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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썰

사람 빡치게 했던 공공 규범 개노답 삼형제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그리고 좌(우)측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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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끝나지 않는 에스컬레이터 논쟁 : 한 줄 서기 vs 두 줄 서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엔 전 세계적으로 두 가지 전통이 있다. 한쪽 줄은 멈추고 한쪽 줄은 걸어 다니는 한 줄 서기 방식, 그리고 두 줄 모두 멈춰서 서 있는 두 줄 서기 방식.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는 오랜 시간 동안 지하철 이용자들 간 최대의 논쟁거리다. 이용자들 간 생각이 다른 데다 한 방식이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니 환장할 노릇. 뒤에선 바쁘다고 앞으로 가라는데 앞에선 위험하다고 거기 서 있으라 하면 빡치는 내 마음은 어디로 가야 할까?

어쩌란 거야...

한국에선 원래 ‘한 줄 서기’가 먼저였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진 지하철 운영기관들이 한 줄 서기 캠페인을 벌이며 바쁜 사람에게 길을 터주자고 열심히 홍보했다. 이후 한 줄 서기가 자연스럽게 정착했는데, 2007년부터 정부와 지하철 측이 모두 ‘두 줄 서기’ 하자며 태세전환을 시도했다. 안전사고와 기기 고장을 방지하자는 이유였다. 이때부터 일대 혼란이 시작됐다.

두 줄 서기 캠페인과 함께 고통이 시작된다 (좌.연합뉴스 우.jtbc)

문화적으론 한 줄 서기가 여전히 대세였는데, 두 줄 서기가 공식 규범이긴 했으니 걷고 싶은 사람과 멈추고 싶은 사람 모두 명분을 가진 셈이었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두 줄 서기 캠페인은 실패. 매일이 바쁜 사람들은 두 줄 서기를 잘 지키지 않았고, 2015년 국민안전처가 두 줄 서기 캠페인을 폐지해 버리면서 전국의 에스컬레이터엔 한 줄 서기도 두 줄 서기도 없는 무주공산 시대가 도래했다.


그럼 어쩌라는 걸까? 정부에선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지 않기”라는 안전 수칙을 제시하고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두 줄 서기 규범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다만 “그래서 한 줄 서기냐 두 줄 서기냐”라는 질문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줄 서기냐 두 줄 서기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전 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아니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 ⓒ이말년

한 줄 서기일 수도 있고 두 줄 서기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안전수칙을 지켜야 하고 그래서 걸으면 안 되지만 그래도 두 줄 서기는 아니라는 것. 뭔가 좀 짜증 나는 말인 데다 두 줄 서기 논란을 피하고 싶다는 심리도 엿보이지만 해석은 각각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자. 아무튼, 정부는 왜 두 줄 서기는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도 끝없이 두 줄서기를 권유하는 걸까?


한국승강기대 황수철 교수는 한 줄 서기가 에스컬레이터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며 “발판을 60kg짜리 망치로 때린다고 보면 된다”라 언급했다. 통계를 보면 두 줄 서기 캠페인 이후 꾸준히 사고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한 줄 서기 시 지하철에 부담이 되는 것도 두 줄 서기 시 안전사고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라는 것.

진짜.. 감소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이용자들에게도 두 줄 서기가 더 효율적이란 말이 있다. 영국 런던에선 이 논쟁 때문에 두 줄 서기 실험까지 해봤다는데, 두 줄 서기를 강제하자 전체 이용 효율은 30% 정도 상승했다고. (!?)


그럼 결국 두 줄 서기가 맞는 거냐고? 환장하겠는 건 또 그게 아니란 사람도 많다는 거다. 런던 지하철은 해당 실험에 힘입어 2016년부터 전폭적인 두 줄 서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를 승객들의 행동심리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정책이라 지적한다. 시민들의 반발도 크다. 전체 효율이 30% 오르든 50% 오르든 당장 내 속이 터지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다.

