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작년에라도 집을 샀어야 했는데…'

'지난번 전세 만기 때 전세를 연장하지 말고 집을 사서 들어갔어야 했는데….'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이런 후회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후회하는 사람에게 정작 “구체적으로 어떤 아파트 몇 동 몇 호를 얼마에 사려고 했나요?”라고 물어보면 정확히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연한 아쉬움이 아닌, 제대로 투자 검토를 하고 구입할 뻔했던 부동산을 놓쳤다면 그 부동산을 잊기는 어렵습니다. 저에게도 구입 직전까지 갔는데 거래하지 못한 부동산이 있고, 지금도 가끔 그 매물이 기억나곤 합니다.

위 사진은 제가 2014년 4월에 구입하려 했던 상암동의 한 주택입니다. 상암 DMC에 방송 관련 회사들이 입주하는데, 저녁 시간에 고기 구워 먹으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상권이 없다는 것에 착안하여 투자를 검토했습니다.

당시 이 주택의 호가는 4.9억 원이었습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숫자입니다. 저는 이 주택을 구입하여 1층과 2층을 상가로 개조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매도인이 몇천만 원씩 슬금슬금 올리는 바람에 기분 나빠져서 계약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투자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계산을 해보니, 상가로 리모델링해서 임대료를 극대화해도 수익률이 2%대에 불과했기 때문에 매수를 포기한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이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보니 2015년 2월(제가 검토한 시점에서 약 1년이 지난 후), 5.56억 원에 거래가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방문도 무수히 했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주택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 잠원동 신반포 8차, 10차의 17평형, 18평형을 구입하려고 했던 적도 있습니다.

당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물건은 3.4억 원으로, 부모님과 함께 매수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만에 가격이 3.7억 원으로 올랐고, 동시에 투자자인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해 매수하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현재 그 아파트의 최고 실거래가는 15억 원입니다.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는 않습니다.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분이든, 실거주 집을 마련하는 분이든 이미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며 스스로 책망하는 경우를 보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 역시 더 나은 내 집을 마련하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좋은 부동산은 지금도 많이 있습니다. 후회 없는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이런 시행착오를 타산지석 삼아 때로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필요도 있습니다.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에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글. 시네케라(민경남)

KN Properties 대표

전직 부동산 펀드매니저

<돈 버는 부동산에는 공식이 있다> 저자

블로그 ‘부동산 전업투자자의 부동산 투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