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뜨거운 대전 부동산 시장, 전망은?

조회수 2019. 9. 11.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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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이를 보면 대전 부동산 시장만 상승세인 분위기입니다.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103

대전은 대한민국의 7개 특별시, 광역시 중 여섯 번째로 큰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구는 다섯 번째로 많습니다. 대전은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 도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지도를 보면 대전이 한가운데 있습니다. 이건 비서울에서는 교통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입지라는 의미지요.


하지만 역사적으로 충청권의 중심지는 대전이 아니었습니다. 충청도는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충주와 청주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두 지역은 충청북도 지역입니다. 충청남도에서는 공주가 대장이었습니다. 과거부터 서울(한양)로 가기 위해서는 천안삼거리를 지나야 했습니다. 대체로 그 전에 공주를 지나서 갔죠. 따라서 공주와 천안은 한 권역으로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현재의 공주를 보면, 지역의 발전 정도에 비해 교통 여건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고속도로 여건도 그렇습니다.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공주까지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철도망이 지나가지도 않습니다.


결국, 1932년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마저 공주에서 대전으로 옮기게 됩니다. 이 지역의 발전과 관련하여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장면인 것 같습니다. 이후 대전은 공주에 비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되니까요.

출처: 직방
대전은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 도시입니다.

대전의 아쉬운 발전 속도...

앞에서 설명해 드린 현재의 대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교통 요지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가 모두 만나는 지역, 고속도로와 같은 노선의 KTX가 지나는 지역이 바로 대전입니다. 결국, 대전이란 도시의 발전은 교통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전의 교통 발전은 수도권과의, 특히 서울과의 접근성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방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바로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제2의 행정도시로 개발된 것입니다. 그 개발의 일환으로 대덕연구단지로 종합되는 과학도시로서 행정도시 이외의 기능으로도 크게 발전합니다. 1993년에는 대전세계박람회(엑스포)를 개최하기도 했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각종 정부의 지원이나 화려한 발전상에 비해서는 제대로 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2의 행정도시, 과학도시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전의 발전 속도가 생각보다는 빠르지 않습니다.


물론 대도시로서 시스템은 가장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아마 신도시로 개발된 유성구 지역을 가보시면 더욱 실감하실 겁니다. 하지만 더 치고 나갈 수 있었을 것도 같은데, 갈 것 같다가 멈추고 또 갈 것 같다가 서고 계속 그런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대전광역시의 구별 아파트 평균 매매시세입니다.

대전이 더 발전하지 못한 까닭은?

다시 과거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대전은 같은 충청도에 있는 청주나 공주에 비하면 정말 미미한 지역이었습니다. 그저 경상도에서 서울로 올라갈 때, 스쳐 지나가는 지역 중 하나였지요. 과거 도시들 대부분은 철저하게 풍수지리 원리에 따라 건설되었습니다.


하지만 풍수지리적인 측면에서 대전은 매력적인 입지가 아니었던 거지요. 그저 널따란 평지가 있는, 게다가 비가 많이 오면 침수가 잘되는 그런 지역이었습니다. 대전이라는 말도 ‘한밭’이라는 옛말을 그대로 한자로 옮겨온 거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도시든, 집이든 배산임수 입지가 명당입니다. 적당한 산이 뒤에 있어서 북서 계절풍을 막아줄 수 있고, 물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입지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죠. 그런 입지가 대규모로 모여 있는 지역이 수도 입지로 선택받아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도시가 서울이지요. 물론 공주도 아주 좋은 입지고요.


대전은 이런 측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역사에서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랬던 대전이 교통망의 중심축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가 되었습니다. 자연환경으로는 명당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교통망이라는 인력의 힘으로 후천적 명당을 만든 것이지요. 공주에서 양보한 교통망 혜택을 제대로 받은 겁니다. 이렇게 대전이 큰 탈 없이 발전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지역의 반대 세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을 겁니다.


말 그대로, 대전은 백지와 같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가 쉬웠던 거죠. 하지만 이렇게 되다 보니 오히려 자가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는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주도적으로 개발과 발전을 진행하기보다는 수도권의 영향력 아래서 수동적으로 발전하다 보니 지속적인 자가발전이 어려웠던 것이지요.


