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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능가하는 입지의 힘, 과천시 이야기

조회수 2018. 9. 2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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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53. 한 마디로 작지만 강한 도시죠.
No.1 부동산 앱 직방이
집 구하는 모든 분에게
유용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부동산, 어떻게 살 것인가?’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그 두 번째 시리즈로,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온 컨설턴트,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인 파워블로거,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김학렬 소장과 함께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를
연재합니다.

논리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부동산 입지를 보는 시야를
넓혀드릴 칼럼과 함께
매주 수요일에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주)
출처: 직방
과천시 아파트 시세는 서울만큼이나 높다.

전국에서 북한산에 이어 두 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이 바로 관악산입니다. 관악산은 보통 서울대 정문 옆길이나 사당역, 그리고 과천 중앙동 정부청사 옆길을 통해 많이 오르는데요.


이 중 관악산 등반 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사당역을 통해 올라가서 과천 중앙동 정부청사 옆길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당역을 통해 올라가며 보이는 아름다운 관악산의 능선 때문일 것입니다.


그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래미안 에코팰리스’를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자체도 볼만하지만, 특히 단지를 가로지르는 천연 계곡물은 한 마디로 끝내줍니다.


인공이 아닌 천연 자연 계곡이기에 전경도 예쁘고 물 흐르는 소리도 참으로 시원한데요. 아파트 내에 계곡물이 있으면 시끄럽지 않을까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이 계곡물은 오히려 단지의 자랑거리입니다. 자연 하천이 아파트 단지 사이로 흐른다는 것이 상상되시나요? 관악산 등반 시 한 번 들러서 이색적인 모습을 보시길 권합니다.

출처: 직방
직방 현장투어를 통해 본 래미안 에코팰리스 내 계곡의 모습. 직방에서는 전국 100세대 이상 아파트 내부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이색적인 환경의 에코팰리스는 과천 주공 11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로써, 현재 과천의 부동산 현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과천시의 입지와 과천시에서 주목해야 할 아파트 단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작지만 강한 도시, 과천시

과천은 관악산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 영향이 매우 큰 도시입니다. 관악산 자락에 정부청사가 있고, 그 정부청사를 업무·상업·주거시설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항공지도로 보면 정부청사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꽉 차게 들어서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공장처럼 생활환경에 해로운 시설이나 유흥시설이 거의 없어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평가하면 오히려 서울 강남보다도 우수하고 고급스러운 환경입니다.


과천은 생활 환경뿐만 아니라 풍수지리로도 으뜸인 도시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배산임수를 명당의 기본 요건으로 꼽았습니다. 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앞마당에 좋은 물까지 흐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입지로 본 것이죠.


과천은 뒤로는 관악산이 에워싸고 앞마당에는 양재천이 흐르는 완벽한 배산임수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도시 자체가 작긴 하지만 대부분이 명당인 입지입니다.


게다가 과천에 흐르는 양재천은 풍수적으로도 명당수로 꼽힙니다. 한강의 경우 폭도 넓고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지만, 집중호우가 내리면 종종 범람하여 그 인근 지역에 종종 홍수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잠수교는 말 그대로 잠수해버리고 한강공원도 물속에 잠겨 버리죠.


하지만 청계천 인근은 홍수가 거의 없습니다. 그 해답은 바로 물의 흐름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한강은 동에서 서로 흐르지만, 청계천은 서에서 동으로 흐르기 때문에 범람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천의 양재천 역시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서에서 동으로 물이 흐르기 때문에 홍수의 피해가 없는 명당수입니다.


이러한 자연환경들의 조합을 통해 과천이 명당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고, 이 명당에서 발생하는 좋은 기운들이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좋은 기운 덕분에 작은 지역임에도 과감하게 정부청사의 입지로 선택된 것입니다. 덕분에 거의 30년 동안 과천에서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들이 기획 및 추진되었고, 도시 전체가 넉넉한 분위기를 풍기게 되었죠.

출처: 직방
과천 정부 청사의 모습

과천 입지의 우수성은 조사에서도 입증되었습니다. 경기개발원에서 ‘경기도 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여러 가지 기준으로 평가하여 순위를 발표했는데, 과천시가 종합 1위 지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총 5개 분야로 나누어서 입지를 평가했는데요. 도시 건강·환경과 도시 편리성 분야에서 1위를 하였고, 도시 안전 분야에서는 3위에 올라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과천의 중심 중앙동, 과천의 대표 주거지 별양동, 그리고 과천의 입구 부림동 모두 명품 주거지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과천을 작지만 강한 도시라 일컫는 이유입니다.

과천의 과거와 현재

작지만 강한 도시, 과천의 인구는 6만 명도 되지 않습니다. 인근의 안양시가 60만 명인 것과 비교해 보면 아주 작은 규모죠. 그나마 1982년 정부청사 이전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작은 규모였을 겁니다. 현재 과천이 이 정도의 위상을 가진 이유로 정부청사의 이전이 가장 결정적이었다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겁니다.


정부청사가 생기자 과천에 상업 시설이 들어서고 주공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합니다. 대부분 1982년~1984년에 있었던 일이고요. 또 1984년에는 창경원에 있었던 서울동물원이 서울대공원으로 신설·확장되어 들어오게 되고, 1986년에는 군에서 시로 승격을 하게 됩니다.

