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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따라 하는 친구가 꼴 보기 싫으세요?

조회수 2017. 10. 28. 18: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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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아이유병 걸렸어. 살려줘. ㅠㅠ"

의학이 발전하며 수많은 질환과 질병이 발견된다.

그러나 이 질병은 좀 특별하다.

이름하여 아이유병이다.

후후 오물오물

지난 9월 24일 종영한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직원으로 활약한 아이유의 행동 양식, 옷 입는 스타일, 걸음걸이를 따라 하는 사람에게 붙여지는 병명이다. 이 병에 걸리면 평소에 쩝쩝 소리 내 음식 먹는 사람, 독서라고는 <나루토>, <원피스>만 보던 사람도 새사람이 된다.


스웨덴 왕가의 식사 자리처럼 입을 오물오물 식사하게 되고 민음사에서 나온 <데미안>이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게 된다. 팔자걸음으로 걷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갑자기 아이유병에 빠진 친구가 조금은 눈꼴신 듯하다. 원래 책을 읽고 초콜릿을 먹거나 단발이던 사람들도 아이유병 걸렸냐는 핀잔을 듣는다. 욕을 피하려면 오히려 아이유가 하는 반대로 해야 할 판이다.


사실 아이유병뿐만 아니다. 영드 <스킨스>에 나왔던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퇴폐적인 모습을 따라 하는 카야병, 웃을 때 한쪽 눈 찡긋하는 남상미를 흉내낸 남상미병, 설리를 필두로 사진에 분홍 필터와 하얀 메이크업, 아날로그 파리를 곁들여 자신을 복숭아와 동일시하는 복숭아병까지 동종 질병의 역사는 깊다. 이제 이 흐름이 아이유로 넘어왔다.

한때 많은 사람을 빠르게 전염시킨 설리 병(복숭아 병)

사실 모방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병들의 핵심은 바로 매력이다. 사람들이 특정 인물을 모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매력에 대한 욕망은 당연하다. 그러나 매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세일러문이 눈 깜짝할 새 변신하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독특하고 매력 있는 나의 캐릭터를 가질 수 있을까? 가장 단순한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이다. 매력에 대한 단순한 고민은 그렇게 모방으로 이끈다. 아이유가 매력적이고 설리와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매력을 나도 가지고 싶다는 그 단순한 이유로 말이다.

새로움의 시작, 모방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욕망의 삼각형 이론으로 유명한 르네 지라르는 모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모방 심리라고.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한다.


이쯤이면 SNS의 수많은 아이유병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누군가를 모방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어제 술자리에서 들었던 재미있는 말투를 오늘 내가 무심코 사용하거나 친구가 머리를 넘기는 습관을 따라 하는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2000년대 중반, 이준기와 반윤희를 꿈꾸며 샤기컷을 했고 빅뱅을 따라 하이탑을 신었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신중할 필요는 있다...

한 사람의 가치관과 개성은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모방을 통해 형성된다. 사람 모두 젖먹이 시절 부모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자라나며 친구가 사는 장난감을 따라 산다.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따라 한다.


나이를 먹어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한 명쯤 자신의 롤모델이 있고 그 사람을 동경하며 닮고 싶어한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세대도 그렇게 성장했다. (심지어 필자의 할머니는 아버지에게 노인정에 같이 다니는 다른 할머니의 나이키 운동화를 사달라고 조르셨다.)


어쩌면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살아가며 누군가를 계속 따라 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천천히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이고. 처음부터 완성된 인간은 없다. 수많은 사람이 따라 하는 아이유, 오혁, 카야 스코델라리오도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누군가의 영향을 받았고 그 이후에 자신만의 매력이 발화한 것이다.

자신만의 스타일 없이 코디 누나의 스타일링을 묵묵히 받던 어린 아이유의 모습.

그러니 지금 당신 곁에서 보라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밥을 오물오물 먹는 친구를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지 말자. 한 대상에 대한 모방은 잠시뿐이다. 모방과 모방 끝에서 매력적인 당신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조금 더 솔직해지자. 남의 시선 아랑곳하지 않고 따라 하고 싶은 대상이 있으면 따라 하자. 매력을 가지고 싶어 한다는 그 본능을 존중해주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이유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가진 당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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