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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는 어떻게 대한민국 최고 입지가 되었나?

조회수 2018. 9. 19. 0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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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52. 그냥 강남이 무조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구요.
No.1 부동산 앱 직방이
집 구하는 모든 분에게
유용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부동산, 어떻게 살 것인가?’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그 두 번째 시리즈로,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온 컨설턴트,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인 파워블로거,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김학렬 소장과 함께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를
연재합니다.

논리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부동산 입지를 보는 시야를
넓혀드릴 칼럼과 함께
매주 수요일에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주)

오늘 칼럼의 주인공은 어느 지역일까요? 세 개의 힌트를 드릴 테니 맞춰보세요.


Hint 1. 서울 55, 서울 52

Hint 2. 제3한강교

Hint 3. 영동


너무 쉽나요? 네. 오늘 말씀드릴 지역은 바로 대한민국 부동산의 상징, ‘강남구’ 입니다. 각 힌트의 의미를 말씀드리면서 오늘 칼럼 시작하겠습니다.


서울 55, 서울 52는 강남구에서 등록된 자동차 번호판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자동차 번호판 체계가 바뀌었지만, 이전에는 지역명과 함께 두 자리 번호로 그 차량의 등록 지역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제3한강교는 한남대교의 과거 명칭입니다. 용산과 강남을 연결하는 다리죠. 왕복 12차로의 대형 교량이자, 강남 개발 시대를 열어준 상징 같은 다리입니다. 영동은 1980년대까지 강남을 부르던 지명이었습니다.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죠.

출처: 직방
제3한강교(한남대교) 공사 현장 모습

강남은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영등포의 동쪽에 불과했습니다.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은 아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명실상부 대한민국 부동산의 바로미터이자 핵심이 되었습니다. 강남은 어떻게 지금의 위상을 지니게 되었을까요? 지금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강남구의 가치를 설명해주는
'신사동'

용산에서 강남 방향으로 한남대교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곳이 바로 신사동입니다. 혹시 신사동 하면 가장 먼저 뭐가 생각나시나요? 리버사이드호텔이라 하신 분이라면 연배가 좀 있으실 거고, 가로수길이라 하셨다면 트렌드에 민감한 2~30대 젊은 분이실 겁니다. 제 추측이 맞나요?


신사동 가로수길은 인기 상권으로 유명합니다. TV 프로그램 촬영도 많고 연예인들도 자주 마주칠 수 있고요. 심지어 서울대입구역 주변 상권을 가로수길의 이름을 따서 ‘샤로수길’로 부를 정도니까요. 그만큼 카페와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는 곳입니다.

출처: 직방
신사동 가로수길의 모습

지금도 상업시설이 많은 이곳은 과거에도 ‘사평원’이라는 유명한 주막이 있었습니다. ‘이괄의 난’ 당시 이 지역으로 피난을 온 인조가 사평원에서 식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렇게 묘하게 닮은 과거와 현재를 보면 참 재미있고 오묘합니다.


이처럼 강남구의 입구부터 주거 시설보다 지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업시설로 시작한다는 것은, 강남구의 부동산 가치가 다른 지역과는 다름을 보여줍니다.

강남구의 강남,
'압구정동'

압구정동은 ‘강남구의 강남’입니다. 태생부터 가장 강남스타일인 곳이죠. 풍수지리 관점에서 보면 하회마을을 한반도 최고의 주거입지 중 한 곳으로 꼽을 수 있는데, 압구정동 주변으로 강물이 휘돌아나가는 모습이 하회마을과 똑 닮아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명당수인 청계천이 한강에서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죠.


이런 명당자리를 일찍이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조선시대 불세출의 귀족이었던 한명회입니다. 압구정이란 지명도 한명회가 지은 정자 이름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지는데요.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들고 조선전기 시대를 좌지우지했던 훈구파의 핵심으로, 조선 지배세력 형성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이를 통해 보면 압구정은 과거에도, 또 현재에도 이른바 한 나라의 중심세력이 선점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죠? 역사는 계속 되풀이됩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말이죠! 

압구정동의 대표 아파트로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많이 떠올리실 겁니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지어진 현대 아파트에는 일반적으로 상류층이라 일컫는 고위공무원, 기업인, 법조인, 의사, 유명 연예인이 많이 살고 있는데요. 그만큼 압구정 현대 아파트는 강남 부동산을 대표하는 단지입니다.

출처: 직방
약 40년 차가 되었지만, 여전히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는 당시 민간주도로 이루어진 최초의 대규모 사업이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지어진 반포, 잠실, 개포 주공의 경우에는 주로 중소형 평형으로 지어졌는데요. 이는 일시에 늘어난 서울, 특히 강남권의 수요를 맞추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압구정 현대는 고급 시설을 공급하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그래서 주로 중대형 평형으로 지어졌습니다. 이런 중대형 고급 주거시설이 총 6,000세대 넘게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상류층들의 주거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런 압구정 현대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양, 우성, 삼익 등의 시공사에서도 인근에 양질의 민간아파트를 공급하게 되었고, 덕분에 압구정동이 대한민국 최고의 주거지가 된 것입니다. 지금은 그 명성을 도곡동이나 반포동에 조금은 나누어 주긴 했지만요.

출처: 직방
인근 한양 아파트 역시 매매가가 수십억 원대에 달한다.

압구정동은 주거지역만 유명한 것이 아닙니다.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로데오거리로 대표되는 상업지역 역시 대한민국 최고 수준입니다. 압구정동은 향후 강남 주거 개발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압구정동의 미래는 언제든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국내 최고의 업무지구,
'삼성동'

삼성동 하면 왠지 삼성그룹이 떠오르지만, 실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그 지명은 옛날 3개의 자연부락을 합쳐 부른 데서 유래했기 때문이죠.


