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vs 서초구, 국내 최고의 부동산 입지는?

조회수 2018. 11. 7.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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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59. 그런데 이 비교가 의미가 있을까요..?
No.1 부동산 앱 직방이
집 구하는 모든 분에게
유용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부동산, 어떻게 살 것인가?’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그 두 번째 시리즈로,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온 컨설턴트,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인 파워블로거,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김학렬 소장과 함께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를
연재합니다.

논리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부동산 입지를 보는 시야를
넓혀드릴 칼럼과 함께
매주 수요일에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주)

2014년 9월, 반포동 한신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가 분양되었습니다. 1차 분양가가 약 3,900만 원, 2차 분양가는 무려 5,000만 원이었습니다. 전체가 아니라 평당 가격이 말이지요.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 평형이 모두 1순위에 마감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아파트는 2018년 10월 기준으로 평당 8천만 원 전후의 시세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 덕분에 서초구 반포동은 영원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강남구 압구정동의 시세를 역전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강남구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는 서초구 아파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아크로리버파크의 평당가입니다. 평당가가 무려 약 8천만 원에 달합니다.
'아, 그 아파트...!'
알 만한 단지가 즐비한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이전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단지는 2009년에 입주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입니다. 지하철 9호선 역세권이며 최고 학군인 8학군에 있고, 신세계 강남점, 파미에스테이션 등 대형 유통 시설과 대한민국 최고 규모의 고속버스터미널이 인접해 있습니다. 5대 대형병원 중 한 곳인 강남성모병원이 있으며, 한강 둔치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입지 평가 시 사람들이 선호하는 기준을 모두 갖추고 있는 최고 인기 아파트이죠.


입지뿐 아니라 아파트 상품 자체도 이전 아파트들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래미안이라는 최고 인기 브랜드에 2,440세대 대단지, 수영장에 야외 카페까지 갖춘 시설은 말 그대로 아파트 입주민이라면 꿈꾸는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로망 아파트인 셈이지요.

출처: 직방
직방 거주민 리뷰에서 본 한 래미안퍼스티지 거주민의 리뷰입니다. 평가를 통해 만족도를 짐작할 수 있네요.

물론 서초구에는 최고라 칭할 만한 단지들이 또 있습니다. 래미안퍼스티지와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았던 반포자이 역시 상품 평가, 입지 평가로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하지요. 그 외에도 반포힐스테이트, 반포리체 등도 그동안 압구정동에 밀려 움츠려 지내던 서초구의 위상을 높여준 단지입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최고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던 래미안퍼스티지도 아크로리버파크에 왕관을 넘겨주었습니다. 물론 아크로리버파크도 영원히 황제의 자리를 유지하진 못할 것입니다. 계속 새 아파트가 분양되고 입주할 테니까요.


아직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되지 않은 강남구에 비해 서초구는 거의 전 지역이 새 아파트로 업그레이드 중입니다. 잠원동의 대부분 단지 역시 이미 재건축 진행 중이며, 반포동의 대장주인 반포 1차 주공아파트는 가장 높은 시세를 유지하며 재건축을 준비 중입니다. 게다가 서초구의 원조 강자였던 방배동까지 재건축,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강남구가 긴장하기 시작했다는 풍문이 들리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최고의 단지가 될 후보들이 강남구가 아닌 서초구에서 쟁쟁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요.


현시점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부동산 입지, 강남구의 아성을 넘보는 위상까지 오게 된 서초구는 과연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앞으로 정말 강남구를 넘어서는 지역이 될까요?

출처: 직방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뒤로 반포자이의 모습이 보이네요.
서초구의 탄생

서초구는 1988년 강남구에서 분구(分區) 되었습니다. 강남구와 같은 뿌리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교육 학군도 같습니다. 그 유명한 8학군으로, 같은 강남권이라고도 하는 송파구와는 학군 자체가 다릅니다.


학군은 이런 면밀한 부분까지 따지는 분들이 송파구를 강남권으로 인정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서초구의 위상은 강남구만큼이나 높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서초구와 강남구 아파트 평당가입니다. 강남구가 서초구보다는 높은 시세를 보이네요.

