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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락하길 기다리는 것만큼, 리스크가 큰 도박은 없다!

조회수 2020. 7. 7. 12: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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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과 싸게 살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 결국 누가 승자인가?

놀라운부동산의 부동산 서프라이즈 #62

단언컨대 개국 이래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집값은 싼 적이 없었다. 언제나 주택은 참 비싸게 느껴진다. 그래서 상당수의 폭락론자들은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집값이 떨어진다면 가까운 나라 일본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믿는 사람들은 투자는 고사하고 자신의 집도 사지 않는다. 떨어질 때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집값이 싸졌기 때문에 오늘 집을 사러 가야겠다”고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2008년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가 이어지고 경기가 바닥을 쳐서 강남 집값이 30%씩 빠졌을 대도 마찬가지였다. 2014~2105년 집값이 다시 반등의 기미를 보이며 꿈틀거릴 때에도 곧 다시 주저앉을 것이라고 바닥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쌀 때는 더 싸질 것이기 때문에 오르면 곧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집 사기를 주저한다.


그렇다면 한번 다시 생각해 보자. 도대체 얼마가 적당한 가격인가? 집값이 싸다, 비싸다의 근거는 무엇인가? 과연 집값에 바닥은 어디고 꼭대기는 어디인가?

집은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리서치 센터인 마크로빌 엠브레인에서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가격 인식 설문조사를 꾸준히 실시해 오고 있다. 지난 결과를 보면 현재의 부동산 가격이 높은 편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82%에서 2016년에는 92.3%에 이르렀다. 그리고 자기 집에 사는 사람(88.5%)보다 전세(96.2%)와 월세(95.2%)를 사는 사람들이 집을 더 비싸게 느꼈다.

그리고 실제 정부에서는 2년마다 일반가구 주거실태 조사를 실시하는데, 대표적으로 가구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 Price to income ratio)수치로 발표한다. 이 데이터는 소득이나 주택가격의 중간값을 활용한다. 평균값을 사용할 때, 너무 높은 가격이나 높은 소득이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PIR은 중위가구가 집값을 지불하기 위해 얼마 간의 소득을 모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PIR이 5이면, 5년 치 연봉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UN 인간정주위원회는 PRO이 3~5면 적당하다고 보는데 우리나라도 2003년에는 4.8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2008년 5.8로 올랐다 2013년에는 5.5로 떨어졌다. 2015년 다시 5.7로 회복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8년에는 6.6이었다. 3년 사이 전국 주택가격이 거의 한해 연봉만큼 올랐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한 이래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홍콩의 2018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발표에 따르면 홍콩의 PIR은 19.4,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는 모두 16을 넘으며 시드니는 12.9, 밴쿠버도 12.6이나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만이 11.2로 상위에 랭크되었다. 우리나라만이 집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며, 세계 대도시와 비교해 유독 비싸다고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이 가장 비쌀 때는 내가 살 때?

흔히 부동산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비쌀 때는? 내가 살 때
부동산 가격이 가장 쌀 때는? 내가 팔 때

여느 장사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우스갯소리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잘 성립되지 않는다. 나는 실제 자신이 주고 산 가격보다 싼 가격에 부동산을 파는 사람을 서너 명도 만나지 못했다. 장사꾼이 이문이 남지 않는 장사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돈을 남기지 않는 거래는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택이라면 꼭 팔 필요가 없다. 자기기 들어가 살든 남에게 세를 내주든 보유를 하면 그만이다. 이들이 주택을 팔 때는 최소한 세금만큼은 가격이 올랐을 때이다. 물론 그 시기가 집값이 오르는 초기라면 문제가 생긴다. 당분간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가장 쌀 때 팔았다”는 탄식은 내뱉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살 때가 가장 싼 가격이다

신도시에서 수 십 년간 부동산 중개업을 한 사장님은 주로 신혼부부나 어린 아이를 둔 부부를 자주 만나는데 집을 사기를 망설이는 이들에게는 꼭 “당신이 살 때가 가장 쌀 때”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단순히 호객행위를 하려고 하는 말씀이 아니다. 수 십 년 중개의 경험이 묻어나는 충고이다.


집값은 경제가 좋아지면 오른다. 소득이 늘어나도 오른다. 인구가 줄면 내릴 수 있지만, 가구가 늘어나면 또 다시 오른다. 집값이 조정을 받는 것은 잠깐이다. 거래 구간을 1~2년으로 짧게 두면 아래로 내려가는 가격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5년으로 길게 늘려보면 그 역시 전 고점 이상으로 올라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평균 자가 거주 기간은 10년을 넘긴다. 그러니 어느 시기에 집을 샀든 팔 때는 샀을 때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고점에서 상투를 잡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내게만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은 망상에 가깝다. 이 망상은 자산형성의 시간을 늦춘다. 물론 내가 산 이후에 갑자기 부동산이 싸질 수 있다. 그러나 물건이 싸졌을 때 지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더 떨어지길 기대한다. 그렇게 1~2년 지나가면 싼 구간이 넘어가면 곧 상승 시기가 온다. 이때 어! 어! 어! 하다가 꼭지에 가서야 조급한 마음에 물건을 산다. 싸다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과 싸게 살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 결국 누가 승자인가?

글. 놀라운부동산(정형근)

유튜브 '놀라운 부동산'

카페 '놀부의 부동산 부자 스쿨'

'놀부의 부동산 DNA' 저자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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