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가끔 부동산 투자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도 세상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수고 없이는 결실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저는 부동산 투자는 속된 말로 ‘노가다’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쓰며 손품과 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투자할 매물을 선정하는데도 점검해봐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닙니다.

초등학교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안전한지, 지하철역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가는 길은 어떤지, 출퇴근 시간에 인근 도로 상황은 어떤지, 실내에서 보이는 뷰는 어떤지, 수납공간은 많은지, 주 출입구로부터 동선은 어떤지, 땅이 평평한지, 층간 소음이 있는지, 편의시설은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유해시설은 없는지, 주차장 공간은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 주차장 폭은 얼마나 넓은지, 누수나 결로 또는 곰팡이는 없는지, 수압은 강한지, 승강기 대기 시간은 어떤지 등 당장 생각나는 대로만 나열을 해봐도 점검사항이 많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을 본인이 직접 손품과 발품을 팔아가며 확인해야만 합니다. 아침에도 가보고, 저녁에도 가보고, 주말에도 가보고, 주중에도 가보고, 해당 부동산의 실사용자와 인터뷰도 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수고를 줄여주는 온라인 서비스들이 있어 사전 조사 과정에서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부동산 현장 방문은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나 다른 부동산 전문가에게 시장 조사 및 개별 물건의 분석을 의뢰하고 몇백만 원을 준다고 하더라도 아마 아무도 안 해줄 것입니다. 투입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제가 종사하던 부동산 자산 운용 업계에서는 대형 오피스를 매입할 때, 시장 보고서와 물리 실사 보고서를 받기 위해 각각 수천만 원을 지급하는 의뢰를 별도로 합니다.

혹자는 이 모든 것들을 공인중개사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또한 정답은 아닙니다.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를 중개해 주는 사람입니다. 매수자와 매도자를 찾고, 임대인과 임차인을 찾아 부동산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주변 시세 등 가격의 적정성이나 전망 등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공인중개사에게 층간 소음이 있는지를 물어보면 객관적인 답변을 듣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그들도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을 테니까요. 대낮에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는 게 오히려 정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의 3요소는 분석력, 자본력 그리고 실행력입니다. 여의도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며 분석력과 자본력을 갖춘 사람을 너무나 많이 봤습니다. 깜짝깜짝 놀랄 만한 인사이트를 가진 분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과중한 업무 등으로 실행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 투자에 있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변에 부동산 전문가가 있다 해도 그들에게 ‘일산 어때요?’, ‘고덕 어때요?’라고 묻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일산과 고덕동의 면적은 굉장히 넓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전문가라도 xx동 xx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xx동 xx호에 누수나 곰팡이가 있는지, 확장 공사를 했는지,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지, 화장실을 드레스룸으로 바꾸지는 않았는지 등의 디테일은 알 수 없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정답은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려면 직접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글. 시네케라(민경남)

KN Properties 대표

전직 부동산 펀드매니저

<돈 버는 부동산에는 공식이 있다> 저자

블로그 ‘부동산 전업투자자의 부동산 투자 이야기’

http://m.blog.naver.com/skmkn81