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계속 짓는데, 왜 가격이 오를까?

조회수 2019. 10. 2.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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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나올 수 없는 '묶인 아파트'가 늘고 있기 때문!

부동산스나이퍼의 부동산 시장 저격 #14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 때는 ‘부동산 시장(아파트)은 끝났다’는 믿음이 정설일 때가 있었습니다. 고령화, 저출산 등으로 줄어드는 생산인구,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신도시와 그에 따른 아파트의 공급 증가, 서울 내 뉴타운 등의 활성화 등 그에 대한 근거를 찾자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당시 “아파트를 사면 바보다”라는 소리를 들었고, 전세 가격만 나날이 높아져 갔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완전히 그 반대가 되었습니다. 전세 살면 바보이고 아파트를 구매해야 돈을 번다는 인식이 다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상한 점은 당시나 지금이나 정부는 공공, 임대, 민간 분양이라는 여러 방식으로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했다는 사실입니다. 왜 공급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르는 걸까요?

출처: 직방
분양세대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아파트 가격은 왜 계속 오르는 걸까?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의 서울 아파트 가격변화 추이를 보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3.8%가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초반에 살짝 떨어지다가 그 이후 상승하면서 +18%가 올랐습니다. 이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현 정부가 들어서고 +24%가 추가로 상승하였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게을리해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폭등했던 2016년에도 16,260세대를 공급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분양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은 오는 8월~10월 사이 개포 디에이치아너힐스, 고덕 그라시움 등 15,404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1년에 2만 세대 넘게 공급이 되는 건 적은 물량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요? 왜 안 떨어지는지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는 일명 못 파는 아파트 즉 ‘묶인 아파트’에 대해 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직방
전세 살면 바보?

묶인 아파트가 무엇일까요?

묶인 아파트는 여러 이유로 아파트 자체는 존재하지만 시장에 공급될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case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세금 과다 때문에 시장에 나올 수 없는 아파트 (증여로 전환)  

case2)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에 의해 8년 이상 매도가 불가능한 아파트

case3) 신축 아파트 전매 제한


전매 제한은 아파트 같이 실물로 존재하는 것 외에 분양권 같이 무형의 형태도 있죠. 8.2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조합원 분양권 및 지위는 전매 제한이 되었기 때문에(10년 보유/5년 거주 제외) 미래 공급예정 물량인 분양권도 거래가 안되고 있습니다.

착공 물량은 줄어들고, 묶인 아파트는 늘고 있다

1번 사항에 대해서는 투기과열지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규정이기 때문에 다들 아실 거고 2번과 3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서울시의 주택 착공물량은 2015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2, 3번을 이야기하기 전에 시장에 공급될 주택 호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서울시의 주택 착공물량을 보시겠습니다. 2015년에는 9.6만호가 착공했으나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대출규제, 청약제한, 전매제한 등) 로 인해 이후 갈수록 착공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9년에는 상반기에 28,767호가 착공했는데 하반기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간다면 5.6만호 수준으로 작년 대비해서 2만호 가량이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서 착공에 들어가는 아파트 물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아파트 착공 물량이 줄어듦과 동시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건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되면 단기(4년) 든 준공공(8년) 이든 상당기간 집을 팔 수가 없게 되어 실상 공급물량에서 제외된다고 봐야합니다.

출처: 직방
2017년 12월 정부가 임대등록활성화방안을 발표한 후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주택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위 그래프는 서울에서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주택 수입니다. 향후 8년간 시장에 못 내놓는 물건숫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도 시행 전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물건 건수가 월별 2,000~3,000호 인 것을 감안하면 2018년 1년 동안 엄청난 숫자가 등록을 했습니다. 2017년 12월 13일에 발표한 “임대등록활성화방안”에 의한 종부세, 양도세, 재산세 감면 효과 덕분이겠죠. 특히 18년 3월은 평소의 10배인 3만호 가까이 등록됐습니다.

3년 뒤의 공급 상황은 어떻게 될까?

착공물량은 3년 뒤 서울시의 아파트 공급물량을 결정합니다. 2018년에 착공된 물량은 2021년에 본격적으로 입주가 되면서 공급이 되겠죠. 착공물량 그래프를 보시면 2018년 주택 착공물량은 72,210호입니다. 허나 2018년에 등록된 주택임대사업자 주택수는 103,146호로 이를 상회합니다.


즉 2018년 한 해의 주택 공급량을 보시면 착공물량 대비 임대사업자로 묶이는 기존 주택물량이 더 커 공급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2019년에 착공물량이 줄어듦으로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3년 뒤에도 공급이 실질적으로 늘지를 않으니 아파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계속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선택지는 가정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출처: 직방
분양 또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신축 단지들.

8월 12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10월을 기점으로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전역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분양가 상한제 그 자체보다 전매 제한이 시장에 미칠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축 단지들은 아마 대부분 인근 단지의 80~100% 구간에 들어올 것이고, 8년 전매제한이 걸릴 겁니다. 


위 그래프에 나온 2015년 이후 착공물량도 대부분이 공정율 80%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으며 8년간 못 팔게 되겠죠. 상황이 이렇게 되면 공급이 씨가 마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착공물량 감소는 case3인 신축 아파트 전매제한에 결정타를 가해 묶인 아파트가 더욱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이 신축에 입주하는 방법은 청약 밖에 없습니다. 청약점수가 낮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신축에 입주하는 방법은 입주권이나 분양권 밖에 없었는데요. 앞으로는 귀한 몸이 된 비싼 신축을 사거나, 애매한 연식의 구축을 사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글. 부동산 스나이퍼

<유튜브 쪽쪽부동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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