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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재건축 아파트, 불공정이 부른 불합리적 선택

인간은 무조건 경제적인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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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용표의 내 집 마련 바이블#17

2019년 8월, 반포주공 1단지 관리처분 계획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언론에서는 해당 단지가 앞으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재초환)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가구당 4억 원 정도의 ‘세금폭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반포주공 1단지 정경. 10월 조합원 이주가 예정돼 있었으나 현재 잠정 연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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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조합원 한 모 씨를 비롯한 266명이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 1부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인데요. 이로써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재건축 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은 취소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스에서 집중 조명된 것은 2가지였습니다. 


1.당장 이주를 앞둔 상황이었는데, 재건축 사업 진행에 차질이 많을 것이다.

 

2.해당 단지의 조합원들은 세금 많이 내야 할 것이다.


‘왜 그렇게 되었나’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한 언론사 기사에서 힌트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재건축 이후 평형 배정’에 대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분양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전용 107㎡(42평형) 조합원의 경우 ‘1+1’로 2주택을 ‘전용 59㎡+135㎡(25+54평형)’로는 신청할 수 없다고 안내해 놓고 일부 조합원은 이 혜택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가구 배정에 형평성이 없었다는 것을 사유로 문제를 제기하게 된 거죠.

반포 재건축 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 취소? 원인은 '공정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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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이 보이시나요? 그렇습니다. 바로 ‘공정성’이 소송의 원인입니다. 같은 조합에 소속되어 있고 평등한 지위에 있는데 누구는 평형 배정이 되고, 누구는 안되는 상황. 불공정하다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행동경제학에 이와 유사한 실험이 있습니다. 바로 ‘최후통첩 게임’이라는 것인데요, 규칙은 간단합니다. A에게 10만원을 주고 B와 어떻게 나누어 가질지 정하도록 합니다. B는 A로부터 제안받은 금액이 마음에 들면 이를 수락하고, A와 B는 합의된 비율대로 돈을 받습니다. 만일 B가 제안받은 금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B는 제안을 거절할 수 있고 그 경우 둘 다 돈을 못 받게 됩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A가 5:5에서 6:4 정도의 비율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B는 이런 비율로 돈을 나누는 것에 동의했고요. 약간 드물게 A가 욕심을 부려 8:2로 제안해도 B는 제안을 수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만 볼 때 B는 9:1의 비율을 제안받는다고 해도 수락하는 편이 이득입니다. 비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를 거절하면 아예 돈이 안 생기니까 말이죠.


하지만 사람들이 언제나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B도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 한계선이 어디일까요? 실험 결과, YES에서 No로 돌아서는 한계선은 8:2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가 8을 가져가고 B에게는 2만 가져가라는 제안을 해도 B는 마지못해 OK 할 수 있는데, 9:1이면 ‘이건 공정하지 않다’는 마음이 들어 거절했다는 것입니다.

'최후통첩 게임'은 인간이 경제적 이익만을 따르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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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라도 생기면 B는 무조건 OK 해야 하지만 ‘이건 공정하지 못해’라는 마음이 경제적인 이익을 무시하도록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무조건 경제적인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반포 재건축 아파트로 시선을 돌려보겠습니다. 재건축 관리처분 계획 무효소송을 제기한 약 270명의 조합원이 소송을 걸면 사업이 지체될 수도 있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적용받게 되어 4억 원의 세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과연 몰랐을까요? 


짐작건대, 소송을 결정하기 이전에 누구보다 잘 알아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입 다물고 조합이 하자는 대로 하면 세금을 4억 원 아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재건축 사업 진행되면 금세 집값도 오르고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걸 그들은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송’을 택한 것은 그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합원인데 누구는 저렇게 평형 배정을 받고 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 만일 조합이 합의된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평형 배정을 했다면 이러한 소송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4억 원은 아주 큰 돈입니다. 하지만 그 엄청난 금액도 결국 ‘공정성’보다 크지는 못했습니다. 일을 공평하게 처리하지 않은 대가는 결국 가구당 4억 원의 세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건축 사업은 진행 과정에서 변수가 참 많습니다. 조금이라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조합의 공정성’을 잃지 않아야 함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글. 우용표 주택문화연구소 소장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저자' 저자

'경제상식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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