이런 사실은 다른 도시들과 간단하게 비교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경상권에서는 부산과 대구가 대장 도시입니다. 2위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라권에서는 광주가 대장입니다. 역시 2위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제가 말씀드린 도시가 압도적으로 우월하다고 인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충청권에서는 현재까지 대전이 1등입니다. 이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죠. 하지만 청원과 결합하여 발전해가는 청주권과 전자도시 천안아산권, 그리고 미래 행정중심도시인 세종시가 어떻게 발전해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전이 미래에도 확실히 충청권을 주도해갈 것이라는 말씀은 자신 있게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충청권, 미래의 대장 도시는?

지금 충청권은 거의 모든 지역이 공사 중입니다. 개발하지 않고 있는 지역이 하나도 없습니다. 분명 10년 안에, 아니 5년 안에 충청권의 위상은 크게 달라져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대전보다 다른 지역의 발전 가능성이 큰 것이냐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만 보면 안 되겠지요.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게다가 아직은 충청권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대전의 역할이 매우 크니까요.


확실히 대전이라는 지역은 수도권의 역할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발전해온 것입니다. 그만큼 수도권에 거의 준하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어떤 의미에서는 맞습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서울의 일부 기능을 이양해온 것이죠. 일부 이양만으로도 수도권 위상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역으로 서울이란 도시의 위상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겁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대전은 수도권으로의 관문, 수도권의 기능을 분담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은 세종시라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대전과 역할 분담을 어떻게 나누느냐를 봐야 할 것 같고요. 산업 측면에서도 청주, 천안 등 타지역과 경쟁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 측면의 교통정리가 된 다음에서야 대전이 자가발전능력을 배양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전광역시, 발전의 숙제는?

대전은 수도권과 호남권, 경상권을 잇는 중개 기지로 아주 큰 입지적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통망은 이런 구도를 중심으로 개발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래서 저는 대전 발전의 열쇠는 ‘자가발전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대전을 지켜보고자 합니다.


자가발전의 개발 동력을 갖지 못한다면 대전의 장래는 밝지만은 않겠지요. 행정 기능으로는 세종시와 경쟁을 해야 할 것이고요. 산업단지 기능으로도 청주권, 천안권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미 많은 산업단지가 있는 대전이 왜 대전보다 작은 도시와 경쟁 구도여야 하느냐고요? 대기업이 있고, 없고의 측면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천안권에는 삼성이, 청주권에는 SK하이닉스가 있습니다. 아직 대전에는 연구소와 중소기업밖에 없습니다.


대전의 경쟁력은 과학벨트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대전이라는 도시는 산학연이 그나마 가장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 도시니까요. 이러한 제도의 시너지가 제대로 구현만 된다면 대전은 충분히 산업적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직방
카이스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입니다.

대전은 충남대학교와 카이스트라는 수준 높은 대학을 보유한 도시입니다. 소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기능도 대전의 가장 큰 자랑이지요.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의 메카로 키워낼 수만 있다면 대기업의 영향력이 없다 하더라도 산업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대전에는 시스템적으로 발전 잠재 능력이 갖춰져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추진력이 이 지역의 발전 방향을 판단할 관찰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대전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흐름

마지막으로 대전 부동산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대전은 1990년대 이후로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비약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른 지역이 아닌가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행정수도를 한 번 옮기려고 했었지요. 그때 땅이든, 집이든 간에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구쳤습니다. 대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었죠. 수도 이전은 불문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이 났고, 이후 대전의 부동산 시장은 다시 침묵 모드로 한참을 지내게 됩니다. 미분양이 쌓이기 시작했고, 주택 거래가 거의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활황기가 왔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과 맞물려 2009년 이후 부동산 시장에 한 번 더 불이 붙기 시작했죠. 이건 신규 주택에 대한 대전 자체 수요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세종시와 관련된 수요를 염두에 둔 풍선 효과 수요가 아닐까 합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최근 5년 대전의 인구 흐름입니다. 세종시로의 이동이 눈에 띕니다.

