 튀는 중앙일보의 반응속도 무엇? 어쨌든 중앙일보의 글삭튀 속도 하나는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와중에 국민일보는 오보를 그대로 베껴놓은 상태. 아니 제발 눈치 좀...

2. 22일의 연합뉴스 VS 25일의 연합뉴스

이번에는 연합뉴스 기사를 살펴보자. 


22일 18시 17분에 올라온 기사다. 이 기사에서는 화재 진화 지연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가스공사의 말을 인용하며 LPG통이 “불구덩이에서도 안 터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소방당국이 터지지도 않는 LPG통 신경 쓰느라 화재 진화가 지연됐다는 얘기다. 응? 진짜면 이거 소방서가 다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냐?


근데 잠깐만... 상식적으로 LPG통이 무슨 비브라늄도 아니고 불구덩이에서도 안 터진다는 게 좀 이상한데...

실제로 지난 9월 광주에서는 화재 열기 때문에 LPG저장탱크가 폭발해 소방관, 민간인 등 26명이 다친 사건도 있었다. 아무래도 느낌이 영 좋지 않으니 본문을 좀 더 읽어보도록 하자.

엥? 쭉 읽어보니 기사 본문에는 “가스통을 불에 던져 넣지 않는 이상 터지는 일이 없다”고 쓰여 있었다. 아니 그럼 불구덩이에 넣으면 터질 수도 있다는 거잖아...?

안 터진다며?


귀신에 홀렸나 하고 다시 기사를 검색해 봤더니...

부제목이 거짓말처럼 “불구덩이 아니면 위험성 낮아”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헛것을 봤나...? 하지만 뉴스 캡쳐본에는 분명히 안 터진다고 써놓은 게 남아있음. 아무래도 댓글로 오지게 욕먹고 25일에 수정한 걸로 추정된다.

이건 뭐 나 자신과의 싸움도 아니고...


그리고 불구덩이가 아니면 화재가 안 난다고 하는데...

불구덩이였음.

3. 뇌피셜 잘하는 친구, MBC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MBC다. ‘우왕좌왕’이라면서 제천 화재 상황을 찍은 CCTV 영상을 보여준다고 함.

기자의 나레이션에 따르면 가스 마스크만 착용한 소방대원은 말로만 물러나라고 하고 직접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소방대원은 10분 넘게 무전기만 들고 주변을 걸어다녔다고 함. 화재가 났는데 불 속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걸어다녀? 게다가 무전기만 들고 설렁설렁...개노답 소방관이네.

실제로 영상을 보면 MBC의 말대로임. 정부는 뭐하고 있나! 쟤네 싹 다 해고해라!!





그런데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1도 모르면서 그냥 방송한 뉴스였음. 알고보니 MBC에서 무전기만 들고 왔다갔다했다는 소방관은 밖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을 지휘하는 사람이었고, 헬멧과 공기호흡기를 갖추고 있지 않은 소방대원은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해고해야 할 사람은 소방관이 아닌 것 같은데...

지금까지 제천 참사를 휩쓴 가짜뉴스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언론사들이 탄탄한 뇌피셜에 기반한 뉴스 보도로 여론을 조장하고, 그러다 들켜 욕을 얻어먹고, 소리없이 지우고, 누군가는 그걸 또 베껴쓰는 모습을 보자면 저게 뉴스인지 뻘글 싸지르는 커뮤니티 게시판인지 헷갈린다.


사람들은 팩트에 대해 말할 때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뉴스보도를 근거로 삼는다. 그만큼 우리는 언론의 말을 믿고, 그것을 진실에 가까운 정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천 참사를 보도한 일부 언론들에게서 그 신뢰에 걸맞는 책임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특종 같아 보이기만 하면 똥이든 된장이든 일단 보도하고, 참사를 책임질 희생양을 찾아 여론의 단두대 위에 세우고 싶어 안달난 모습이었다. 

2014년, 세월호에 탄 단원고 학생이 전원 구조되었다는 사상 최악의 오보가 있었다. 그때 언론사 사장들은 유가족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하지만 이번 참사 보도에서도 바뀐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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