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가 시민인 척 조작 보도한 MBC
새해 첫날 MBC ‘뉴스데스크’는 시민들을 상대로 개헌에 대해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 시민의 생각은?’이라는 제목의 시민 인터뷰에는 ‘주OO’라는 24살 학생이 등장합니다.
뉴스를 본 많은 시청자들은 주OO 씨가 진짜 학생인 줄 알았습니다. 그가 MBC 소속의 기자라고 상상했던 시청자는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주씨는 지난 12월 7일 “최승호 사장님, 왜 우린 사원증 목걸이가 달라요?”라는 제목의 엠빅뉴스에도 나옵니다. 당시 최승호 신임사장을 인터뷰 했던 인턴기자가 바로 주씨였습니다. 엠빅뉴스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에도 ‘구성 주OO’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뉴스가 보도된 시점은 주씨가 인턴기자를 그만둔 이후였습니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했던 남형석 기자와 함께 일했던 MBC 인턴기자 출신을 마치 일반 학생처럼 인터뷰하고 뉴스로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여론조작입니다.
지난 8월 31일 MBC 김세의 기자가 보도한 ‘또 리콜 신기록…하자 많은 이유는?’이라는 뉴스에는 김세의 기자와 친분 있는 극우 성향 만화가 윤서인 씨가 등장했습니다. 김 기자는 2015년 윤 씨의 부인도 인터뷰에 등장시킨 전력이 있습니다. MBC는 당시에도 ‘전파의 사적 농단’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의욕이 넘쳤나? MBC의 연이은 실수
2017년 12월 26일 MBC 뉴스데스크는 제천 화재현장의 CCTV 화면을 보도하면서 “(소방관이) 10분 넘게 무전 교신만 하면서 건물 주변을 돌아다녔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뉴스를 본 전·현직 소방관들의 비판이 쏟아져 나오자, MBC는 12월 29일 ‘제천 소방관 반론 “현장에서 뛰어다니면 안 된다”’라는 제목의 반론을 보도했습니다.
자신들이 보도한 뉴스를 반박했으니 된 걸까요? 아니죠. MBC는 반론이 아니라, 정정 보도를 해야 했습니다. 오보를 내놓고 태연하게 반론을 보도하는 건 책임 있는 언론의 태도가 아닙니다.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에도 연이어 터져 나오는 MBC의 실수를 보며 시민들은 정상화 되기 전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을 쏟아냅니다. 차이가 있긴 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점입니다.
12월 31일 뉴스데스크는 ‘잘못된 보도 바로잡고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CCTV 영상 보도와 현장 지휘관의 반론을 보도하면서 ‘정정보도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사과 방송을 했습니다.
언론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오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책임 있는 태도입니다. 뉴스를 마지막까지 검증해야 할 의무가 있는 데스크의 책임도 물어야 합니다.
지금의 MBC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오욕의 역사로 얼룩져 있습니다. 사장이 바뀌었다고 금방 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철저하게 저널리즘 원칙에 따른 뉴스를 보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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