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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원 아파트를 영끌로 사려면, 어느 정도 소득이 적정한가?

조회수 2020. 10. 13. 11: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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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20% 내외에서 원리금상환을 부담하는 정도의 지출로 주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채상욱의 부동산 TMI #27

금융시장에서 일하면서 아마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사야 돼? 팔아야 돼?’와 같은 질문과, 둘째는 ‘오를까? 내릴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부동산 씬에서 활동하면서도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들은 똑같았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들으면서 정리하게 된 건데 반대로 ‘이 가격이 나에게 편안한 가격인가?’라고 반문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주거 서비스 측면에서 주거비용도 결국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볼 때, 주거비용을 소득에서 몇% 수준에서 쓰는 것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저는 총 세후 소득의 20% 내외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되도록 25%를 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작년 말 발표된 한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전체 가구 중 소득 3분위 기준으로 보자면 가처분소득에서 원리금상환 비중은 2017년 24.8%에서 2018년 27.7%로 높아졌습니다. 2015년 이전에 이 수치는 20%가 되지 않았었는데요, 현재는 러프하게 약 소득의 1/4를 원리금 상환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1분위의 경우 23.2%에서 28.1%로 높아졌고요,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의 경우 22.8%에서 22.7%가 됐습니다.


즉, 5분위 가계보다는 이하가구에서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좀 더 커졌다는 의미가 되겠죠. 원리금상환 이외에 앞으로 1주택 자가가구라 하더라도 보유세부담이 높아지는 환경에 있으니 주거관련 비용으로 나가는 금액은 점차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각자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 수준이 달라서 일반화 한 답을 하는 게 어렵지만, 제 생각에는 언제 어떤 시기에 주택을 사더라도, 그 주택의 구입으로 인해서 자신이 ‘편안하게 생각하는 가격’이면 좋을 것입니다. 아마도 소득의 20% 내외에서 원리금상환을 부담하는 정도의 지출로 실거주 주택을 구입한다면 여기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소득의 40% 내외의 범위에서 원리금상환을 해야 하는 수준이라면 편안한 가격대라고 느껴지지 않을 것 같네요.

가령 9억원의 아파트라고 한다면, 40% 대출을 받았을 때 3.6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키게 되는데요, 30년 만기 2.5% 금리로 원리금상환을 한다고 한다면 월 142만원(원금상환 약 67-70만원 수준)의 원리금상환을 하게 되며, 12개월 기준 1704만원을 냅니다. 세후소득의 20%라면 총 세후 금액은 8,520만원이구요, 이는 세전 기준 약 1.1억원 수준의 연봉 수준입니다.


외벌이냐 맞벌이냐 차이가 있겠지만, 소득 기준 이 정도의 비용을 커버하는 수준이라면 저 가격대의 주택과 유지비용이 편안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고 요, 저 비율이 조정이 될수록 ‘더 편안해지거나’ 혹은 ‘더 불편해지거나’ 할 것 같습니다.


6억원의 아파트라면 50% 기준 3억원을 대출받아서 살 수가 있고, 30년 만기 2.5% 동일 기준으로 본다면 월 118만원이고 연 1,416만원이며 20%의 주거 비용개념이라고 한다면 7,080만원이며 약 8,800만원 정도의 연봉 수준입니다.


무주택에서 1주택이 되고자 할 때, 고민할 게 가장 많지 않았나 하고 되짚어 생각해봅니다. 인생 최대의 고민 중 하나이기에 ‘사도 될까’부터 ‘오를까 내릴까’, ‘경제는 어떻게 돌아갈까’, ‘세금을 많이 낸다는데’, ‘안 사면 뒤처지는 거 아닐까’, ‘지금 샀다 물리는 거 아닐까’ 등 너무나 다양한 고민을 요즘에 더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은 거래를 주식처럼 하루에 몇 번씩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기본적으로 최소 4년 이상의 거주를 해야 할 목적이 생겼을 때, 그때 비로소 주택을 실거주로 매수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는데요(그 이하의 기간이라면 임차가 훨씬 주거비용 측면에서 싸니까요). 매수 시점에 이런 저런 고민을 할 때 궁극적으로 결국 ‘과연 이 가격대의 주거비지출이 내 기준에서 편안한가?’를 고민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무리한 매수’라는 것도 남이 보면 아닌 거 같지만 내 기준에는 무리일 수도 있고, 남이 봐서 무리일 수도 있지만 내 기준에선 아닐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저 20%라는 기준이 절댓값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어느덧 22~28% 수준의 원리금 상환을 하는 수준으로 주거비지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자신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주거비지출을 해야 할지 대략적인 감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저는 경험칙으로 20% 수준을 제시한 것인데요, 이 부분 역시 개인들이 각자 가감해서 반영하시면 될 것 같네요.


현재 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는 1주택 실거주자, 또는 1주택 갭투자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 말까지는 다주택자들이 주요한 매수주체 중 하나였지만, 9·13을 포함해서 이후 나온 거의 모든 정책들, 특히 7·10 정책이 다주택자의 부담을 늘리고 주택임대사업자도 아파트 매입형으로는 등록이 불가능하게 만들면서 매수 주체로서 다주택자는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감소한 상황입니다.


이런 변화로 2019년부터 매수 주체에 변화가 생겼고 이런 추세가 2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갭투자든 실거주든 뭐라고 부르든 간에 결국 무주택에서 1주택으로 주택을 매수했고, 또 잠재적으로 실거주를 목적으로 샀을 것이므로 거주 만족도를 위해서 기꺼이 최근 가격대로도 매수를 선뜻 하는 것이 1주택자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편안한 가격’인지를 대출 계산기 등을 통해서 한번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6년 연속 매경/한경 Best Analyst

하나금융투자(2014~현재)

LIG투자증권(2011~2014)

한국표준협회(2008~2011)

삼성물산 건설(2004~2008)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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