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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안 잡히는 이유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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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의 트루 내 집 마련 스토리 #114

지난 11월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핀셋 규제가 발표되었다. 지난 2년여 동안 17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서울 집값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대책이 집값을 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서울 집값,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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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억제 대책만으로 가능할까?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으로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수요와 공급은 경제와 부동산학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결정 요인이다. 수요가 줄어들거나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내려간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 방향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싶으면 수요 확대와 공급 억제 정책을 시행한다.


현 정부는 2017년 8·2 대책, 2018년 9·13 대책, 2019년 11·6 대책 등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20회 넘게 발표했다.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전매 제한 및 정비사업 규제 강화 등 강력한 수요억제 대책을 쏟아부었고, 3기 신도시를 비롯하여 주택건설 30만 호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급 확대 대책도 발표했다.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정책을 펼쳤는데 왜 서울 집값은 잡히지 않는 것일까?

수요는 구매 능력과 구매 욕구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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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는 구매 능력과 구매 욕구로 이루어진다. 구매 능력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기자본과 대출한도가 구매 능력이 된다. LTV, DTI 등 강력한 대출 규제는 대출 한도를 줄임으로써 구매 능력을 낮춰 수요를 억제한다.


하지만 지금의 정책은 자기자본과 무이자 대출 개념인 전세제도를 간과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3억 원이 넘는 집을 구입 시 자금출처신고를 해야 하는 규제가 있지만, 자금출처신고를 못 할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들은 굳이 지금 부동산 투자 안 해도 되고 이미 많이 했다. 대출을 받지 않더라도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면 집값의 절반 정도 되는 금액을 무이자 대출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정부가 아무리 구매 능력을 제한하는 규제를 해도 자기 자본이나 전세를 끼고 구입하는 투자수요를 억제하지 못한다.


그리고 아파트는 유독 구매 욕구가 강하다. 개인이 소유한 아파트는 대략 전국 900만 호, 서울 150만 호 정도 된다. 그 가격은 지난 40년 동안 많게는 수십 배 상승했다. 이미 집값 상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오랜 기간 동안 먹어 길들여진 수요의 구매 욕구가 과연 2~3년 정도의 수요 억제 정책으로 사라질 수 있을까?


물론 집값이 너무 올라 시장의 임계치를 넘었고, 규제의 효과가 더해지면 몇 년의 안정기가 올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구매 욕구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냥 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인 구매 욕구가 더해진 아파트 시장을 수요억제정책만으로 잡기는 어렵다.

공급 확대 정책은 충분할까?

이번 11·6 대책 보도자료를 보면 도심 유휴지 개발과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30만 호 공급 계획 등으로 공급은 충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서울 내 유휴지 개발로 대략 4만 호, 도시 규제 개선으로 5만 호 정도 공급을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착공에 들어가야 확정되는 것이다. 이마저도 인구 밀집도가 높고 자가보유율이 낮으며 전국의 투자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서울의 특성을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공급 물량이라 할 수는 없다.


30만 호 공급 계획의 핵심인 3기 신도시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와 인천에 있다. 서울 아파트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서울 집값 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 정권 임기 내 빠른 진행이 필요하다.

직방에서 본 1기 신도시 일산의 최근 3개월간 아파트 시세 변동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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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는 주택 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의 성공 모델이다. 1990년대 대략 10년 정도의 부동산 시장 안정기를 가져왔다. 1기 신도시의 성공 요인은 좋은 입지에 많은 공급 물량이 빠른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기 신도시 사업은 1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역과 개인의 이익 우선 흐름이 더 강해졌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더 낮아진 현 상황에서 3기 신도시는 2기 신도시보다 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과거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기에도 뚜렷한 공급 감소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구 1,000만 도시인 서울에서 매년 2~3만 가구 정도의 신규 주택 공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안정적인 흐름이라 할 수도 있지만, 경기도 인구(대략 1,200만 명) 대비 주택 공급 흐름을 보면 서울은 하향안정이다.


기존 주택을 철거하는 정비 사업이 대부분인 서울의 주택 공급 방식 특성상 인허가 및 입주 물량이 순 주택공급량이 될 수는 없고 이러한 하향 안정 기조를 공급 감소가 없었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서울은 꾸준히 주택공급이 부족한 지역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급 확대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해외 선진국 어느 사례에서도 공급 확대 없는 수요 억제 규제만으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킨 나라는 없었고,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부동산 규제를 하는 나라도 없다. 오히려 집값이 오르면 규제 완화를 통해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대로 주택 공급 감소를 야기하는 정비 사업 규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 외에 대안이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돈을 더 벌고 싶어 하는 투자 수요는 존재하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부동산 집중도가 높다. 미국의 경우에는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70~80% 정도다. 예금 금리가 높은 시절에도 부동산 투자가 활발했는데, 저금리 상황이 된 지금 예금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주식이 있지만 전 재산을 베팅할 만큼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못한다.


반면, 아파트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 방어가 가능하고 기다리면 된다는 확신을 준다. 전세를 끼면 집값의 절반만 투자해도 되며, 여차하면 내가 거주해도 되기에 안정성, 활용도가 높은 상품이다. 아파트 등 부동산 외 다른 투자 대안이 별로 없는 것이 큰 문제다. 여기에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그래도 서울은 버틸 것이라는 심리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오랫동안 장기적 우상향을 경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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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상황에서 규제 대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대책을 내놓다 보니 필요 이상의 많은 규제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시장의 왜곡은 그만큼 심해져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책은 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서울 내 10~20만 호 이상의 많은 임대 아파트를 공급해주면 가장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3기 신도시만큼은 기성세대가 아닌 무주택 신혼부부와 청년, 사회 소외계층들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들의 당첨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고 저금리 대출한도를 대폭 풀어줄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고, 오히려 정비사업이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서 서울 새 아파트 공급을 늘려주는 것이 맞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속도를 내게 해주고 용적률을 파격적으로 늘려주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만큼 임대주택을 더 짓거나 추가 비용을 받아 임대주택 건설 비용으로 사용하면 된다. 궁극적으로 정비사업이 활성화되면 서울의 주택 공급 증가와 노후 도심 정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수요억제정책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강한 대출 규제를 유지해야 하겠지만, 주택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자는 LTV, DTI 등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고 우대금리도 적용해서 전세보다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집을 가진 자들의 주택구입은 어렵고 집을 가지지 못한 자들의 주택구입은 더 쉽게 해주는 것이 수요정책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세금 규제는 세수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면 거래세와 보유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거래세와 보유세 모두 강하다. 선진국 사례에서는 보유세는 높고 거래세는 낮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더 강화한다면 양도세는 완화해주어야 한다. 반대로 종합부동산세 등 거래세를 크게 낮춰준다면 양도세는 강화해도 된다.


부동산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부동산과 경제의 분리와 일관성이다. 건설 경기를 살려 경기 회복에 일조하겠다,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경제 논리는 버려야 한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따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급과 수요 정책을 수시로 변경하지 말고 한번 계획을 세우면 10년 정도는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국민도 정부 정책에 신뢰가 생기고, 믿고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인만 /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7일만에 끝내는 부동산 지식' 저자

네이버 카페 '김인만 부동산 연구소'

http://cafe.naver.com/atou1

유튜브 '김인만 부동산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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