세종시의 기반시설이 정착되려면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겠지요. 그래서 가까운 대전의 기반시설을 이용하려는 수요층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종시로 가는 공무원들을 몇 분 만나봤는데 특히 교육 문제 때문에 그대로 서울에 남거나 대전시로 주거를 정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렇게 대전은 또 다른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전 부동산, 관심 지역은?

이때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곳이 기존에 잘나가던 지역들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서구 둔산지구입니다. 이곳은 한마디로 서울의 강남구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초기 신시가지로 개발된 지역으로, 모든 좋은 시설이 다 있습니다. 시청, 법원, 검찰청, 상업시설, 직장 등과 가깝고, 각종 편의시설 이용이 매우 편리하며, 학군도 좋습니다. 유일한 단점이 이제 조금 노후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최근 1년 대전의 구별 아파트 시세변동률입니다.

이 둔산지구와 쌍벽을 이루는 지역이 유성구 노은지구입니다. 둔산지구와 거의 붙어 있어서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중산층 이상 계층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지역입니다. 바로 노은2, 3지구까지 개발했으니까요.


대전은 광역시 최초로 아파트 평당 가격이 1,000만 원을 넘은 지역입니다. 지금은 모든 광역시의 고급 아파트가 1,000만 원이 훨씬 넘습니다만, 2000년도 초반만 하더라도 1,000만 원은 넘사벽 가격이었습니다.


아울러 대덕테크노밸리 내 단지도 대덕구에서는 손꼽히는 주거단지죠. 지금은 새롭게 개발된 서구 도안신도시가 대전광역시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 지역이 되었고요. 이 정도면 대전의 잘나가는 지역은 다 짚어본 듯합니다.


혹시 대전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유성구 도룡동과 노은동, 서구 도안동과 둔산동은 한번 눈으로만 봐두세요. 그리고 ‘아 괜찮은 지역이네’ 정도로만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전과 세종, 부동산 전망은?

2003년 전후 행정수도 이전 시도로 대구처럼 대전도 몹시 흥분된 상태에서 매물이 많이 공급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동안 침체되었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죠.


그러던 것이 2009년 전후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더니 작년에 많이 올랐습니다. 미분양도 많이 풀리고, 신규 분양도 잘되고요. 특히, 신규 분양 관련해서 요즘 많이 뜨고 있는 지역이 도안신도시입니다. 세종시와 아주 보기 좋게 분양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직방
대전 도안신도시의 새 아파트는 1,000만 원 중반~후반대의 평당 시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격이야 당연히 도안신도시가 높습니다. 명색이 대전광역시인데 인구 30만 도시와는 차이가 있죠. 하지만 세종시는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입니다. 아직 가시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종시는 대전과 비교해가면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왜냐하면 대전은 세종시와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많이 편리하거든요.


반면, 대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할 측면이 있습니다. 대전은 이미 대도시입니다. 그래서 서울과 같은 접근 방법으로 이해하시면 더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중구와 동구가 기존 대전 지역입니다. 진짜 구도심이지요. 서구와 유성구가 개발되면서 대전광역시는 확대되었습니다. 결국 구도심인 중구와 동구에는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존재하겠지만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새 주거시설이 집단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구도심 특성상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죠. 나홀로 아파트 재건축이나 일부 재개발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분양 당시에는 집중을 받을 수 있겠지만 입지 경쟁력에서 신도심에 계속 수요를 빼앗길 겁니다. 접근이 조심스러운 것이죠.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대전광역시 인기 아파트 리스트입니다.

유성구와 서구는 그나마 고정 수요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군도 좋고, 양질의 일자리도 많고, 무엇보다 계속 새로운 아파트들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제 세종시와 시너지도 주고받을 정도로 여유가 생겼습니다.


유성구, 서구는 새 아파트라면 10여 년은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구, 동구는 입주 5년 차부터 고민을 해보셔야 합니다. 팔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말이죠. 실거주라면 당연히 괜찮겠지만 투자로 들어가신 분들에게는 고민의 시간이 될 수 있으니까요.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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