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이후의 주택시장,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

조회수 2020. 4. 2. 10: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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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 세계가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하얀그림자의 부동산 시그널 #6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비드-19의 확산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노력했으나 사회적 거부감으로 인해 시행되지 못했던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및 원격진료 등이 코비드-19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월 말 이후 거의 1달 동안 지속한 사회적 거리 두기 및 이동자제는 대한민국 전체를 큰 실험실로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지 아니면 근본적이며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한번 경험했던 변화는 사람들의 경험과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앞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까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코비드-19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2019년 중반 수준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였으며, 거래량 역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시장의 추세가 바뀐 것으로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대출금리는 금융채에 대한 수요감소로 인해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폭적으로 상승한 공시가격으로 인한 재산세 및 종부세 부담의 대폭적 증가는 예정되어 있으나 보유자들이 어떠한 태도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흐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급격한 변동성과 개인투자자의 집중적인 매수 움직임을 보이는 증권시장에 비해 주택시장은 잠잠하다.

출처: 직방
주택 시장의 방향은 어디로 갈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주택 시장의 흐름은 어떨 것인가?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의 경기 활성화 노력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대규모 재정투자를 지속할 경우 우리나라는 많은 득을 볼 수 있다. 거의 전 분야에 걸친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촉발된 수요증가에 따른 경기 호황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실물경기의 호조와 유동성 증가가 맞물릴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주택을 포함한 자산가격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평소라면 금리를 인상해 자산시장의 과열을 막으려 하겠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부채를 떠안게 된 각국 정부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얻기 위해 이를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 통화가치의 하락은 부채의 부담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반면 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비드-19의 공포 및 재발로 인해 자본 및 인력의 이동이 억제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증가하는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가 위축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추세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수출의 감소 및 정체가 나타날 경우 자산 보유보다는 현금을 보유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해지는 디플레이션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시장의 경우 투자는 물론 실수요까지 줄어들게 됨으로써 주택시장은 장기적 침체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출처: 직방
급등과 장기 침체 2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코비드-19가 바꿔놓는 도시의 모습

코비드-19는 주택가격에 대한 단기적 영향보다는 오히려 상업용 건축물과 도시 공간구조에 대한 변화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재택근무의 확대와 각종 온라인 구매의 일상화는 오피스 및 상업용 공간에 대한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코비드-19가 과거 사스(SARS)나 메르스(MERS)와 달리 지속적으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큼을 감안할 때 기업들은 과거와 같이 대규모 인력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존에 보유했던 대규모 오피스 공간을 축소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재택근무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강남을 비롯한 주요 업무지역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몰(mall)’로 대표되는 대규모 실내 상업공간의 경우 사람의 집중에 따른 감염 우려로 인해 선호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판매용 공간에 대한 수요위축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었지만 코비드-19를 통해 그나마 유지되던 식음 공간에 대한 수요도 대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수요 감소로 인한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던 각종 테마상가 및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의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향후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출처: 직방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원격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교육의 경우도 ‘줌(zoom)’으로 대표되는 원격교육이 확산되면서 주택가격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교육’에 대한 관점이 변화할 수도 있다. 3월 들어 일부 학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원격교육에 대해 학생 및 학부모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러한 강의 형태가 보편화될 경우 굳이 학원 근처에 거주할 필요가 없음에 따라 학군지에 대한 선호가 낮아질 수 있다. 반면 최고 수준의 소수 집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기존 형성된 학원가의 경우 수요 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학원가 주변에 형성된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택근무의 보편화가 진전될 경우 주거 형태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업무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존재하지 않음을 감안해 볼 때 재택근무의 확대는 더 넓은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는 기존의 소형 선호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중대형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면적을 늘려가는 것은 비용의 증가로 인해 용이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알파룸과 같이 가변적으로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갖춰진 2015년 이후의 신축 주택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출처: 직방
트렌드로 자리한 알파룸.

교통의 경우 대중교통에 대한 선호가 감소할 수 있다. 감염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재택근무의 확대가 병행될 경우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의 편리성에 대한 가치부여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을 통해 많은 것이 해결되는 상황이라면 외곽의 저렴하고 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직주근접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주거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중심지역에 위치한 주택가격의 상승 및 도심지역에 대한 재개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보지 않은 길

코비드-19로 인한 충격은 현대 사회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것이며, 이에 따른 향후 변화 역시 현시점에서는 전망하기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 세계가 얼마의 시간 후에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점이다.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사회가 마비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다를 수밖에 없고, 달라야 한다.


예상치 못한 충격이 자산시장, 그리고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현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일수록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고 변화하는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특정 단지의 가격 변동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고 거시경제, 그리고 국제경제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시점에서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글. 하얀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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