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지방 분양시장 '역차별'

조회수 2019. 7. 23.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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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을 시장의 선택에 맡기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부동산스나이퍼의 부동산 시장 저격 #10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택지로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지난 한 주간 시장 분위기는 다시 관망세에 접어들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정말 집값을 잡을 수 있는 걸까요? 지난 칼럼에서는 분양가 상한제와 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선정기준 등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다루어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주요 도시의 민간택지에 전면 시행됐을 때 이것이 분양시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분양시장의 현재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주택을 공급하는 공급업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아파트 등 주택건설 및 분양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공급업자가 분양 사업을 확장하고 싶을지, 아니면 분양경기의 침체 우려로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고 싶은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죠. 그럼 공급업자의 생각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주택산업연구원에서는 공급업자들을 대상으로 현재 분양시장 여건에 대해 조사한 후 ‘분양경기 실사지수’라는 것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출처: 직방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지역별로 상이하다.

분양경기 실사지수를 살펴보면, 지역별로 분양시장 상황은 상이합니다. 먼저 서울 분양시장은 공급자가 판단하기에 작년 말과 비슷한 상황으로 지수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대구는 지난해 말까지 지수가 60~70대로 여건이 좋지 않다고 여기다가, 최근 100을 넘기며 분양시장 상황이 급격히 좋아지고 있고요. 이 말은 결국 대구의 신축 아파트 일반분양이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건축사들이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부산은 지수가 여전히 50점 대에 머무르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듯 분양시장 상황이 지역별로 다른데, 서울 일부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올랐다고 해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대대적으로 시행한다면, 겨우 살아나고 있는 대구나 광주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입니다. 더불어 부산같이 아직 회복을 못하고 있는 지역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겠지요.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더라도 이렇듯 지역별로 상이한 분양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행해야 합니다.

서울 분양가격 정말 폭등했는가

분양가 상한제는 취지 자체가 분양가의 폭등을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 평균 분양 가격이 정말로 폭등하고 있을까요?

출처: 직방
지난 3월부터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격은 상승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서울의 평균 분양가격은 지난해 9월 평당 2,308만원에서 올해 3월까지 꾸준히 상승해 왔는데요. 2019년 3월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전까지 분양가가 상승했던 원인은 서울 아파트는 청약하면 완판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9.13 대책 이후 청약 1순위 자격이 무주택자로 제한되고 9억 이상 아파트나 유주택자에 대한 중도금 대출 제한까지 겹치면서 청약 경쟁률은 높음에도 미계약분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약에 대한 관심은 높으나 무주택자 중 12~14억이나 되는 현금을 대출 없이 지불할 사람이 부족했으니까요. 


그러면서 미계약분을 자격 요건이 필요 없는 제비뽑기 추첨방식을 통해 처리하기 시작했고, 이는 현금 줍줍 열풍이라는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때문에 건설사들도 지난 3월 이후로는 분양가격을 더는 높이지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시장은 이제 9.13 대책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 또다른 규제가 추가되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다면 미래 공급이 줄어드는 등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건설사들은 아예 재건축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는 겁니다.

출처: 직방
직방 앱에서는 지도화면 위에서 분양예정, 입주예정 단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공급업자의 입장에서 예를 들겠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상시 적용되는 공공택지는 작년 위례 신도시 신혼 희망타운 23평 분양가가 4억 수준이었습니다. 시세는 8억 수준이고요.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게 되면 이처럼 거의 절반 가격으로 분양하게 됩니다. 은마아파트가 지금 당장 일반분양을 하게 된다면 최소 20억 이상으로 시세가 형성될 텐데, 10억으로 분양하라고 하면 과연 건설사나 조합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까요? 할 수가 없습니다. 아마 10년이든 20년이든 정책이 바뀌길 기다릴 겁니다. 이렇게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면 여러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중장기 공급부족에 의한 가격 재상승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강남 재건축 잡으려다 지방 경제 무너뜨릴 수도

강남 일부 단지를 필두로 재건축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한다면, 단기적으로 시세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이를 통해 다른 지역의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분양가 잡으려는 강남 주요지역은 공급물량을 잠그고, 규제를 받지 말아야 되는 지역 시장은 추가 규제로 시장을 침체시켜 역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서울과 인천의 미분양 불량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서울은 2017년 이후 미분양 물량이 거의 바닥에 가깝다.

서울은 분양가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미분양 물량이 바닥에 가깝습니다. 분양을 하기만 하면 고분양가 논란이 있지만 실상은 늘 완판됩니다.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이 낮아지면 희소성이 더더욱 커지고 청약 열풍이 불게 된다는 것이죠.

출처: 직방
인천은 2019년 들어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인천은 최근 단기간에 미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는데요. 서울과 똑같이 분양가 상한제를 하게 되면 주택 공급업자들은 공급을 멈추게 됩니다. 서울은 이미 아파트를 지을 곳이 더 없기 때문에 추가 공급이 단절 되도 도시 발전에 문제가 없지만, 인구가 추가 유입되고 지속 발전해야 되는 일부 지방 지역은 다릅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도시의 경제 발전을 저해할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인정할 건 인정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갖고 싶은 걸 못 가지면 계속 생각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YES를 외치면 본인한테 별로였다가도 갑자기 매력적으로 보이게 마련이죠. 2012~2013년 즈음은 굳이 강남이 아닌 경기도나 지방도 나름의 장점이 있어, 집주인들의 기호에 따라 시세가 적정하게 형성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쏟아지는 규제로 인해 오히려 ‘똘똘한 한 채’를 가져야 한다는 신념이 강해지고, 강남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투기가 아닌 거주용도로 생각하게끔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가격을 시장의 선택에 맡기는 과감함도 필요할 때라고 보여집니다.

글. 부동산 스나이퍼

<유튜브 쪽쪽부동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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