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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비트코인의 치명적 문제

조회수 2017. 12. 24.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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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밀림을 집어삼키는 전기 괴물이라고..

당신은 비트코인이 뭔지 아시나요? ‘암호화폐’라고도 불리는 가상 화폐입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실체가 없는 이 돈은 하나에 16,000달러를 넘겼습니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인터넷 거래소에서 이 돈을 구매하거나, 아니면 컴퓨터를 이용해 ‘채굴’해야 합니다.

비트코인 때문에 아마존 밀림이 사라질 수도...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지난주, 가상화폐 사이트 디지코노믹스는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에 쓰이는 전기의 양이 세르비아 국가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의 양을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2019년 7월, 비트코인 P2P 네트워크 전체 전기 사용량은 미국의 전기 사용량보다 많아진다고 합니다. 계산법이 맞는다면, 2020년 11월에는 지구 전체보다 더 많은 전기를 쓰게 되는 것이죠.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상 비트코인이 매년 177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지구의 대기에 내뿜어 숲을 사라지게 만들고 해안선을 없애며 말라리아를 늘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트코인 P2P 네트워크는 어쩌면 모든 우주의 에너지를 비트코인으로 만드는 목적을 가진 ‘분산된 초인공지능’으로 비유할 수도 있겠네요.

한 대학 교직원이 강의실에서 비트코인 채굴기를 돌렸다고 하는데, 전기비가 상당하겠네요. ⓒ페이스북 캡처

실제로 비트코인 P2P 네트워크의 목적은 비트코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개발자들에게 가상의 가치를 지불하고 비트코인을 만들어내도록 합니다. 최면화폐(hypnocurrency)라 불러도 무방한 이유입니다.


추적이 불가능하며, 현금만큼 신용이 확보될 뿐 아니라, 국가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물리적 실체도 가지지 않는, 거기에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평등주의까지 포함된 이 기술은 여전히 천재의 작품이라는 느낌을 풍깁니다. 그러나 지난 석 달 간의 폭등이 말해주는 현실은 과학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이 문제를 고치려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은 모든 거래를 기록하는 안전한 장부 기술인 블록체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P2P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그 장부를 생성,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거래 기록이 담긴 블록을 체인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장부 내용을 누구나 추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비트코인의 개발자 혹은 개발자 집단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시 알고리즘이라는 매우 어려운 수학 문제 ‘SHA-256’을 풀어야 합니다.


일정량의 거래 확인과 수학 문제 풀이를 통해 당신의 블록과 체인이 연결된다면 당신은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을 채굴이라 하며, 수학 문제의 풀이를 통해 블록의 생성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식을 ‘작업 증명(proof of work)’이라고 합니다.


“작업 증명 방식은 누구나 다른 이의 허가 없이 이 일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장점이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네트워크에 참여해 암호 문제를 풀기 시작한 이들이라 하더라도 장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코넬 대학의 암호화폐 및 스마트 컨트랙트 위원회 공동 대표인 에민 귄 시어러의 말입니다.


그러나 문제를 푸는데 왕도는 없습니다. SHA-256 알고리즘은 오직 모든 가능한 답을 하나씩 시도해 보는 방식으로만 답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진 알고리즘입니다. 더 많은 컴퓨터를 사용할수록, 더 빨리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컴퓨터를 24시간 켜 놓고, 팬을 돌리고, CPU를 오버 클릭 해야 한다는 뜻이죠. 뉴욕대학 조셉 본느의 의견입니다.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일 수도 있습니다. 전체 시스템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전체 해시 능력의 51%를 가져야 하며 그만큼의 에너지를 소모해야 합니다.


한편 만약 당신이 과거의 컴퓨터 과학자들에게 ‘책임자 없이 누구나 원하는 때에 네트워크에 참여하거나 떠날 수 있으며, 장부 결과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고 이야기했다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겁니다.”


비트코인이 바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이 작업증명이고, 블록체인에 새로운 블록을 추가할 때마다 추가 비용이 듭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점 때문에 평등주의는 깨집니다. 초기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자신의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 이 네트워크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래픽 처리장치가 CPU보다 더 해시 알고리즘을 잘 푼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더 많은 파워를 쏟아붓고, 더욱 정교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결과 채굴을 위한 FPGA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장비는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고안된 ASIC(주문형 반도체)입니다.

이런 식으로 수천 개의 장비를 돌려야... ⓒwikimedia

비트코인 채굴에서 에너지 소모도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가장 뛰어난 채굴장치는 10억 회의 해시 계산(Gh, 기가해시)을 위해 0.3 와트의 전기를 사용합니다. 이는 1킬로와트(kW)로 300기가해시(Gh)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한 번의 트랜잭션마다 초당 13,600 페타해시, 곧 234킬로와트시(kWh)를 사용하며 이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한 시간 동안 32테라와트시를 쓴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는 지구 전체 전기 사용량의 0.15%입니다.


더 효율적인 기기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메이누스 대학의 데이비드 말론은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하드웨어 효율은 줄당 2기가해시에서 10기가해시로 높아졌지만, 해시 레이트(hash rate) 역시 초당 30만 회에서 초당 200만 회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효과는 상쇄된 셈입니다. 2017년 해시 레이트는 1200만 회에 달했지만 하드웨어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기세가 올라가자 채굴자들은 ASIC 시스템을 전기가 저렴한 아이슬란드(지열 에너지가 풍부), 중국(정부가 전기세를 관리하며, 비트코인으로 규제를 피해 투기 가능)에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비트코인을 캘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외부 필진 '뉴스페퍼민트' 님의 기고 글입니다.


원문: 와이어드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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