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가 하락한다

조회수 2020. 1. 30. 14:38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강남3구가 눌리게 될 경우에는 서울에서도 기타지역, 수도권 어딘가가 특출난 결과를 보인다.

이상우의 부동산 프리뷰 #9

최근 1주일 동안 수많은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대부분 용건은 같았다.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물음이었다. 그런데, 4일 정도 쉬는 동안 시장이 바뀌면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 라는 생각은 모두 잘 하지 않는다. 기존 주말에 이틀 더 쉰 것밖에 없는데, 그간 생각이 크게 바뀐다면 그것도 참 엄청난 일이다.


설과 추석은 국내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곡점 중 하나다. 흩어져 사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부대끼는 일은 월드컵 단체관람과 정치집회 정도밖에 없는 한국에서 그다지 가깝다고만 할 수 없는 가까운(!) 친척들이 서로 모여 조카 학업 현황 및 가족계획 등을 심화 탐구하는 자리가 꾸려진다. 


물론, 이 같은 대참화를 미리미리 막기 위한 가장 좋은 주제로 ‘부동산’이라는 거창한 이슈는 언제나 존재한다. 특히, 조부모의 숨겨둔 땅을 찾는다거나 하는 불효막심한 행동보다는 서울에서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얼마 되지 않는 자산이 이 대화에서 주요 먹이가 된다.

출처: 직방
강남 3구가 하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서울 매매가 변동률
KB시세(+0.16) vs 한국감정원(+0.03)

이번 설맞이 한국감정원의 선물은 더없이 효과적이었다. 다음 날 나오는 KB와 전날 나온 한국감정원의 매우 다른 가격 결과에도 아랑곳없이 모두 하고 싶은, 듣고 싶은 이야기만 했을 것이다.

출처: 직방
무엇을 믿을까?

시장에서 가장 원하는 주제는 바로 강남 아파트 가격 하락이다. 명절을 맞이한 사람들이 이런 뉴스를 추석도 아닌 설 이전인 연초부터 듣는 것은 매우 유쾌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개개인들의 목표 중에 올해는 뭔가를 해봐야(라고 쓰고 사봐야 하고 읽는다)겠다의 핵심주제가 집, 특히 아파트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3 구 같은 존재는 요즘 유명 백화점 인기매장에 오전 10시 30분부터 줄을 서야만 구할 수 있다는 명품 혹은 줄을 서도 돈을 아무리 가지고 가도 살 수 없다는 유명 시계와도 같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대거 내놓을 경우, 이를 인수하며 매도자에게 심심한 위로의 눈물을 흘려줄 훈련이 충분히 되어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출처: 직방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시세 흐름.
2019년 매매가격변동률을 보면, 멸망 수준이다.

2019년과 비교해보면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나타나야 한다. 당시 서울 및 경기의 부동산 가격은 매우 부진했다. 9·13대책 영향이라고 흔히들 주장하는 강한 규제정책에 대한 결과였다. 하지만 2019년 여름 이후 가격 흐름을 보면 정책 영향이 전부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은 어떨까? 서울 시장이 강세장이다. 주간 0.1% 상승이라는 것은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수치다. 주간 0.1% 상승은 연간 5.33%(52주 누적임을 감안하면 쉽게 계산된다) 상승률을 가져온다. 작년 8.4% 상승 전망이 5.33%으로 끝났던 것은 바로 주간상승률 0.1% 수준의 결과 때문이었는데, 나의 2020년 시장 전망인 4.0% 상승률은 현재 이 속도라면 넘치기 십상이다(주간 0.075% 계속 상승하면 4%쯤 상승하게 된다).

강남 3구가 하락하면..?

한국감정원의 강남 3구 하락여파가 반대로 나타난 지역이 어딘지를 감안해보면 더 신기할 따름이다. 동쪽 상승에서 서쪽 상승으로 옮겨간 결과가 양천, 은평, 서대문, 영등포, 동작 등에서 나타났다. 2019년에도 강남 3구 하락이 서울에서는 동작, 중랑, 구로 등의 상승으로 전환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출처: 직방
목동6단지 지난 3개월간 가격 변동률.

더 무서운 것은 경기도와 인천의 상승이다. 요즘 언론은 새로운 부동산 인기 지역을 만들어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아닌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다(조만간 지용성도 나올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최근 상승은 전 수도권의 힘을 모두 ‘수용성’에 몰아준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2019년으로 또다시 돌아가 보자. 그때는 이 같은 움직임은 구리에서 나타났었다. 시사점은 명쾌하다. 서울, 특히 강남3구가 눌리게 될 경우에는 서울에서도 기타지역이, 서울이 아닌 수도권에서는 어딘가 특별히 특출난 결과를 보인다는 사실은 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지만, 들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출처: 직방
강남 3구가 하락하면, 서울 기타지역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이 특출난 결과를 보인다.

2020년 부동산시장은 예측이 참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한 상승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호재성 이벤트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데 정책요인은 강하기 그지없다. 호재 없이 최고의 악재인 정부 정책이 맞물리는 상황에 고민은 커진다.


글.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이사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