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부동산 관심층을 대상으로 자신만의 인사이트로 부동산을 분석하고 의사결정 하는 방법을 최대한 알기 쉽게 알려 드려왔다고 자평해 오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분이 의사결정을 여전히 어려워합니다.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빠숑님, 올려주시는 모든 칼럼을 읽고 직터뷰 영상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보았습니다. 말씀대로 자신의 인사이트를 가지고 매수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아직 매수하기가 두렵습니다.”

오늘 칼럼은 여전히 부동산 의사결정이 어려우신 분들이 꼼꼼하게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칭찬부터 해드리고 싶습니다. 꾸준히 칼럼이나 기사, 영상을 보고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그래도 부동산이란 어려운 대상과 친해지고 있는 단계에 계신 겁니다.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1단계는 성공입니다.

2단계는요. 그냥 바로 매수하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칼럼과 직터뷰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확신을 갖고 있는 몇 개 아파트를 매수 대상으로 선정해 놓고도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지 선택을 못 하시는 분이 대단히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가 늘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본인의 마음이 조금 더 끌리는 것으로 하시라고요. 사실 더 끌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걸 스스로 정리해 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인사이트입니다.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으시고요.

‘무조건 싸기 때문에’처럼 제가 그동안 드렸던 메시지와 무관한 이유가 아니라면, 틀림없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선정하셨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도 판단 기준이 안 생기면 객관적으로 인기 많고 조금 더 비싼 아파트를 선택하세요. 그렇게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낮습니다.

“그런 물건을 살 돈이 없어요!”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건 제가 해결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작은 비용으로 큰 비용이 필요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분께 제가 드릴 비법은 없습니다.

그런 물건을 추천 강의를 하는 강사가 있나요? 그럼 그 사람에게 문의하시면 됩니다. 전 그런 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매수하는 방법은 모릅니다. 제가 강의나 칼럼이나 영상을 통해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확률이 높고 리스크가 낮은 부동산을 선정하여 매수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내용입니다. 그 기본만 지키면서 스스로를 믿으세요. 그렇게 매물을 고르고 의사결정 하는 겁니다.

세 가지만 당부드리겠습니다.

첫째, 여러분께서 선택하신 아파트의 시세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말이죠. 그렇다고 두려워하거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너무 나쁜 입지, 너무 나쁜 상품성을 가진 아파트가 아니라면 시간이 대부분 해결해 줍니다. 적어도 인플레이션만큼은 말이죠.

그런 일정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마음가짐은 있어야 합니다. 대출을 받았다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대출 이자 및 원금만 아니라면 됩니다. 단기적인 자금으로 운영하려는 것이라면 그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일 뿐이니까요.

둘째, 부동산 공부를 정말 많이 하는데 자신만의 인사이트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틀림없이 생기셨을 거예요. 그런데 자신의 인사이트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뿐일 겁니다.

제가 부동산 공부를 열심히 하셨다고 하는 초보분들 몇 분과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빠숑: 저에게 문의하신 물건을 제가 알려드린 방법으로 분석해 보세요.

초보: 이것, 이것, 이것은 좋다고 생각하고요. 저건 좀 그래요.

빠숑: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그 물건을 좋아할 것 같습니까?

초보: 그 지역에 살고 싶은 사람들은 당연히 좋아하겠지요.

빠숑: 그 단지를 매수하거나 임차로 거주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던가요?

초보: 예. 많아요. 매물이 거의 없어요. 임대 물건은 아예 없어진 지 오래고요.

빠숑: 그렇게 잘 알고 계시는 분이 왜 제게 질문을 하시죠?

초보: 그 옆 동네에 갭(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 금액, 투입 금액)이 작은 물건이 있어서요. 싸게 살 수 있는 것이 무조건 더 좋을 거라고 어떤 분이 추천해 주셔서, 그 지역은 다른 지역이 오를 때 안 올랐기 때문에 이제 오를 타이밍이 됐다고 그러셔서요.

빠숑: 선생님 생각에는 그럼 그중에 어떤 걸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초보: 저 같으면 처음에 관심 가진 물건을 사고 싶은데 전문가분이 싼 것을 추천해 주셔서요.

빠숑: 저는 스스로를 믿으셨으면 합니다.

단언컨대 싸고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나만 아는 저평가된 물건도 없습니다.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말씀입니다. 본인의 인사이트를 신뢰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신 있게 의사결정 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부동산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부동산 자체가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시장이 내가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그건 거대한 지구처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 바뀔 수 없는 대상이라는 것이지요.

부동산 공부를 하면 부동산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뀝니다. 부동산에 대한 내 시각이 바뀌고 내 태도가 바뀌고 내 자신감이 강해지니까요. 부동산 공부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세상에 대한 의심, 사람에 대한 의심, 내가 관심 갖는 부동산에 대한 의심을 없애기 위함입니다.

아마도 누구나 여러분과 똑같은 불안감이 있을 겁니다. 자신의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부동산 전문가, 투자 고수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따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 대단하신 분들이 주시는 답변이 모두 다른 방향일 경우도 꽤 많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조정기인지 상승기인지 판단이 안서는 경우는 더 혼란스럽지요.

다시 한번 당부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부동산은 여러분들이 선택하시는 겁니다. 여러분의 의심에 대해서 하나하나 스스로 답변서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많은 의심이 해소될 것입니다. 의사결정 하기가 좀 더 자유로우실 겁니다.

그리고 부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지시길 바랍니다. 내 결정이 단기적으로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 결정을 내가 내렸다는 이유만으로도 이미 가치 있는 일을 하신 것이니까요.

이렇게 다시 시작해 보시죠. 오늘부터 직방으로 여러분의 관심 아파트 리스트를 만들어 보세요.

매물 검색 필터를 보고 나만의 기준을 적용해보시길 바랍니다. 20평형대인지, 30평형대인지, 준공년도는 몇 년 이하로 할 것인지, 전체 세대수는 몇 세대 이상으로 할 것인지, 거주민 평가로 별 몇 개 이상 집을 선택할 것인지 말이죠. 이 지역 실거래 정보와 매물 목록까지 확인한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공부는 없겠지요. 직방과 제가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