ⓒMBC

한국에서도 비슷한 의견은 많은데,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게 꼭 한 줄 서기 때문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고 한 줄 서기를 막는 건 애초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고 유지, 보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기지 말라는 말도 있고 하여튼 다양하다. 그리고 난 이제 모르겠다. 모두 눈치껏 잘 서서 가시길… (걷던가)

#2 이웃집 아주머니는 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지 말라고 했을까?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뉜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닫힘 버튼을 누르는 사람과 누르지 않는 사람. 보통 전자의 인간들은 닫힘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승질이 뻗쳐서 증말 버틸 수가 없다.

으아아 눌러 누르라고

그러나 닫힘 버튼을 마음껏 누르기엔 애로사항이 많다. “닫힘 버튼 누르면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얘기 때문이다. 전기세 얘기는 강력한 힘으로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어서, 뭣 모르는 꼬마들은 닫힘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같이 탄 이웃집 아주머니께 혼구멍 나는 경험을 하기 쉽다. “전기세 나와 이놈아!”


그렇다고 전국의 이웃집 아주머니들만 문제는 아니다. 엘리베이터 중엔 아예 닫힘 버튼이 없는 곳도 있고 눌러도 작동 안 하는 곳도 있고 테이프로 칭칭 막아놓은 곳도 있다. 때로는 절-전 스티커나 전기세 나가니 누르지 말자는 안내문이 붙어 양심을 콕콕 찌르기도 한다.

??

?!

!?!!?

ⓒ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그런데 정말일까..? 정말 닫힘 버튼을 누르면 전기세가 더 나오는 걸까? 나온다면 얼마나 더 나오길래 온 세상이 닫힘 버튼을 향한 우리의 욕망을 막아왔던 것일까? 이제는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닫힘 버튼을 누르면 전력이 소모된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전력 소모는 엘리베이터(혹은 엘리베이터의 문)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지 빠르게 닫히거나 느리게 닫힌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럼 대체 저 거짓말은 왜 생겨났고 어떻게 한때 우리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그건 이 거짓말이 반 정도(?)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닫힘 버튼을 누르면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온다는 명제는 물론 거짓이다. 그러나 닫힘 버튼을 누르는 행위가 상황에 따라 전력 소모를 더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이 아니다. 뭔 X소린가 싶지만 일단 설명을 들어보자.

이것은 한국 승강기 안전공단의 설명

닫힘 버튼을 누르면 문이 빨리 닫히게 된다. 문이 빨리 닫히면 미처 못 타는 사람(상상만 해도 안타깝다만)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한 번 더 타게 되니 결과적으로 엘리베이터 운행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당연히 전력 소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닫힘 버튼을 눌러서 뒷사람이 타지 못하게 되면 전기세가 더 나오니 뒷사람을 태우고 가자”는 말을 “닫힘 버튼을 누르면 전기세가 더 나오니 누르지 말자”는 말로 바꿔 놓은 것이다. 아마도 모두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기엔 복잡하니 대충 ‘전기세 나오니까 누르지 말라’고 버무려 놓은 게 아닐까 추측된다.

그렇더라도 뭔가 도깨비 장난 같은 기분은 든다. 뒷사람 태우고 가는 일이 과연 전기세의 영역일까 에티켓의 영역일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뒷사람을 매몰차게 버리고 가는 문화가 고작 전기세 걱정으로 바뀔 정도면 조금 슬픈 세상인 것 아닐까?

닫..지마... ⓒ중앙일보

가령 미국에선 90년대 이후 닫힘 버튼의 기능을 아예 없애 버렸다는데, 전기세 때문은 아니고 장애인, 노약자 등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한다. 이쪽이 좀 더 마음에 드는 설명 같다. 뭐 예전엔 전기 절약하자는 말이 대세였으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긴 하다만. 어찌 됐든 이제부터 아주머니께 확실히 말해주자. 전기세 더 안 나온다고.