특히 서초구민의 자부심은 대단하지요. 현시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입지인 반포동을 중심으로 강남구와 경쟁하기 위한 지역 프리미엄을 꾸준히 쌓아가고 있습니다. 비강남권인 다른 지역과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작구, 관악구와 인접해 있지만, 그 누구도 동작구와 관악구를 서초구와 비교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동작구에서 서초구와 붙어 있는 흑석동뿐 아니라 상도동, 이수동 지역 주민들은 스스로 동작구 권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포 생활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만큼 서초구는 자체 자부심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도 편입되고 싶어 하는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강남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강남구 vs 서초구

현재 시점에서 시세만 놓고 보면 서초구가 강남구보다 더 위상이 높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2009년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의 입주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대한민국 최고 아파트라는 위상이 압구정동에서 반포동으로 확실하게 넘어왔다고 많은 분이 평가합니다.


주상복합인 도곡동 타워팰리스삼성동 아이파크는 아파트가 아니라 특별한 주거 상품이라고 한다면, 일반 아파트 중에서는 이 두 아파트가 최고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출처: 직방
입주 40년 차를 바라보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의 위엄입니다.

하지만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절대 반포동 위상을 압구정동 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아파트의 최고 위상은 여전히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라고 평가합니다. 반포동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라는 브랜드에 들어오지 못했던 사람들이 사는 주공아파트라고 평가를 했으니 말입니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보면, 두 곳 모두 접근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아주 부담스러운 동네입니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는 강남구든 서초구든 누가 일등을 해도 상관이 없겠지요. 하지만 내가 그곳에 들어갈 수 있든 없든 1위 지역이 어디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그래서 이 경쟁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이 지지부진하고 있는 동안은 강남구보다 서초구에 관심이 조금 더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초구 내 거의 모든 아파트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고, 양재권역 개발, 방배동 개발 등 여러 개발 호재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초구는 강남구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아파트만 놓고 보면 한동안은 서초구가 강남구를 역전할 수 있겠지만, 전체 지역 평가로 보면 강남구가 1등 지역이라는 위상을 서초구에 뺏기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아니, 애초부터 서초구와 강남구는 그 시작이 달랐습니다. 서초구 시세가 아무리 많이 상승해도 강남구에는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서초구가 강남구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

하나의 부동산 개발 사례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있습니다.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 5천억 원에 매입할 때 이미 강남구의 위상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출처: 직방
가까운 미래, 강남구 삼성동 일대의 위상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물론 일부에선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과다 지불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전력 부지는 그 가치 이상을 충분히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전에 면밀히 시장 조사를 한 현대자동차는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불한 것이며, 개발 사업이 완료될 즈음이면 강남구의 위상은, 특히 삼성동의 위상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높이 올라가 있을 겁니다.



한국전력부지 개발은 단순히 오피스 시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와 함께 GTX, KTX, 복합환승센터 등의 교통망 확충은 물론 종합운동장 부지 개발, 아울러 영동 지하도시 개발 등의 어마어마한 개발 계획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초구에는 한국전력 부지 개발 사업 정도의 위상을 가질 만한 호재가 없습니다. 반포주공1단지가 재건축되어도, 양재우면지구에 아무리 많은 연구 단지가 들어와도, 현대자동차부지 개발 호재에 비견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주거지역만 비교해도 압구정동 재건축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 어림짐작도 쉽지 않은 핵폭탄을 예비 전력으로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서초구는 이미 최고의 입지

강남구와 서초구 과연 누가 이길까요? 아니, 누가 이기는 것이 과연 중요할까요? 비강남권에서 보는 서초구는 이미 최고의 부동산 입지입니다. 최고의 주거지이자 업무 시설 타운이며, 최고의 자연환경과 화려한 상업 시설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굳이 강남구와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올려다볼 곳보다 내려다볼 곳이 많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지역이니 말입니다.


왠지 강남구는 개인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부동산에서 강남구는 하나의 이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강남구는 굳이 들어가 거주할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업무지역으로만, 상업 시설로만 접근하면 어떨까 합니다. 막연히 소유할 수 없음을 한탄하기보다는 오히려 활용을 제대로 하자는 의미입니다.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일을 하는 공간으로, 그곳의 기반 시설을 즐기는 공간으로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강남구보다 서초구가 조금은 더 가까운 느낌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강남구보다 서초구는 실제로 걷고 싶은 거리도 더 많고, 놀러 가고 싶은 곳도 더 많습니다. 살고 싶은 곳도 많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접근하기 좋은 곳이니 많은 사람이 친근하게 느끼는 것 아닐까요? 늘 가고 싶은 곳이 많은 서초구는 그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입니다. 주거든, 상업 시설이든, 교육 환경이든, 자연환경이든 모두 말이지요.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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