삼성동은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업무지구입니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쟁쟁한 시설들이 많습니다. 우선 국제회의가 많은 코엑스와 무역센터 아셈타워가 있고요. 인터콘티넨탈 호텔과 오크우드 등의 명품 레지던스들과 현대백화점이 있습니다. 곧 대한민국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 될 한국전력 부지와 강남구청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위상을 넘어선 아이파크 삼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세가 높은 아파트 중 하나로, 정·재계 유명 인사와 연예인들이 살고 있죠. 맞은편에는 비평준화 시절 최고 명문 고등학교였던 경기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삼성동 인기 아파트 순위. 직방 이용자들이 많이 조회한 단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절인 봉은사도 있고요. 세계문화유산 왕릉인 선정릉이 있습니다. 이미 지금도 최고의 업무지구이지만, 앞으로 한국전력 부지 개발이 완성되면 몇 단계는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사교육 일번지,
'대치동'

대치동을 대표하는 두 가지 부동산 아이템은 바로 대치동 학원가와 은마아파트입니다. JTBC에서 방영한 김희애 주연의 ‘아내의 자격’이라는 드라마를 아시나요?


대치동은 그 드라마의 배경이 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드라마에서 그린 것처럼 대치동의 교육열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물론 목동과 중계동에도 유명한 학원가가 있지만, 이곳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대치동을 대표하는 아파트로는 은마아파트가 있습니다. 은마아파트는 부동산 관련 뉴스에서 아파트 시세의 추이를 살펴볼 때마다 언급되는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아파트 재건축 사업 중 가장 핵심인 은마아파트는, 단일 규모 4,400세대가 넘는 매머드급 단지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입니다. 그 외에도 재건축을 준비 중인 선경, 미도, 우성아파트도 대치동에 있습니다.

출처: 직방
직방 VR홈투어로 본 은마아파트 101㎡ 내부 모습

대치동에는 2000년대 이후에 들어선 래미안, 아이파크, 더샵 등 브랜드 아파트도 몰려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인데요. 이렇게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는 이유는 그만큼 대치동이 주거지로 좋은 입지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동쪽의 탄천과 남쪽의 양재천에서 물을 구하기 쉬웠고,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농사짓기에도 안성맞춤이었기에 자연 부락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대치동은 땅의 기운이 매우 좋은 동네입니다. 강남 대부분이 좋은 입지이긴 하지만 주거환경만 놓고 평가하자면, 대치동이 최고의 입지 중 하나입니다.

강남이 최고의 위상을 얻기까지

모든 상품에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브랜드의 가치가 상품의 가치로 인식되곤 하지요. 부동산을 상품으로 보자면 그 가치는 부동산이 속한 동의 가치로 판단이 될 터이고, 강남구는 위에서 짚어드린 것처럼 동 하나하나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표 지역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도 동 이름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을 정도니까요.

출처: 직방
직방에서 본 강남구 인근 직방시세(평당가). 강남구 아파트 평당가는 약 5천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강남이 지금의 위상에 오르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1960년대까지 사람들은 서울 강북에 집중되어 있었고, 강남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으니까요. 1970년대의 박정희 정부가 강북 과밀을 해소하고자 강남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 강남의 탄생 배경이 됩니다. 그러나 강남 개발 초기만 해도 강북에 살던 사람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던 강북을 떠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정부는 여러 가지 유인책을 활용합니다. 먼저 강북의 경기고, 중동고, 휘문고, 서울고 등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강제 이전했습니다. 강남을 개발하는 동안 강북에는 신규 업무, 상업, 주거시설 개발을 법으로 막기도 했고요. 심지어는 강남의 유흥업소에 세금 면제 혜택을 주는 기발한 정책까지 사용했습니다. 그야말로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한 덕분에 오늘날의 강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흔들리지 말고
정부의 정책을 보라

이처럼 정부든 기업이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정책을 펼친다면 반드시 일관적인 노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강남 개발의 성공 사례를 통해 무엇이든 꾸준히 한 방향으로 추진하다 보면 결국에는 변화가 온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정권마다 방향이 달라지는 정책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1960년대의 강남은 농사짓는 사람 외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땅이었습니다. 1970년대 들어 강남 개발을 시작했지만, 정부의 강압적인 추진으로 부자들도 반발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신사, 압구정, 대치, 역삼동을 제외하고는 아직 개발 중인 땅이 대부분이었고, 1990년대에는 몇몇 유명 아파트 단지와 상업 시설만 관심을 받았습니다. 더구나 IMF와 금융위기도 겪었습니다. 그 대폭락 시기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출처: 직방
‘강남 불패’ 신화는 계속될까?

2000년대에 들어서며 강남이 황금기를 맞이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입지로 인정받게 됐지만, 당시만 해도 강남에 평당 1,000만 원이 안 되는 아파트가 수두룩했습니다. 지금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니 과거로 돌아가면 당연히 기회를 잡으리라 생각하겠지만, 그 당시 강남에 투자하기는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정부 정책을 따라 강남에 투자하신 분들이 결국 오늘날의 부를 얻었다는 것이죠.


우리는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습니다. ‘강남 불패’는 결코 그냥 생긴 말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여러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곳이고요. 철저한 가치 분석을 통해 접근한다면 강남만큼 미래가치가 확실한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겠지요.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http://blog.naver.com/ppa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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