출처: 직방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모습

같은 해 덕수궁에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으로 이전·확장 개관을 하고, 1988년에는 수도권 3대 테마파크 중 한 곳인 서울랜드가, 1989년에는 뚝섬유원지에 있던 경마공원이 과천으로 옮겨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인 2008년도에는 국립과천과학관이 개관해, 인구 1,000만 명의 서울에도 없는 손님 유입력이 매우 우수한 고급시설이 고작 인구 6만 명에 불과한 과천에 속속 자리를 잡았습니다.

강남과 과천이 닮은 이유

과천에는 평균적으로 상위 소득자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청사가 있어 과천에 사시는 분들 중에는 고위공무원이 많고, 단순 제조업보다 상대적 고소득 직종인 소비업과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게다가 주거지로서의 환경이 매우 우수하여 과천을 주거지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그렇기에 월급쟁이라 해도 고액연봉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고요. 이런 알짜배기 인구 6만 명이 사니 과천시가 부자 동네임이 분명한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과천은 강남과 묘하게 닮았습니다. 특히 부동산 가치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서울 강남구와 함께 최초로 평당 1,000만 원이 넘은 지역이기도 했고, 이미 2006년부터 평당 3,000만 원을 넘는 지역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과천시 아파트 직방시세(평당가)

그렇게 과천은 늘 강남의 후발주자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남이 상승하면 과천도 상승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과천도 바로 그 뒤를 따랐습니다. 물론 강남 집값의 행보는 대한민국 전역에 영향을 주지만 과천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재건축 이야기만 나오면 늘 같이 언급되는 것도 닮았습니다. 현재 강남구엔 개포동에 이어 대치동, 압구정동이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과천도 대부분 단지가 재건축 분양을 했거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처: 직방
래미안슈르 거주민이 직방에 등록한 리뷰 중 일부

이미 개발되어 입주한 주공 3단지(래미안 슈르), 주공 7-2단지(래미안 과천 센트럴 스위트), 주공 11단지(래미안 에코팰리스)를 빼면 모두 재건축 후보지입니다. 강남의 개포동 재건축과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남은 단지가 재건축, 입주할 즈음이면 과천은 서울 강남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천에서 주목할 단지는?

보통 고급 주택이 모여서 지어지면 비슷한 시세가 형성됩니다. 이러한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아파트들입니다. 1970년대 후반에 대부분 중대형으로만 지어지다 보니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터를 잡게 된 것인데요.


과천도 이러한 특성이 잘 나타나는 도시입니다. 1980년대에 같은 수준의 주택이 거의 동시에 지어지면서 수준이 비슷한 입주민들이 터를 잡고 살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과천의 주거시설이 특히나 값이 비싼 것입니다.


현재 과천의 아파트들은 모두 재건축이 가능한 연수를 넘긴 상태입니다. 이미 과천의 3개 단지는 성공적으로 재건축 입주를 마쳤습니다. 3개 단지 모두 래미안으로, 서두에 소개해 드린 에코팰리스가 그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도 시공사가 확정되었다는 몇몇 단지의 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과천 주공 아파트들의 평당가. 과천 주공 아파트 단지의 시세는 서울과 비교해도 높은 축에 속한다.

이렇게 지속해서 재건축될 것이기 때문에 과천의 주공아파트들이 일반 아파트보다 더 비싼 것입니다. 과천은 아직도 무려 10개 단지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습니다. 각 단지가 어떻게 재건축이 될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난 공부가 될 겁니다. 따라서 특히 재건축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앞으로 과천을 주목하시면 되겠습니다.

정부청사 이전 이후의 과천

향후 과천의 가장 큰 화젯거리는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후 과천의 향방입니다. 한때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면 과천은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과천은 활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천지식정보타운 개발까지 추진되면서 서울 강남권의 대체 주거지로서 가장 주목받는 입지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현재 과천을 전망하는 판세입니다.


하지만 단기 투자 목적으로 과천에 접근하시면 안됩니다. 입지가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서울보다 낮은 가격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많은 분이 과천시가 경기도인데 서울보다 너무 비싸다는 사실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천이 오히려 서울보다 더 입지 조건이 좋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입니다.


정부청사 입지는 대한민국 최고의 업무시설 입지입니다. 만약 정부 기관이 과천에 입주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민간 기업, 특히 대한민국 대표 대기업이 내버려 두지 않을 입지라는 뜻입니다.


그럼 혹시 국가가 정부청사 입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날이 올까요? 글쎄요, 저는 그럴 일은 없을 거라 봅니다. 관악산 연주대는 조선 개국 직후 조선을 섬기지 않으려는 고려의 충신들이 멀리 개성을 바라보면서 고려 왕조를 그리워했던 곳입니다. 정부청사시설은 그 아래에 자리 잡고 있지요. 그렇다면 이곳은 입지적인 장점뿐 아니라 역사적인 의미에서도 정부 기관으로 가장 적합한 입지가 아닐까요?


과천은 현재 재건축 단지들이 한참 공사 중입니다. 그 주변 상업 시설들도 리뉴얼 중이고요. 정부청사 이주로 많은 분이 이곳을 떠나기도 했지만, 새로운 정부 기관이 다시 기존 정부청사 입지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인구수가 적어도, 면적은 작아도, 고층빌딩이 없어도, 오히려 이 악조건을 장점으로 승화해버린 과천. 어찌 보면 과천을 통해 인생의 진리 한 가지를 배우는 것 같습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http://blog.naver.com/ppa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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