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 아파트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해보려면?

조회수 2018. 12. 2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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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입지 공부는 이래서 하는 겁니다.
No.1 부동산 앱 직방이
집 구하는 모든 분에게
유용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부동산, 어떻게 살 것인가?’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그 두 번째 시리즈로,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온 컨설턴트,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인 파워블로거,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김학렬 소장과 함께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를
연재합니다.

논리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부동산 입지를 보는 시야를
넓혀드릴 칼럼과 함께
매주 수요일에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주)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66


'It's the Location!'


제가 저자 사인을 요청받으면 자주 활용하는 멘트입니다. 부동산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동산 투자 시 가장 확률이 높고, 가장 리스크가 적은 방법이 바로 좋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던 양적인 수요가 중요했던 과거 부동산 시장에서는 입지 가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입지 가치는 단지 최초의 시작 가격만 차이를 줄 뿐, 결국 입지가 좋든 나쁘든 모든 부동산이 상승했기 때문이지요.

출처: 직방
강남역 일대의 교차로. 부동산은 입지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2000년대까지는 양적인 부족을 채우는 시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국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세가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했던 유일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는 지역마다 다른 방향성과 기울기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오르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오르지 않는 지역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가격이 빠지는 지역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더 신기한 것은 계속 오르던 지역도 어느 날 가격이 하락장세로 바뀌기도 하고, 반대로 가격이 빠지던 지역이 다시 상승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기인데 어떤 지역은 오르고, 어떤 지역은 내렸습니다. 심지어는 같은 지역인데도 어떤 아파트는 계속 오르고 어떤 아파트는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2000년 후반 이후 달라진 전국 부동산 시장의 컨디션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제 대세 상승, 대세 하락이라는 용어로 부동산 시장을 한 번에 설명할 수 없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양적인 수요시장에서
질적인 수요 시장으로의 전환

왜 이런 시장의 변화가 발생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양적인 수요가 충족된 곳은 질적인 수요 시장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질적인 수요 즉, 입지별로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디테일하게 고려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죠.


입지가 좋다는 것도 질적인 수요의 한 측면입니다. 입지별로 다른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상품이 좋다는 것도 질적인 수요의 또 다른 측면입니다. 상품별로 다른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입지가 좋다는 것은 교통, 상권, 교육, 환경이 좋다는 것입니다. 상품이 좋다는 것은 입지 요건 이외에 여러 상품적인 요소가 좋다는 것입니다.


상품적인 요소에는 브랜드도 있고, 대단지라는 조건도 있습니다. 단지 내 조경도 상품적인 요소이고, 커뮤니티 시설, 마감재, 특화 서비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입주민의 신분이나 계층까지도 질적인 수요 시장에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렇게 입지적인 장점이 많은 곳, 상품적인 수준이 높은 곳은 타 입지, 상품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쌉니다. 가격이 바로 질적인 상품의 경쟁력이 좋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됩니다.

강남 부동산 시장을 알아야 하는 이유

가격만 놓고 보면 입지 경쟁력이 가장 좋은 곳이 강남입니다. 이 강남이라는 입지에 대단지 새 아파트라는 상품 요소가 갖춰지면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겁니다.


최근에 강남권에 신규 분양한 거의 모든 아파트가 1순위 완판됩니다. 분양가가 평당 4천만 원 이상으로 매우 높은데도 말이죠. 시세가 많이 상승한 서울 어디에서도 강남구와 서초구를 제외하면 분양가가 평당 3천만 원을 넘는 곳은 아직 없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 정보입니다. 5천만 원에 육박하는 분양가에다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전체 타입 1순위 청약이 마감되었습니다.

강남이라는 곳은 이제 양적인 수요, 즉 공급 세대수와 가격으로만 해석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질적인 수요층이 어떤 상품을 희망하고, 그 상품에 어느 정도까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하는 시장인 것이죠.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강남이지만 사실 강남에 투자하는 분들은 절대적인 수로 보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왜 강남 부동산을 알아야 하는 걸까요? 강남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해도 강남의 부동산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의사결정 행태들이 대한민국 거의 모든 지역 부동산의 향후 트랜드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양적인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된 곳의 소비자는 질적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서울의 대부분 지역이 그렇고 경기, 인천의 꽤 많은 지역이 질적인 수요 시장으로 돌입했습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부산, 대구가 질적인 수요 시장의 세계로 본격 진입했고요. 대전, 울산, 광주, 제주 등 광역지자체도 이미 시작된 단계입니다. 세종시는 태생부터 질적인 수요 시장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이렇게 질적인 수요로 전환되는 지역이라면 반드시 서울의 부동산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합니다. 결국 현재 서울의 모습이 앞으로 각 지역에서 부동산 시장이 전개되는 패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파트 시세는 적정한 걸까?"

질적인 수요 요건을 상당 수준으로 갖춘 아파트가 계속 분양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권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강남권 재건축 분양 아파트 청약 결과를 꾸준히 관찰하셔야 합니다.


이 아파트들을 분양받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아파트들의 입지 조건, 상품 구성에 따른 가격 책정 전략을 보시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내가 관심이 있는 지역, 상품에 직접 적용을 해 봐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지금 샀거나 살 계획이 있는 아파트의 가격이 적정한 수준인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살 만한 가격인지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세만 보고 투자한 아파트의 시세가 과거 대비 많이 오른 가격이라면 위의 방법으로 여전히 적정 수준인지 너무 많이 오른 것은 아닌지 반드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입지 조건이 같다면 오래된 아파트의 시세가 새 아파트의 시세를 절대 역전할 수 없습니다. 질적인 상품으로써의 경쟁력이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구 아파트의 시세가 새 아파트의 시세 가까이 도달했는데 새 아파트의 시세가 계속 오르지 않고 있는 지역이라면, 그 구 아파트의 가격은 과대평가되었다고 판단해도 됩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필터를 활용해 같은 지역 내 준공년도에 따른 가격을 비교해보세요.
입지 공부를 하는 이유는?

2015년 11월에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여 분양했던 송파 헬리오시티라는 단지가 있습니다. 단일 단지로 9,510세대나 되는 거대한 단지입니다. 일반 분양분은 1,558세대고요. 시공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입니다.


평균 분양가는 평당 2,600만 원이었습니다. 당시 이 아파트의 분양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전문가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요? 계약까지 무사히 완판되었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송파 헬리오시티의 매매 시세입니다. 당시 분양가는 비싼 것이었을까요?

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기대 가치보다 가격이 높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입주를 앞둔 현재 시세는 평당 4,400만 원 전후입니다. 결국 분양 당시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한 전문가들이 아닌 소비자가 시장 가격을 결정한 것이죠.


이와 같은 방법으로 각 지역에서 분양이 잘된 단지와 안된 단지의 상품 가치와 분양가 및 시세를 비교해 보세요. 그리고, 내가 매수하고 싶은 지역의 상품 수준과 비교해 보시고요. 입지를 공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적정 가격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너무 비싼 가격이라고 판단되면 아무리 빌 게이츠도, 이건희 회장이라도 절대 사지 않을 겁니다. 입지 공부는 좋은 입지를 찾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정한 시세인지 판단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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