#3 우리가 몰랐던 우측통행의 비밀

길을 걸을 때 우리는 보통 왼쪽이나 오른쪽에 몰려서 걷는다. 그래야 안 부딪히니까. 그런데 그렇게 한쪽으로 걷는 건 보행자 편의를 위해 그렇다 치고, 이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의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예전엔 초등학교 때부터 좌측통행 하라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왜 지금은 또 우측통행 하라고 여기저기 써 붙인 걸까?

?!? 태세 전환 무엇..?

(ⓒ좌. 오마이뉴스 김규환 우.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세계적으론 우측통행이 대세다. 일본이나 영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현재 대부분의 나라는 우측통행을 시행 중이다. 이유는 보행 시의 안전 때문. 우측통행 시 차도 위의 자동차와 마주 보며 걸을 수 있기 때문에 돌발상황을 피할 수 있고 횡단보도 위에서도 차량과의 거리를 확보하기 용이하다고.

거대한 빨간 색이 모두 우측통행이라고..

보행자들끼리의 편의도 이유인데, 이는 오른손잡이들 때문이다. 갑자기 웬 오른손잡이 타령인가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라 그렇다고 한다. 오른손잡이들은 짐을 오른손에 들 때가 많으니 우측통행을 해야 오른손에 짐을 쥔 사람끼리 부딪힐 일이 없다는 것.

와, 정말 편리하죠? ㅎㅎ.. ⓒ중앙일보 제공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우측통행이 대세인 건 확실한데, 예전의 우리나라는 왜 좌측통행을 했던 걸까? 그때는 오른손잡이보다 왼손잡이가 많았던 걸까? 아니면 좌측통행이 우리나라의 독특한 미풍양속이라도 되는 걸까?


실제로 2009년 우측통행이 처음 실행됐을 땐 미풍양속을 어찌 하루아침에 바꾸냐는 어르신들의 호통도 제법 있었다지만 글쎄. 좌측통행이 우리네 아름다운 풍속일 것까지는… 없어 보이고. 사실도 아니다.

확인을 해보자 ⓒjtbc

결론부터 말하자면 좌측통행은 문화고 뭐고 그냥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시켜서 한 거라고. (안녕, 미풍양속) 일본은 지금도 좌측통행을 고수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일제강점기에 한국 도로법을 일본식으로 정리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좌측통행이 일반화됐다는 것. 그럼 일본은 왜 좌측통행을 하냐고?

일본이 왜 거기서...? ⓒjtbc

기묘하게도 그것은 사무라이 때문. 봉건시대 일본은 골목마다 사무라이들이 칼 차고 돌아다니던 바람의 검심의 나라였는데, 이 열도의 파이터들이 칼을 왼쪽에 차고 다녀서 칼끼리 부딪히지 않게 좌측통행 문화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칼이 부딪히면 피가 거꾸로 솟아서 사무라이 베틀을 시작했다고 하니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문화적 방어체계였다고 해야 하려나.

그러니까 얘들 때문이다..

이렇게 열도 사무라이의 가오 잡는 문화가 들어온 이후 우리나라는 죽 좌측통행을 고수했다. 해방 후엔 미 군정이 들어와서 최신 서양 문물인 우측통행을 도입하는가 싶더니 - 차량만 오른쪽으로 다니게 하고 보행자 도로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덕분에 “차는 오른쪽”으로, “사람은 왼쪽”으로 다니는 문화가 정립됐다.


박정희 씨가 국가 최고위원장으로 계시던 1962년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는 좌측보행”이 원칙이라고 도로교통법에 명시되면서 좌측통행이 좀 더 일반화됐다. 이후 “사람은 왼쪽 길~ 차나 짐은 오른쪽 길~” 하는 교육용 동요가 보급되며 본격적인 좌측통행 규범이 자리 잡았고, 때문에 박정희 씨가 다카키 마사오 시절을 잊지 못하고 좌측통행을 강행한 건 아니냐는 설이 있기도…

각하가 진ㅉ 읍..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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