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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은 정말로 집에 차가 한대라예?

조회수 2020. 2. 3.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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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퇴근 시간의 주요 도로는 거의 주차장 수준이다.

쏘쿨의 사람 사는 아파트 #61

얼마 전 부산에서 올라온 간호사분이 진지한 얼굴로 필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서울 사람들은 정말로 집에 차가 한대라예~?” 그렇다고 답하자 부산에 사는 자기 가족은 자기뿐만 아니라 여동생, 부모님 모두 차가 있다고 했다. 같이 사는 한 가족이 한 사람당 각자 한 대씩 출퇴근용으로 쓰는 차가 총 4대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 글을 읽으시는 지방분들은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시리라. 서울에서 나고 자란 필자 같은 입장에서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야기를 옆에서 듣던 서울 토박이 수강생이 물었다. “그럼 정말로 지방분들은 집에 사람마다 각자 차가 있어요? 미국처럼?” 부산 수강생이 그렇다고 답하자 서울 수강생이 놀라 눈이 둥그레졌다.

출처: 직방
집마다 한 대씩일 뿐이어도 이렇게 막힌다.

서울의 교통체증

서울은 출퇴근 교통이 아주 많이 막힌다. 출퇴근 시간의 주요 도로는 거의 주차장 수준이다. 특히 출근할 때 더 심하다. 아침에 10분만 늦게 나가면 도착 시간은 30~40분씩 차이가 난다.


차를 가지고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 주요 업무 지역(강남, 여의도, 서울시청)으로 출퇴근하려면 많은 시간, 기름값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 모든 걸 갖추었다고 해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직장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할 곳이 있어야 한다. 직장이 있는 건물에 주차장이 넉넉하면 걱정이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곳은 드물다. 근처 주차장에 월 주차비 수십만원을 내고 이용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그러면 이제 대중교통 이용을 생각해야 하는데, 전철을 먼저 보면 서울 곳곳에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고 저렴한 가격에 목적지 도착 시간이 정확해 바쁜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또 다른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를 보면 ‘버스전용차로’가 생기기 전보다 승객수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버스전용차로조차도 막히는 서울 중심 업무지구의 출퇴근 교통체증을 고려해야 한다.

출처: 직방
하… 이거 놓치면 지각인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지방과 달리 교통체증이 심하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반면 지방과 비교해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다. 촘촘한 전철망과 배차 간격, 막차 시간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지방에서는 교통체증이나 주차공간의 측면에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대중교통이 서울만큼 갖춰져 있지는 않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는 원하는 아파트에서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편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은 인문학이다.

이 모든 문제를 떠나 직장 근처에 쾌적하고 저렴한 아파트가 있다면 왜 거기서 살지 않겠는가? 일하는 직장까지 걸어서 단 몇 분 만에 출퇴근하는 걸 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다만, 강남, 여의도, 서울시청 주변에는 저렴하면서 질 높은 주거지역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서울의 30평대 아파트는 평균 10억대를 넘어서고 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서울 구 별 30평대 아파트 평균 매매 시세다.

직장과의 거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조건부터, 가용할 수 있는 자금까지 많은 것을 고민해야만 하는 것이 내 집 마련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 한 가족의 삶에서 시기별 가장 중요한 요소를 생각하면 정답을 찾을 수 있다.


평범한 가족이라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크기와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을 고려한 직장까지의 소요 시간을 전철, 도로 동선과 함께 계산해봐야 한다. 추가로 여러 후보 지역의 조건과 가성비도 고려해야 한다. 많은 지역을 둘러보고 많은 집을 보면서 가격 대비 가치까지 파악해야 진정 우리 가족에게 맞는 집에 점점 다가갈 수 있다.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맹목적인 수요 역시 높아진 소득수준에 비해 낙후된 아파트와 오래된 다가구, 가치에 비해 비싸기만 한 신축 빌라에 대한 실망 수요가 폭발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억눌린 욕구가 신축 아파트의 가파른 폭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교통부터 가족 모두의 삶까지

직장과의 거리, 다른 말로 하면 직주근접성. 이것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지역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분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다만, 아이가 있는 경우는 육아를 위한 환경을 고려해야 하고, 아이가 학령기가 되면 초품아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군 근처로 옮겨가는 수순을 겪어야 하는 변수가 있다. 직주근접, 육아, 학군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중요도를 배분해야 한다.


‘나는 다르게 살 거야!’라는 치기 어린 반대심리보다는 앞서간 내 집 마련 선배들이 왜 그렇게 해왔는지를 연구하고 받아들여야 할 점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자신만의 보금자리 마련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현명하다. 내 집 마련은 때로는 선택의 문제로 비추어지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은 틀림없다. 그만큼 큰 노력을 투입해서 전력을 다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말이다.



글. 쏘쿨

'쏘쿨의 수도권 꼬마아파트 천기누설' 저자

월급쟁이 부자들 (카페) 멘토

쏘쿨의 수도권 내 집 마련 여행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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